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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6일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의 제3차 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윤석열 대통령에게 받은 쪽지에 대해 “계엄을 무시하기로 했으니 덮어놓자고, 무시하자고 하고 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쪽지에 적힌 국가비상입법기구 예산 확보에 대해선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 권한대행 답변이 비상식적이라고 비판했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위 3차 청문회에 출석해 민주당 의원들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쪽지를 받은 상황을 따져묻자 이같이 답했다.

그는 “국무회의가 끝나고 대통령이 ‘기재부 장관’ 하고 불렀고, 대통령 옆에 있던 실무자가 저한테 참고 자료라고 종이를 줬다”고 말했다. 종이는 A4 용지 가로로 세 번 접혀 있었다고 했다. 그는 “비상계엄은 상상할 수 없는 초현실적 상황이었다”며 “지시가 아닌 계엄 관련 참고자료라 생각해 바로 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용을 보지 않고 기재부 차관보에게 가지고 있으라고 줬다”고 말했다. 최 권한대행은 다음날 오전 1시50분쯤 차관보가 이 문서 이야기를 꺼냈을 때 윗 부분만 보고 계엄 관련 문건으로 인지한 뒤 “이건 무시하기로 했으니까 덮어놓자, 무시하자고 하고 내용을 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야당 의원들은 쪽지를 살펴보지 않았다는 주장이 상식 밖이라고 지적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45년 만에 한 비상계엄인데 대통령이 준 지시문서를 부총리가 안 봤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며 “안 봤다면 솔직히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같은당 민홍철 의원은 “중차대한 계엄이 선포됐음에도 문건 확인을 안 했다는 자체를 이해를 못 하겠다”고 말했다.

이 쪽지에는 ‘예비비 확보’, ‘국회 보조금 차단’, ‘국가비상입법기구 관련 예산 편성’ 등 3가지 지시사항이 적혀 있었다. 이 때문에 12·3 비상계엄이 국회를 해산하려는 의도였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증거로 꼽힌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이 국회를 해산하고, 본인 입맛에 맞는 법안을 찍어내는 새로운 입법기구를 만들려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권한대행은 국회 보조금 차단에 대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비상입법기구에 대해 “정말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헌재 탄핵심판에 출석해 “(쪽지를) 준 적도 없고, 나중에 기사에서 봤다”고 부인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측 변호인은 “메모(쪽지) 작성자는 김 장관”이라며 “국회 대체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최 권한대행이 임명을 보류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도 쟁점이 됐다. 민주당은 “헌재의 임명 보류 위헌 결정이 나면 임명해야 한다”(추미애 의원)고 압박하고 국민의힘은 “권한대행의 권한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장동혁 의원)고 반대했다. 최 권한대행은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면서도 “헌재가 여야 합의를 확인해주는 기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헌재가 위헌이라고 해도 여야 합의 전엔 임명하지 않을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최근 정부가 단행한 경찰 치안정감 인사를 둘러싼 논란을 언급하며 “헌법재판관 임명 안 하면서 이런 인사만 다 하느냐”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비상계엄 선포 직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일부 계엄에 찬성한 국무위원이 있다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발언에 대해 “저는 단 한 명도 들어본 적이 없다”며 “전부 다 반대하고 걱정하고 대통령께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계엄이 정당하다는 김 전 장관 주장에 대해서도 “워낙 절차적 흠결이 많기 때문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 총리는 “그 자리에 있던 국무위원 누구도 정식 국무회의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데 생각이 같다”고 말했다. 최 권한대행도 “국무회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 총리에 동조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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