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 재판이 열리는 6일 대통령 지지자들이 오전부터 헌법재판소 인근으로 모여 탄핵 반대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정봉비 기자
“헌법재판소는 국민이 선출한 권력이 아니라 임명 권력입니다. 대통령이야말로 국민 여러분이 뽑은 진짜 선출 권력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재판 6차 변론기일이 열리는 6일,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오전부터 헌법재판소 주변에 모여 헌재의 권한에 대한 부정과 비난을 이어갔다. 최근 극단적인 성향을 보이는 유튜버들과 여당의 나서고 있는 ‘헌재 흔들기’가 지지자들을 격앙시킨 모습이었다.
윤 대통령의 탄핵 재판이 시작된 이 날 10시께 헌재에서 약 260m 정도 떨어진 서울지하철 3호선 안국역 5번 출구 주변으로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헌재와 재판관들에 대한 공격이 집회에서도 그대로 반복되는 모양새였다. 유튜버 이영풍씨는 무대에 올라 “헌재는 국민 선출 권력이 아니라 임명 권력이다.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이 뽑은 진짜 선출 권력”이라며 “문형배, 이미선 등 우리법 연구회 출신 헌법재판관들이 빨리 탄핵을 진행하려 한다. 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본인을 30대 청년이라고 밝힌 한 남성은 연단에 올라 “마은혁을 졸속으로 데려오려 하는 이유는 헌법재판관 내 탄핵 세력들이 탄핵 정족수인 6명을 맞추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탄핵 재판이 열리는 6일 헌법재판소 민원실에 쓰다 만 탄원서가 놓여있다. 정봉비 기자
이날 주최 쪽은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고 정치 헌법재판관을 파면하라는 의견을 표출하자”며 집회 참여자들에게 윤 대통령 심리가 벌어지고 있는 헌재의 민원실로 가서 탄원서를 제출하자고 거듭 독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헌재 민원실 관계자는 “(그런 민원을) 접수하러 온 사람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헌법에 관한 사건을 다루는 최고 법원인 헌재를 위협하는 분위기가 거세지며, 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겪은 경찰도 긴장하는 분위기였다. 안국역에서 헌재로 진입하는 인도는 경찰이 투명 간이 벽을 설치하고 진입하려는 행인에게 “어디로 가시냐”고 물으며 출입을 제한했다. 헌재 앞 도로 양방향엔 경찰 버스가 일렬로 늘어섰고, 낙원 상가에서 헌재로 진입하는 사거리는 3∼4m가량의 차벽으로 막혀 차량의 진입이 불가했다. 이날 현장엔 오후 2시 기준 기동대 46개 부대 약 2700여명의 경력이 배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