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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편입 선발 중도탈락자 대비 평균 3.5%
일반편입 없고 4년제 졸업 요건 학사편입만
지난해 제출된 '서울대 교육개혁 TF 보고서'
과잉 입시경쟁 완화책 "편입 확대해야" 제언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정문. 한국일보 자료사진


'의과대학 진학 선호' 열풍에 대입을 다시 치르는 반(半)수 등으로 서울대를 떠나는 재학생이 해마다 늘지만 이 중 편입학으로 채워지는 인원은 4%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편입(전문대 졸업 또는 대학 2학년 수료자 대상) 제도는 아예 운영하지 않고 있는 데다 학사편입(4년제 대학 졸업자 대상)마저 모집 인원의 평균 26%만 선발하고 있어서다. 과잉 입시경쟁을 완화할 대안으로 자유롭게 대학 간, 학과 간 이동할 수 있는 편입 확대를 제시한 서울대 내부 싱크탱크의 연구결과를 학교 측이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편입 모집 적게, 선발은 더 적게



5일 한국일보가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서울대 편입학 현황에 따르면 서울대 학사편입 규모는 모집인원 대비 평균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학사편입 모집정원은 매년 50명 안팎인데, 이 기간 평균 26%(12.8명)만 선발했다. 반면 중도탈락자(자퇴·미등록·미복학 등으로 소속 학교를 떠난 학생)는 2019년 273명, 2020년 317명에서 2021년 405명, 2022년 412명, 2023년 436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이른바 '의대 광풍'으로 다니던 이공계 학과 등을 이탈하는 학생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장 최근인 2023년 중도탈락자는 436명이었지만 같은 해 10월 실시한 2024학년도 편입학 모집정원은 49명에 불과했고, 실제 합격한 건 16명뿐이었다. 결과적으로 최근 5년간 중도탈락자 대비 학사편입을 통한 선발 규모는 평균 3.5%에 그쳤다. 정원 내 결원을 충원하는 일반편입 제도는 아예 운영하지 않으면서 일반편입에 비해 진입 장벽이 높고 정원 외 모집인 학사편입 진입로마저 좁혀놓은 셈이다.

서울대학교 중도탈락자 및 학사편입학 현황. 신동준 기자


반면 연세대, 고려대 등 서울 주요 대학은 일반편입과 학사편입 제도를 함께 운영하며, 편입학 모집정원의 거의 대부분을 선발한다. 대학정보공시에 따르면, 연세대는 2024학년도 일반편입 369명·학사편입 68명을 모집했고, 선발돼 등록한 인원은 일반편입 360명·학사편입 58명이다. 고려대 역시 일반편입 194명·학사편입 69명을 모집했고 일반편입 189명·학사편입 36명이 등록했다.

서울대 싱크탱크 "미국 수준으로 편입 확대"



편입 제도 운영에 소극적인 학교 측과 달리 정작 서울대 교수들은 한국의 지나친 입시 경쟁 해소를 위해 '편입이 대폭 확대돼야 한다'는 취지의 제언을 하고 있다. 서울대 교수진이 참여한 서울대 교육개혁TF가 지난해 5월 학내 싱크탱크 국가미래전략원에 제출한 '한국 교육 문제점 및 개선 방안' 연구보고서는 대학 입시에서 재수·N수생이 양산되는 문제의 해법으로 "대학의 편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학에 들어간 뒤에도 대학과 학과를 바꿀 수 있는 유연성을 보장해 대학수학능력시험 등 대입에 쏠린 과잉 경쟁을 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대학생 30%가 편입을 경험하는 미국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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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전공 이동 개방성 높여야 입시경쟁 완화" 서울대 교수들의 제안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62415370001950)
오세정 전 서울대 총장과 서울대 교수 6명이 참여한 서울대 교육개혁 TF가 지난해 5월 학내 싱크탱크 국가미래전략원에 제출한 '한국 교육 문제점 및 개선 방안' 연구보고서 내용 중 일부. '재수·N수로 인한 사회적 낭비를 막기 위해 대학 편입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담겨 있다. '한국 교육 문제점 및 개선 방안' 보고서 125페이지 캡처


서울대는 일반편입을 운영하지 않는 이유로 "대학 간, 학과 간 균형 발전과 다양한 학문 분야 성장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를 들었다. 학사편입 인원을 적게 선발하는 것에 대해선 "기본적 학문탐구를 위한 기본 역량이 미달된 경우 또는 수학에 지장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는 각 모집단위에서 선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물론 대학에 학생 선발 자율성이 있지만 중도탈락자의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인재들의 빈자리를 채우는 건 서울대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열풍으로 의대가 먼저 채워진 뒤 서울대 이공계가 채워지는 상황이 이미 현실화했다"며 "중도탈락자 때문에 인재도 줄고 있는데, 이를 채우지 않으면 장기적으로는 서울대 위상도 위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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