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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희빈 무녀 '오례', 인현왕후 저주굿 했다가 처형당해
명성황후 무녀 '진령군' 국정농단, 탄핵당한 뒤 사지 찢겨
여의도 무녀 A씨, 5개월 전 계엄 예언 화제…"무속인 제역할에 충실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재현 선임기자 = 숙종의 비 인현왕후 민씨가 통풍과 종기로 극심한 고통을 겪다 세상을 뜨자 세자의 생모인 희빈 장씨의 저주굿이 통했다는 풍문이 돌았다. 후궁인 숙빈 최씨가 이를 숙종에게 고했고, 굿을 한 무녀 '오례'가 궁으로 끌려와 가혹한 문초를 당했다. 오례는 며칠을 버티다 돌을 쌓아 무릎을 으깨는 압슬형을 견디지 못하고 최숙빈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자백했다.

장희빈의 거처인 취선당 쪽에 신당(神堂)을 차려 저주굿을 하고 중전의 거처 밑에 참새 뼈 등 흉물을 몰래 묻었다고 했다. 스스로를 왕신(王神)의 첩, 사살군(四殺君)으로 칭한 오례가 굿판에서 춤추고 화살을 쏘면서 "내가 중전을 죽일 것"이라고 외쳤다는 진술도 나왔다. 오례는 지금의 서울시청 자리인 병기창으로 끌려가 목이 달아났고, 장희빈은 자결하라는 남편의 명을 받았다.

장희빈 역으로 출연한 역대 배우들
(서울=연합뉴스) 역대 장희빈 9명 2013.3.13 <스프링 제공>
<저작권자 ⓒ 2013 연 합 뉴 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종 재위 때는 명성황후 민씨(민자영)의 무녀인 '창렬'이 역사의 물줄기를 바꿨다. 임오군란을 피해 충북 장호원에 숨은 중전 민씨에게 "8월에 환궁할 것"이라고 점을 쳐 맞힌 게 창렬의 신분을 바꿔놓았다. 창렬은 중전으로부터 진짜 영험하다는 의미인 '진령'(眞靈)이란 이름을 하사받고 왕족과 공신에게 주어지는 군(君)에 올랐다.

진령군의 신통력은 오래가지 못했다. 관우의 신딸을 자처한 진령군은 동대문 인근에 북묘를 세워놓고는 곳간을 금은보화로 채우기 바빴다. 중전은 진령군의 점괘를 믿고 아버지 민치록의 묘를 4번이나 옮겼지만 충남 보령의 마지막 명당으로 이장한 이듬해 일본 자객들의 습격을 받고 비극적 최후를 맞았다. 민씨가 시해당하자 진령군은 종두법을 도입한 지석영에 의해 탄핵당해 쫓겨났다. 수레에 사지를 묶어 찢어 죽이는 거열형을 당했다는 야사도 전해진다.

비상계엄 국정조사 출석한 '비단 아씨'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자주 찾은 것으로 알려진 무속인 '비단 아씨' 이선진 씨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202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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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단 아씨'로 알려진 무당 이선진 씨가 12·3 비상계엄 관련 국회 국정조사에 출석해 계엄 기획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관해 증언했다. 이씨는 군산시 소재 자신의 점집에 노씨가 20여차례 찾아와 김용현 전 국방장관과 계엄 관련 군 관계자들의 사주와 점을 봐줬다고 전했다. 김씨는 노씨에게 "김용현이 나중에 장관이 될 것"이라고 말해줬는데, 결과적으로 맞힌 셈이 됐다.

여의도에서 신점을 보는 무녀 A씨도 비단 아씨만큼 정치권의 관심을 받고 있다. 5개월 전 자신의 신당을 찾아온 한 몰카 유튜버에게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 "여기(국회 앞)에서 전쟁 장면이 펼쳐지는 게 모니터에 보인다"고 말하는 영상이 뒤늦게 주목받으면서다. A씨는 천기를 누설한 것에 대해 "죽을 각오를 하고 말한 것이다. 그것이 내게 주어진 몫"이라며 무속인의 역할을 다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 인공지능(AI)이 빠르게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지만, 점집은 갈수록 느는 추세라고 한다. 젊고 매력적인 청년 무당들이 출연해 짝을 찾는 지상파 프로그램이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다는 뉴스도 나온다. 민초와 가장 가까우면서도 멸시의 대상이기도 했던 무당이 어느덧 어엿한 직업인으로서 인정받는 존재가 된 것이다. 이젠 무속인들 스스로 남다른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질 때가 됐다. 당연한 얘기이지만, 옛날 오례와 진령군처럼 본분을 망각해선 안 될 것이다. 아무리 용한 점쟁이라도 재물을 탐하거나 인륜을 어기면 망신살이 뻗치기 마련이다.

서울 미아리 점집거리
서울시 성북구 동선동4가 일대에 모여 있는 점집거리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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