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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3계급 초고속 승진 박현수 경찰국장
국회 봉쇄 후 경비국장·영등포서장과 통화
야 3당 "대행의 대행 임명이 맞느냐" 쓴소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장관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을 거부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박현수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치안감)을 치안정감 승진자로 내정하는 경찰 고위직 인사를 단행한 것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옥중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박 국장은 윤석열 정부에서만 세 차례 승진한 데다, '12·3 불법계엄' 직후 조지호 경찰청장과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에게 수 차례 전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은 5일 새 치안정감 승진자로 박 국장(54)이 내정됐다고 발표했다. 치안정감은 경찰 총수인 경찰청장(치안총감) 바로 아래 계급이다. 임기가 보장된 국가수사본부장을 제외하면 경찰청 차장, 서울·부산·경기남부·인천경찰청장, 경찰대학장 등 6개 자리가 이 계급에 해당한다.

박 국장은 '경찰 2인자'인 차기 서울청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는 6일 회의를 열고 박 국장의 서울청장 추천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각 시도청장은 시도청 자치위와 협의해 추천을 받아야 한다. 현재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청장이 내란 가담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황이라 박 국장이 서울청장이 되면 사실상 '경찰 1인자'나 다름없다는 분석도 있다. 박 국장은 윤 정부 들어 초고속 승진했다. 2022년 5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사검증팀에 파견됐고, 2023년 1월 경무관 승진 후에는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에서 파견 근무했다. 같은 해 10월 치안감으로 승진해 행안부 경찰국장에 임명됐다.

박현수 경찰국장. 경찰청 제공


하지만 논란도 만만찮다. 우선 박 국장이 계엄 직후 조 청장, 이 전 장관과 통화한 내역에 대한 소명이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일보가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박 국장은 12월 3일 오후 10시 23분 계엄 선포 8분 뒤 조 청장에게 전화해 약 37초간 통화했다. 이후 임정주 경비국장에게도 오후 11시 10분과 35분, 두 차례 전화했다. 조 청장이 임 국장을 통해 서울청에 국회 전면통제를 지시한 시점이다. 이에 대해 지난달 15일 내란 국조특위에 출석한 임 국장은 당시 박 국장과의 통화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박 국장은 국회 봉쇄가 계속되던 4일 0시 41분 국회 관할 강상문 영등포서장에게도 전화를 걸어 49초간 통화했다.

박 국장은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요구안이 의결된 직후인 4일 오전 1시 12분에도 조 청장에게 전화해 2분 50초간 통화했고, 직후 이 전 장관에게 또 전화를 걸어 2분 12초간 통화했다. 조 청장이 윤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후에도 통화는 이어졌다. 12월 6일 오후 6시 33분 박 국장은 조 청장과 2분 4초간 통화 후 바로 이 전 장관에게 전화했다. 계엄 당시 국회 전면 통제 직전 조 청장과 이 전 장관이 통화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였다. 경찰국장은 행안부 장관의 경찰청장에 대한 지휘·감독에 관한 사항을 수행하는 자리다. 박 국장이 조 청장, 이 전 장관과 소통한 건 업무의 일환일 수 있지만 계엄 시국에서 정확히 어떤 내용으로 통화한 건지는 규명이 필요해 보인다. 한병도 의원은 "계엄 선포 후 지휘 계통에 없는 경찰국장이 경비 책임자인 경찰청 경비국장, 국회 관할 책임자인 영등포 서장과 직접 연락을 취한 건 내용을 불문하고 그 자체로도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대행의 대행'이 임명한 인사라는 점에서도 '뒷말'이 나온다. 이번 경찰 인사는 계엄 사태 이후 첫 정부 승진 인사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인사권을 행사했다. 경찰공무원법에 따르면 경찰 총경급 이상 인사는 경찰청장 추천을 받은 사람을 행안부 장관이 제청해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돼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야3당 의원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셋 다 모두 '직무대행'인 최 대통령 권한대행, 고기동 행안부 장관 직무대행,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단행한 인사"라며 "경찰의 내란 가담 정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지금 치안정감과 치안감 인사를 단행하는 것이 사리에 맞느냐"고 날을 세웠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 역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감방에 구금돼 있는 내란수괴 윤석열의 옥중인사가 아닌 다음에야 어떻게 이런 인사가 있을 수 있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치안감 승진 대상자에 이름을 올린 조정래 경무관은 대통령실 경비를 담당하는 101경비단 출신이며, 박종섭 경무관은 현재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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