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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를 중시하며 소비를 즐기던 글로벌 Z세대가 최근 들어 지출을 줄이고 본격적인 저축에 나서고 있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불확실한 경제 환경 속에서 재정적 통제력을 되찾으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미국 여론조사 업체 토커 리서치가 지난 1월 미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Z세대의 저축률이 다른 세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Z세대(1997년~2012년 출생)의 21%는 매달 1~10%를 저축하고, 25%는 월급의 11~20%를, 12%는 약 21~30%를 저축한다고 답했다. 월급 전체를 저축한다고 밝힌 응답자도 5%에 달했다.

반면, 노년 세대의 저축률은 가장 낮았다. 침묵의 세대(1928년~1945년생)는 응답자 중 아무도 저축하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으며,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생)의 32%, X세대(1965년~1980년생)의 33% 또한 돈을 전혀 모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2025년 말까지 매일 약 1만 2,000명이 65세에 도달하며 ‘실버 쓰나미’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실버세대는 부동산이나 금융 자산을 공유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찰스슈왑의 최근 조사에서도 베이비붐 세대의 약 45%가 “살아 있는 동안 내 돈은 나만을 위해 쓰고 싶다”고 응답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에 대해 “실버 세대가 지난 10년간 경제적 변화와 의료비 상승, 수명 연장의 영향을 받으며 자산 유지의 필요성을 체감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젊은층 사이에서는 생필품 외 소비를 극도로 줄이는 ‘노 바이(No Buy) 2025’ 챌린지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CNN은 2일(현지 시각) “많은 미국인이 과소비에 반대하며, 자신이 소유한 제품이 다 떨어질 때까지 새 상품을 구매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틱톡 노바이 2025 챌린지 게시글 갈무리


Z세대의 저축률이 높은 주요 원인으로는 경제적 부담 증가가 꼽힌다. 이들은 다른 세대에 비해 가계 소득이 낮지만, 일자리 시장과 경제 상황이 악화하고 있으며 주택 가격도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환경에 놓여 있다. 특히 주택 구매는 Z세대에게 더 어려운 과제가 되고 있다.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전체 주택 구매자 중 Z세대 비율은 단 3%에 불과했다. 밀레니얼 세대가 가장 큰 비중(38%)을 차지한 것과 대조적이다. 또한, 하버드대 주택연구센터 조사 결과, Z세대만 유일하게 임대인 가구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서 재정 관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미국 보험사이트 인슈어리파이 여론 조사 결과, Z세대의 약 50%가 주거비를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꼽았으며, 23%는 재정 상황 때문에 미래를 불확실하게 느낀다고 답했다.

록랜드 트러스트 은행의 부사장 겸 재정 교육 책임자 줄리 베컴은 뉴스위크에 “Z세대는 인생의 중요한 이정표를 대비하며 기존 세대와는 다른 방식으로 저축에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학자금 대출이 이전 세대에 미친 영향을 지켜본 뒤, 재정적 위험 감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부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저축을 자연스럽게 장려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소셜미디어(SNS)의 영향도 크다. 스마트폰과 함께 자란 첫 세대인 만큼 SNS에서 저축과 재정 관리 팁을 적극적으로 학습한다는 설명이다. 베컴은 “Z세대는 이전 세대가 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스스로 교육하고 있으며 저축을 건강한 재정 습관으로 확립하고 있다”고 전했다.

Z세대의 저축 열풍은 중국에서도 두드러진다. 중국 젊은층 사이에서는 ‘보복저축’이 새로운 유행으로 자리 잡았다. SNS에는 #보복저축 태그와 함께 소비를 극도로 줄이고 아껴 쓰는 방식이 공유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인민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중국 가계의 예금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한 1조 4,500억 위안(약 288조 원)에 달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보인다. KPR 디지털커뮤니케이션 연구소가 소비경향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2년 상반기 대비 2024년 상반기 '무지출'과 '무소비' 관련 언급량이 85% 증가했으며, '플렉스'와 '욜로' 관련 언급량은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발표한 ‘2025년 새해 소비 트렌드 전망’에서도 응답자의 80.7%가 ‘꼭 필요한 것만 사고 불필요한 물건 구매는 최대한 자제한다’고 답했다. ‘보여주기 위한 소비보다 나를 위한 실용 소비를 선호한다’는 응답도 89.7%에 달해, 절약 중심의 트렌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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