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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CJ ENM 제공.


2000년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는 지금 봐도 25년이라는 세월이 잘 느껴지지 않는 영화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 남북한 초소병들의 우정과 비극을 그린 이 영화는 남북관계를 다룬 독특한 방식, 밀도 있는 서사와 연출로 호평을 받았다. 당시로선 기록적 숫자인 58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4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 박찬욱관에서 <공동경비구역 JSA> 시사 및 GV가 열렸다. 영화가 CJ ENM 30주년 기념 ‘비저너리’로 선정된 것을 기념하는 이벤트다. GV에는 박찬욱 감독, 송강호·이병헌·이영애·김태우 배우가 참석했다. 영화에서 송강호는 북한군, 이병헌과 김태우는 남한군, 이영애는 한국계 스위스인 군 정보단 소령을 연기했다.

CJ ENM 30주년 기념 ‘비저너리’ 에 선정된 <공동경비구역 JSA>. CJ ENM은 매 해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의미있는 독보적인 영향을 미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인물이나 콘텐츠를 ‘비저너리’로 선정하고 있다.


25년 만에 한자리에 모인 감독과 배우들은 GV 내내 약간 들뜬 표정으로 과거를 회상했다.

박 감독은 <공동경비구역 JSA>를 자신을 ‘살려준 작품’이라고 부른다. <달은 해가 꾸는 꿈>(1992) <3인조>(1997) 흥행에 연달아 실패한 그가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만들어 커리어의 전환점이 된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는 “세번째 기회마저 놓치면 이 작품이 ‘유작’이 될거라는 절박한 마음이 있었다”며 “영화감독이 한 번 실패하면 두번째 기회를 얻기 어렵고, 세번째 기회를 얻는 것 자체가 아주 드문 일인데 이렇게 좋은 작품에서 프로덕션의 전폭적 지원을 받고 좋은 배우들까지 만났으니 저를 살려준 작품”이라고 말했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속 한 장면. CJ ENM 제공.


지금은 한자리에서 보기 힘든 톱스타가 된 네 배우들에게도 작품의 의미는 깊다. 당시 한 차례 출연을 거절했던 송강호는 그는 “시나리오가 완벽을 추구했다. 한국 영화 수준에서 이런 시나리오를 구현할 수 있다는게 믿어지지 않아 거절했다가, 감독님을 만나고 품격에 압도돼 수락했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개봉 때 몰래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40번쯤 봤다. 저에게 첫 ‘흥행배우’라는 수식어를 안겨준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영애는 “20대 말에 이 작품을 만나 30대에 좋은 작품을 많이 하는 화창한 시절을 보냈다”고 말했다. 김태우는 “저 스스로를 더이상 설명할 말이 없을 때 온 국민이 다 아는 ‘JSA’ 이야기를 꺼내곤 했다”고 말했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한 장면. CJ ENM 제공.


영화를 다시 만든다면 바꾸고 싶은 것이 있을까. 박 감독은 CG를 꼽았다. 그는 “지금 CG 기술이라면 불타는 장면 같은 것은 더 볼만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는 오경필(송강호)을 제외한 다른 주인공들은 모두 살해되거나 자살하는 것으로 끝난다. 초안에는 다른 결말도 있었다. 박 감독은 세월이 흘러 민간인이 된 이수혁(이병헌)이 프랑스 파리에서 비행기를 타고 ‘친구(오경필)를 만나러 아프리카에 간다’고 말하는 엔딩, 소피(이영애)가 요양원에 있는 아버지를 만나 손톱을 깎아주는 엔딩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의 이야기를 듣던 송강호는 “(그 결말대로 했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해 관객석에 웃음이 터졌다.

<공동경비구역 JSA>이 25년이 지난 현재도 어색하지 않게 다가오는 이유는 작품성 때문도 있지만, 영화 속 남북 상황이 2025년에도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이 영화가 지금 젊은 세대에게 감흥을 일으킬 수 있다는게 어찌 보면 슬픈 일이다. 영화 50주년 때는 이런 것을 옛날 이야기처럼 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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