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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회담에 앞서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싸우다 휴전에 합의한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를 미국이 인수해 직접 개발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백악관에 초청한 해외 정상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다.

가자 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을 제3의 지역으로 영구 이주시킨 뒤 미국 관리하에 가자 지구를 장기간 개발하겠다는 계획인데, 미국과 국제사회가 지지해 온 ‘두 국가 해법’(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국가로 공존하는 방식) 취지와 어긋나는 데다 팔레스타인 자치 주권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인 2018년 예루살렘이 자국 수도라는 이스라엘 주장을 수용해 미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등 친이스라엘 행보를 보여 왔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ㆍ이스라엘 정상회담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가자지구를 인수하고 그곳에서 일을 할 것”이라며 “우리가 그곳을 소유하고, 위험한 불발탄 등 무기를 해체하고, 부지를 평평하게 만들고, 파괴된 건물을 없애고, 지역민들에게 일자리와 집을 공급할 수 있는 경제 개발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자 지구에 거주하는 180만 팔레스타인인들이 궁극적으로 거주할 다양한 영역을 건설해 죽음과 파괴, 불운을 종식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 지구를 “죽음과 파괴의 상징”이라고 부르며 미군 파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미군을 파병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취재진 물음에 “가자 지구에 관한 한 우리는 필요한 일을 할 것”이라며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 지역을 개발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 지구에 경제 발전을 일으키면 전 세계 사람들이 모일 것이라며 “중동의 리비에라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리비에라는 따뜻한 기후와 해안선을 자랑하는 고급 휴양지를 가리키는 말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즉각 환영의 뜻을 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두고 “역대 백악관에서 이스라엘이 가진 가장 위대한 친구”라며 “이스라엘의 승리는 미국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지구 미국 점령 방안에 대해 “그 땅에 주목할 만한 다른 미래”라며 “역사를 바꿀 수 있다”고 평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구상은 팔레스타인 주권 침해 등 곧바로 논란을 불렀다. 기자회견 현장에 있던 한 기자는 “무슨 권한으로 가자 지구를 장악하겠느냐”고 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이것을 여러 달 동안 긴밀히 연구했다”며 “중동의 다른 나라 정상들과 대화했고 그들도 이 아이디어를 매우 좋아한다”고 주장했다.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하지 않는 것이냐”는 다른 기자의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국가든, 한 국가든, 어떤 다른 국가든 그와 관련된 게 아니다. 이는 삶의 기회를 주고 싶다는 것을 의미한다”고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가자 지구로 돌아가면 수십 년간 계속된 폭력이 다시 반복될 것이라며 이들을 요르단과 이집트 등 다른 국가로 이주시켜야 한다고 논리를 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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