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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기회의 장 열린 AI 생태계
美 빅테크 투자 공세에 밀린 국내 업계
자체 개발·빅테크와 협력 이중고
딥시크 등장에 저비용·고효율 모색
"개발 효율 증가로 대중화 가속 전망"
로이터 연합뉴스


AI 역량이 커지는 속도에만 주목했지만, 비용 절감 측면에서도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한국 정보기술(IT) 기업 카카오와의 협력을 발표하기 위해 4일 한국을 찾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의 대중화를 강조하면서 주목한 요인 중 하나는 '가성비'
였다.
"자체 조사 결과로도 개발 비용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는 그의 설명은 최근
떠오른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의 AI 모델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
됐다.
생성형 AI 개발의 첨단을 이끌던
오픈AI 역시 개발 비용 절감 효과를 이미 보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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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AI 모델과 서비스 개발에 투자한 IT 업계도 딥시크 효과를 예의주시
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의 거대 기술기업(빅 테크)들이 이끄는 AI 개발 경쟁에서 밀릴 위기에 빠졌던 한국 IT 기업들로서는
딥시크의 저비용·고효율 개발 구조에 수혜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온다. 거대 AI 모델에 들어가는 개발 비용이 줄어들수록 AI의 활용 가능성은 늘어나고 비용은 줄어들 수 있어서다.

앞서
국내 대기업들은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 투자를 이어가면서도 이를 상용
서비스에 녹여 수익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선 외부 공개 AI 모델을 적극 동원할 계획
을 밝혔다.
'에이닷
엑스'를 만든 SK텔레콤
은 오픈AI, 앤트로픽, 퍼플렉시티 등의 모델을 소비자용 애플리케이션(앱)에 대거 도입하는 '멀티 엔진' 노선을 택했다.
'믿음'을 자체 개발한 KT
도 마이크로소프트(MS)와 대규모 협업에 돌입하며 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 기반으로 GPT의 한국판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LG유플러스
는 LG AI연구원의 '엑사원'을 바탕으로 생성형 AI 모델을 제작했지만 빅 테크와 협력 역시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의 'IT 국가대표'인 네이버·카카오도 분위기가 비슷
했다.
카카오는 2024년 10월 '카나나'
브랜드와 함께 신규 모델을 여럿 공개했지만 빅 테크와도 협업해 적합한 AI 모델을 제공하는 'AI
오케스트레이션' 전략
을 구사하겠다고 알렸다. 이어 이날 마침내 오픈AI와 협력을 통한 모델 활용과 공동 상품 개발 계획을 알렸다.
자체 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네이버도 당장은 AI를 서비스에 녹여 내는 '온서비스 AI'를 화두로 제시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인력에 대한 대규모 투자 이뤄져야

그래픽=신동준 기자


이는
AI 개발 경쟁의 무게 중심이 자체 AI 모델을 갖추느냐에서 소비자용·기업용 'AI 비서' 등
얼마나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느냐로 옮겨가는 흐름을 반영
한 것이다. 한편으론
고성능 모델을
확보하는 데 천문학적 금액을 쏟아부으며 '규모의 경제' 공세를 펼치는 서구 빅 테크를 뒤쫓기
힘들다는 점도
작용했다.
국내 회사들은 AI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 보유량이
부족해 인프라 경쟁부터 밀렸기 때문
이다.

이런 상황에서
낮은 비용을 들이고도 성능을 끌어올린 딥시크의 등장은 새로운 가능성을 연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내 증권가에선 네이버·카카오 등을 수혜 기업으로 꼽았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일 "
대규모 GPU 투자 및 데이터 학습을 위해 거대 자본이 필수불가결했던 AI 개발의 패러다임이 오픈소스 진영의 반격으로 비용 효율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도 1월 31일 "딥시크의 방법론을 제대로 따라 할 수 있다면 그동안 인프라 비용 투자가 어려워 진행되지 못했던 국내외의 AI 개발이 더 활발해질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하지만
정작 IT업계는 신중하다
. 딥시크 등장 이전에도 중국은 미국과 함께 'AI 2강'으로 불릴 정도로 인력과 기술적 역량이 한국에 비해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딥시크가 표면상 학습 비용은 낮췄지만 그 기반이 되는 기술력과 투자 규모는 만만치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미국 반도체 연구·컨설팅 업체 세미애널리시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딥시크 개발에 들어간 하드웨어 지출이 알려진 것 대비 약 90배인 5억 달러(약 7,300억 원)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여기에
미·중 경쟁 구도로 AI 기술이 산업을 넘어 국가의 전략 기술로 취급되면서 데이터센터(IDC)와 인력에 대한 투자는 늘어야 한다는 지적
도 나온다. 'AI 컴퓨팅 인프라 발전 전략'을 준비하고 있는 정부의 역할론도 제기되고 있다. 하정우 네이버 퓨처AI센터장은 4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해 "인재를 육성하려면 GPU로 실험을 해봐야 실력이 쌓인다"면서 "정부 주도의 GPU 확보 계획이 발표되고 있는데 조금 더 속도를 올리고 조금 더 규모를 키웠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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