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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띠에, 3개월만에 또 인상 발표
담요·핫팩 무장하고 새벽부터 오픈런
줄서기 알바·리셀 시장 덩달아 활기
경기도 성남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아직 문을 열기 전인 3일 오전 프랑스 주얼리 브랜드 까르띠에 가격 인상 소식에 이른 아침부터 점포를 방문한 이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지난 3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현대백화점 판교점 앞. 개점까지 1시간가량 남은 시간에도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 까르띠에 매장을 향한 대기 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50명은 족히 넘어 보이는 인파 속 일부는 바닥에 앉아 담요나 핫팩을 손에 쥔 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까르띠에 가격 인상 하루 전인 이날 영하의 맹추위에도 ‘오픈런’ 열풍이 이어졌다. 까르띠에는 4일부터 국내 판매 제품 가격을 5~6% 인상했다.

이날 오전 8시쯤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찾았다는 김모(29)씨는 “오픈런에 두세 시간 정도만 투자하면 몇십만원을 아낄 수 있다”며 “겨우 20번대 후반에 이름을 올렸다. 조금만 늦었으면 입장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은 계속 오르니 되도록 빨리 구매하는 것이 경제적이라는 게 수많은 이들이 오픈런에 동참하는 이유다.

지난 2일 오전 7시부터 서울 강남구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서 대기한 염모(42)씨는 “오후 6시가 다 돼서야 매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생각해둔 모델이 있어 15분 만에 결제하고 나왔는데 다소 허탈한 기분도 들더라”고 말했다. 그는 “명절 연휴에 느긋하게 왔다가 입장 순번도 못 받았던 걸 생각하면 그나마 다행”이라고도 했다.

까르띠에, 티파니 등 글로벌 주얼리 명품 브랜드들이 오픈런 행렬을 부르고 있다. 이달 초부터 잇달아 가격 인상을 예고하면서다. 명품 커뮤니티와 예물 관련 온라인 카페에서도 까르띠에 오픈런에 대한 후기와 정보 공유가 활발하다. “새벽 6시20분에 도착했는데도 벌써 10명 이상 줄을 서 있었다” “특정 매장은 아예 품절이니 헛걸음하지 마시라” 등의 내용이 주를 이뤘다.

줄서기 대행 아르바이트와 중고 명품 리셀(재판매) 시장도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과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새벽 5시부터 대기 가능’ ‘3시간 대기 5만원’ 등 구체적인 조건이 제시된 게시글이 심심찮게 보인다. 브랜드별로 알바 가격 차등도 등장했다. 리셀러들도 오픈런 알바를 대량 고용해 인기 제품을 미리 구매한 뒤 프리미엄을 붙여 되파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등도 새해 초부터 가격을 인상했다. 럭셔리 시장의 전반적인 가격 상승 흐름이 지속되는 모양새다. 까르띠에는 지난해 11월에도 환율 상승 등을 이유로 주요 품목 가격을 3~5% 인상했으나 불과 3개월 만에 다시 올렸다.

명품업계는 원·달러 환율 상승과 금값 급등을 가격 인상의 주된 이유로 내세운다. 그러나 가격 인상 영향을 상쇄하는 ‘믿는 구석’도 한몫한다. 비싼 가격에도 타격을 받지 않는 상위 소비층이 탄탄하게 형성돼 있고, 명품을 투자와 재판매 대상으로 보는 소비 트렌드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상이 단기적인 잡음이나 매출 감소를 초래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 상승과 희소성 유지에 도움이 된다”며 “늘어나는 짝퉁 논란과 듀프 소비 역시 명품의 인기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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