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 전체에 추가 관세 10%를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앞서 캐나다와 멕시코에게 한 달 연기해 준 것과는 달랐는데요.
중국이 곧바로 맞대응을 하면서 미-중 2차 무역전쟁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 특파원 동시에 연결하겠습니다.
먼저 워싱턴으로 가보겠습니다
왕종명 특파원, 트럼프의 관세 전쟁의 시작은 역시 중국이네요?
◀ 기자 ▶
그렇습니다.
캐나다, 멕시코와는 시행 하루 전 협상으로 관세 부과를 한 달 보류하기로 했지만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서는 행정 명령대로 4일 0시를 기해 예외 없는 10% 추가 관세를 발효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24시간 이내에 대화하겠다고 했지만 시진핑 주석과 통화도 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는 대 중국 관세 조치가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때문이라고 하지만 속내엔 파나마 운하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과거 미국이 파나마 운하 운영권을 파나마 정부에 돌려줬는데 지금은 미국을 상대로 터무니없이 비싼 통행료를 받고 있다,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을 매개로 파나마 운하 운영에 개입하고 있다면서 '관세 무기화'로 파나마 운하에서 손을 떼게 하겠다는 의도입니다.
트럼프는 이번 조치가 시작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겠습니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합니다. 중국과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관세는 상당히 올라갈 겁니다."
영상편집 : 이정섭
◀ 앵커 ▶
곧바로 베이징으로 가보겠습니다.
이유경 특파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중국이 즉각 맞대응을 발표했잖아요?
어떤 조치들인지 자세히 전해주시죠.
◀ 기자 ▶
네 오늘까지 춘절 연휴임에도, 중국 정부는 미국의 조치에 강도 높은 맞대응을 쏟아냈습니다.
우선 미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수출을 확대해온 핵심 품목들을 겨냥해,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산 석탄과 천연가스에 15%, 원유 농기계, 픽업트럭 등에 10%의 추가 관세를 매긴다고 밝혔습니다.
또 핵심 광물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에도 나섰는데요.
반도체와 2차 전지의 핵심 원료가 되는 전략광물, 텅스텐과 텔루륨 같은 광물 스물 다섯 종을 미국으로 수출하지 못하도록 통제하기로 했습니다.
또 세계 최대 검색업체인 미국 기업 구글에 대해 반독점 조사를 벌이기로 했고, 미국 정부를 세계무역기구에 제소했습니다.
◀ 앵커 ▶
자, 미국과 중국 2차 무역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캐나다 멕시코처럼 중국과도 협상 가능성이 있겠습니까?
◀ 기자 ▶
네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인 중국은 캐나다나 멕시코처럼 미국의 압박에 곧바로 원하는 바를 내놓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조금 전 제가 말씀드린 중국의 맞불 조치들이 오는 10일부터 시행된다는 점을 주목해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엿새의 시간 여유가 있는 셈입니다.
또 앞서 트럼프 대통령 발언도 보셨지만, 미국도 협상 가능성을 남겨뒀습니다.
미국은 파나마 운하 문제를 고리로 중남미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배제하려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캐나다나 멕시코처럼 쉽진 않겠지만 트럼프와 시진핑 두 정상이 직접 통화를 하고 담판을 지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영상 편집 : 박천규
◀ 앵커 ▶
다시 워싱턴 연결합니다.
왕종명 특파원, 캐나다와 멕시코 경우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전략이 성과를 냈잖아요.
관세 부과로 강한압박을 하면서 두 나라로부터 원하는 걸 얻어내고, 그렇다고 관세부과를 또 취소한 건 아니란 말이죠.
◀ 기자 ▶
맞습니다.
취소가 아니라 보류입니다.
앞으로 한 달 동안 통상-안보 분야 협상을 벌여서 관세 시행 여부를 다시 결정합니다.
트럼프가 어떤 협상 조건을 내걸지, 국경 강화 조치 정도로 만족할지, 장담 못합니다.
트럼프는 오늘 협상 와중에도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는데 예사롭게 들리지 않습니다.
일단 관세 공약과 행정명령 예고, 서명까지 거침없이 이어가면서 상대국을 궁지에 몰아 넣었고 시행 하루 전 미국이 원하는 행동을 이끌어낸 트럼프식 '충격과 압박'이 먹혀 들었습니다.
◀ 앵커 ▶
그러면, 일단은 캐나다 멕시코를 압박하다가 원하는 걸 얻어낸 다음 관세 유예 해주고, 상대를 중국으로 한정시킨단 측면이 있을 텐데, 어떤 속내가 있을까요?
◀ 기자 ▶
오늘 결정의 배경을 두고 두 가지 분석이 나옵니다.
먼저, 원래부터 '실행 의지'보다 '압박 기능'이 컸다는 겁니다.
CNN은 "많은 사람이 트럼프 관세 정책을 허풍이라 생각했는데 결국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하나는 관세 전쟁이 부메랑처럼 미국 경제에도 타격을 줄 거란 전망에 여기에 대비할 '시간 벌기'를 택했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이런 '전술적 후퇴'가 '관세 무기화 포기'를 뜻하진 않습니다.
다음 타깃 유럽연합을 시작으로 품목별 관세, 보편 관세를 줄줄이 예고한 마당에 상대의 긴장감을 풀어주고 스스로 협상력을 떨어뜨리진 않을 거란 얘깁니다.
영상취재 : 박주일(워싱턴) / 영상편집 : 박병근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mbc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