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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제 전 국립외교원장 인터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 부과를 압박했다가 3일(현지시각) 전격 유예했다. 관세를 무기로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트럼프의 거친 전략에 전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조병제 전 국립외교원장(경남대 석좌교수)는 이번 트럼프의 캐나다와 멕시코 때리기는 본격적인 ‘관세전쟁’의 서막일 뿐이고 본격적으로는 4월1일 이후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가 한국에 대미 무역흑자 축소와 미국 일자리 창출용 투자를 압박할 것이고, 한편으로는 현재 GDP의 2.5%인 한국의 국방비를 미국 수준(GDP의 3.5%)에 맞춰 인상하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외교부에서 북미국장, 방위비 분담금 협상 대표 등으로 오랫동안 미국과의 외교를 담당했던 조 전 원장은 지난해 ‘트럼프의 귀환’이라는 책을 내고 트럼프 재선을 일찌감치 예고하면서 그 의미를 분석해왔다.

조병제 전 국립외교원장.

―트럼프가 캐나다·멕시코·중국에 관세 부과를 압박한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번에 캐나다 멕시코 중국, 그 전에 콜롬비아를 향해 관세 인상을 압박한 것은 불법 이민과 마약 단속에 대한 것이다. 미국의 무역흑자를 줄이려는 본격적인 통상 압박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트럼프가 1월20일 취임하면서 서명한 지난 1월 20일 날 취임하면서 ‘미국 우선 통상 정책(America First trade policy)’ 대통령 각서(memorandum)에 서명해, 국무부 재무부 상무부 국토안보부 USTR, 예산국 등 여러 부서가 미국의 현재 무역 적자 상황과 각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 중국 문제, 여타 통상현안 등에 대한 포괄적인 보고서를 4월1일까지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트럼프는 이것을 기초로 통상정책을 완성할 것이고 그때 ‘무역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한국이 본격적으로 대비해야 하는 것은 이 부분이다.”

―구체적으로 한국에는 어떤 요구를 할 것으로 예상하나

“한국에 대한 압박은 무역과 국방비 두 가지가 핵심일 것이다. 무역 부분에서는 한국이 미국에 대한 무역 흑자를 줄이고, 미국의 제조업 재건과 관련해 한국이 대미 투자를 늘려 미국 내 일자리를 만들고, 조선업 등 분야에서 한국이 미국과 협력하라는 것 등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한다. 두번째로 한국에 국방비 인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현재 GDP의 2.5%를 국방비로 쓰고 있다. 미국은 3.5%를 쓰고 있는데 그것을 기준점으로 삼을 것 같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해서도 5%까지 올리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미국을 기준으로 3.5~4% 정도로 인상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 같다. 주한미군 방위비 인상도 요구하겠지만, 주한미군의 경비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인상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국방비 인상 문제를 제기하면서, 한국의 미국산 무기 구매 확대 등도 요구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정상 외교가 불가능한 상태다. 어떤 대비가 가능할까

“실무선에서는 대비책을 준비하고 있겠지만, 정상간 외교를 특히 중시하는 트럼프와의 정상외교가 단절된 상태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트럼프는 일단 한국에는 정상도 없으니까 내부적으로 수습하고 나올 때까지 일단은 기다려주자는 입장일 수도 있다. 그 시간 동안 정부 차원에서 최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 트럼프가 지시한 ‘미국 우선주의 무역 정책’ 이행 과정을 잘 파악하고 대비해야 한다. 미국 정부 부처들이 4월1일까지 트럼프에 제출할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한미 네트워크를 활용해 최대한 미국 정부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그 방향을 파악하고 대비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우리와 입장이 비슷한 국가들과 공동 대응할 수 있을까

“미국의 동맹이고, 제조업 강국으로 대미 무역흑자를 보고 있는 우리와 독일, 일본은 비슷한 입자이다. 트럼프는 그동안 자유무역 체제 내에서의 형성된 국제 분업 체계 공급망을 미국 중심으로 다시 짜려고 하고 있고, 그렇게 되면 우리와 독일 일본이 큰 영향을 받게 된다. 따라서 우리가 독일, 일본 같은 국가들과 함께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지 협의하고 서로의 대응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오는 7일 미일 정상회담이 열리는 데, 한국은 그 이후에나 외교장관 방미가 이뤄질 것 같다

“트럼프 1기 때도 2017년 2월에 일본 아베 총리가 워싱턴을 방문했고, 3월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마라라고에 가서 트럼프와 정상회담을 했다. 이번에도 이시바 일본 총리가 일본이 얼마나 미국에 열심히 투자하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는지 설득하고, 인도태평양전략을 강조할 것으로 보이지만, 오히려 트럼프로부터 ‘숙제’를 받아올 가능성도 높을 것 같다. 우리는 지금 대통령이 없는 상황에서 외교장관이든 누구든 서둘러 가봐도 크게 할 일은 없을 것이다. 조태열 외교장관이 방문하면 이런 상황에서도 한국 외교가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의미는 있지만 구체적인 성과를 얻어오기는 어려울 것 같다.”

―트럼프와 김정은의 북미 협상은 어떻게 전망하는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어야 북미 접촉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으로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당사자가 되었기 때문에 북미 대화가 시급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이 전쟁은 본질적으로 ‘김정은의 전쟁’은 아니고 결국 나토와 러시아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할 것이냐에서 해결될 수밖에 없다. 우크라이나 종전 문제가 상반기 내내 전혀 가닥이 잡히지 않으면 트럼프가 시선을 돌리기 위해 북미 대화를 급속하게 추진할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한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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