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더블유소프트 등 투자 잇달아
“한계 부딪힌 내수… 자체 M&A팀 운영해 해외 IP 확보”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신흥 ‘게임 강국’으로 주목 받는 튀르키예, 그리고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게임사들은 우수한 역량을 가진 개발 인력을 보유했으면서도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장점을 지닌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더블유게임즈는 이르면 다음 달 튀르키예 당국의 승인을 거쳐 캐주얼 게임 개발사 팍시게임즈의 경영권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26일 더블유게임즈는 팍시게임즈 지분 60%를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21년 설립된 팍시게임즈는 캐주얼 게임 장르 중 하나인 ‘머지(Merge)’ 분야에서 촉망 받는 기업이다. 대표작으로 2800만명의 누적 사용자를 보유한 ‘머지 스튜디오’가 있다.
눈에 띄는 점은 더블유게임즈가 팍시게임즈 인수에 자사주를 활용했다는 점이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더블유게임즈의 자사주는 167만349주로, 전체 발행 주식 수의 12.87%를 차지했다.
경영권 인수 대금은 총 2700만달러인데, 더블유게임즈는 그 중 현금으로 2250만달러, 자사주로 45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번에 지분 60%를 인수하고 남는 40%는 언아웃(Earn-out) 방식으로 향후 3년 매출·이익률 등 성과에 따라 단계적으로 취득할 예정이다. 잔여 지분의 인수대금도 자사주로 지급한다. 최대 지급액은 4000만달러다.
이에 대해 더블유게임즈 관계자는 “효율적인 자본 활용 목적도 있지만, 매출 극대화를 통해 기업가치를 키우자는 목표가 팍시게임즈와 일치했다”며 “재평가된 자사주를 다시 활용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튀르키예는 최근 ‘모바일 게임의 실리콘 밸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장 잠재력은 뛰어난데 저평가된 매물이 많다. 시장 조사 업체 위플레이 벤처스에 따르면 튀르키예 수도 이스탄불은 유럽에서 두번째로 많은 게임 개발 스튜디오(472개사)를 보유했다. 이곳에서 개발된 게임의 글로벌 인앱 결제 매출액은 3조원 수준으로, 전 세계 1위다. 드림게임즈의 ‘로얄 매치’, 피크게임즈의 ‘툰 블라스트’ 등이 모두 튀르키예 회사에서 개발된 게임들이다.
튀르키예와 더불어 게임 업체들의 몸값이 저평가된 다른 국가로는 폴란드가 있다. 폴란드는 알고 보면 전 세계에서 10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유명 게임사를 보유한 게임 개발 강국이다. 폴란드 게임 시장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19.1% 성장했고, 2027년까지 연평균 9%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폴란드는 인건비 측면에서도 ‘가성비’가 좋은 국가로 꼽힌다. 폴란드기업개발기구(PARP)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폴란드의 게임 개발 산업 종사자 수는 약 1만5000명으로, 유럽에선 영국·프랑스에 이어 세번째로 많았다. 그러나 연봉은 반대다. 글로벌 직장 평가 사이트 글래스도어에 따르면 폴란드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평균 연봉은 약 3만7680달러로, 영국이나 독일 등(약 6만달러)과 비교하면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주요 게임사들도 잇달아 폴란드에 돈을 풀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2월 폴란드 게임 개발사 버추얼 알케미에 투자했다.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계약으로 버추얼 알케미가 개발 중인 중세 유럽 배경의 전략 역할수행게임(RPG) ‘밴드 오브 크루세이더’의 전세계 공급 권한을 확보했다. 2022년 설립된 버추얼 알케미는 아직 이렇다 할 대표작은 없지만, RPG 장르에 관한 전문성과 창의성을 높게 평가 받은 것으로 보인다.
네오위즈와 크래프톤도 각각 폴란드 게임사와 손을 잡았다. 지난해 11월 네오위즈는 게임 개발사 자카자네에 800만달러를 투자하고, 첫 작품으로 개발 중인 PC·콘솔 게임의 글로벌 퍼블리싱을 맡기로 했다. 같은 해 크래프톤 역시 435억원을 투입해 폴란드 게임사 피플캔플라이 지분 10%를 인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 조작 의혹 등으로 국내 게임 산업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고 매출이 감소하면서, 해외는 물론 내수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신규 한국 게임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면서 “대형 게임 업체들은 아예 자체 인수합병(M&A) 전담 팀을 운영하는 등 저마다 새로운 IP 확보를 꾀하고 있다”고 했다.
“한계 부딪힌 내수… 자체 M&A팀 운영해 해외 IP 확보”
일러스트=챗GPT 달리3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신흥 ‘게임 강국’으로 주목 받는 튀르키예, 그리고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게임사들은 우수한 역량을 가진 개발 인력을 보유했으면서도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장점을 지닌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더블유게임즈는 이르면 다음 달 튀르키예 당국의 승인을 거쳐 캐주얼 게임 개발사 팍시게임즈의 경영권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26일 더블유게임즈는 팍시게임즈 지분 60%를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21년 설립된 팍시게임즈는 캐주얼 게임 장르 중 하나인 ‘머지(Merge)’ 분야에서 촉망 받는 기업이다. 대표작으로 2800만명의 누적 사용자를 보유한 ‘머지 스튜디오’가 있다.
눈에 띄는 점은 더블유게임즈가 팍시게임즈 인수에 자사주를 활용했다는 점이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더블유게임즈의 자사주는 167만349주로, 전체 발행 주식 수의 12.87%를 차지했다.
경영권 인수 대금은 총 2700만달러인데, 더블유게임즈는 그 중 현금으로 2250만달러, 자사주로 45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번에 지분 60%를 인수하고 남는 40%는 언아웃(Earn-out) 방식으로 향후 3년 매출·이익률 등 성과에 따라 단계적으로 취득할 예정이다. 잔여 지분의 인수대금도 자사주로 지급한다. 최대 지급액은 4000만달러다.
이에 대해 더블유게임즈 관계자는 “효율적인 자본 활용 목적도 있지만, 매출 극대화를 통해 기업가치를 키우자는 목표가 팍시게임즈와 일치했다”며 “재평가된 자사주를 다시 활용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튀르키예는 최근 ‘모바일 게임의 실리콘 밸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장 잠재력은 뛰어난데 저평가된 매물이 많다. 시장 조사 업체 위플레이 벤처스에 따르면 튀르키예 수도 이스탄불은 유럽에서 두번째로 많은 게임 개발 스튜디오(472개사)를 보유했다. 이곳에서 개발된 게임의 글로벌 인앱 결제 매출액은 3조원 수준으로, 전 세계 1위다. 드림게임즈의 ‘로얄 매치’, 피크게임즈의 ‘툰 블라스트’ 등이 모두 튀르키예 회사에서 개발된 게임들이다.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드림게임즈의 로얄 매치. /드림게임즈 제공
튀르키예와 더불어 게임 업체들의 몸값이 저평가된 다른 국가로는 폴란드가 있다. 폴란드는 알고 보면 전 세계에서 10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유명 게임사를 보유한 게임 개발 강국이다. 폴란드 게임 시장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19.1% 성장했고, 2027년까지 연평균 9%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폴란드는 인건비 측면에서도 ‘가성비’가 좋은 국가로 꼽힌다. 폴란드기업개발기구(PARP)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폴란드의 게임 개발 산업 종사자 수는 약 1만5000명으로, 유럽에선 영국·프랑스에 이어 세번째로 많았다. 그러나 연봉은 반대다. 글로벌 직장 평가 사이트 글래스도어에 따르면 폴란드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평균 연봉은 약 3만7680달러로, 영국이나 독일 등(약 6만달러)과 비교하면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바이트테크놀로지 보가찬(왼쪽) 최고제품책임자(CPO)와 김연준 액션스퀘어 대표이사. /액션스퀘어 제공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주요 게임사들도 잇달아 폴란드에 돈을 풀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2월 폴란드 게임 개발사 버추얼 알케미에 투자했다.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계약으로 버추얼 알케미가 개발 중인 중세 유럽 배경의 전략 역할수행게임(RPG) ‘밴드 오브 크루세이더’의 전세계 공급 권한을 확보했다. 2022년 설립된 버추얼 알케미는 아직 이렇다 할 대표작은 없지만, RPG 장르에 관한 전문성과 창의성을 높게 평가 받은 것으로 보인다.
네오위즈와 크래프톤도 각각 폴란드 게임사와 손을 잡았다. 지난해 11월 네오위즈는 게임 개발사 자카자네에 800만달러를 투자하고, 첫 작품으로 개발 중인 PC·콘솔 게임의 글로벌 퍼블리싱을 맡기로 했다. 같은 해 크래프톤 역시 435억원을 투입해 폴란드 게임사 피플캔플라이 지분 10%를 인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 조작 의혹 등으로 국내 게임 산업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고 매출이 감소하면서, 해외는 물론 내수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신규 한국 게임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면서 “대형 게임 업체들은 아예 자체 인수합병(M&A) 전담 팀을 운영하는 등 저마다 새로운 IP 확보를 꾀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