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후보자 미임명에 관한 권한쟁의 심판 1차 변론기일에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입장해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을 보류한 게 타당한지에 대한 헌재 판단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 측이 ‘절차적 위법’ 주장을 내놨다.
윤 대통령 대리인단은 1일 우원식 국회의장이 최 권한대행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 사건 관련 입장문에서 “‘국회의 이름으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면서,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라면서 “절차적 흠결로, 헌재가 각하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최 대행은 국회가 추천한 헌법재판관 후보 3명 중 마 후보를 빼고 여야 합의가 이뤄진 2명만 임명했다. 우 의장은 지난달 3일 “마 후보를 임명하지 않은 것은 국회의 재판관 선출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헌법재판관 추천은 국회의 권한이지 국회의장의 권한이 아니기 때문에, 우 의장이 개인 자격으로 청구할 수 없다는 게 윤 대통령 측의 주장이다. 국회를 대표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려면 국회 의결을 거쳐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 대리인단은 아울러 “개별 국회의원은 국회의 동의권 침해를 주장하는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수 없다”며 지난 2011년 4월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등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청구한 권한쟁의심판을 사례로 들었다.
당시 이 대표는 대통령이 국회 동의 없이 전시 작전통제권의 전환 일정을 연기한 행위는 국회의원의 조약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 등을 침해한다며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으나, 헌재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각하 결정을 했다.
헌재는 “국회의 의사가 다수결에 의해 결정되었음에도 다수결의 결과에 반대하는 소수의 국회의원에게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다수결의 원리와 의회주의의 본질에 어긋난다”면서 청구인 적격을 인정하지 않았다.
여당은 곧장 윤 대통령 측 주장에 동조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헌법재판관 추천은 ‘국회’의 권한이지, ‘국회의장’의 권한이 아니다”라며 “국회 표결을 통해 청구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자신의 SNS에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은 채 국회의장이 임의로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할 권한이 없다”며 " 절차적 요건 미비로 부적법해 즉각 각하돼야 마땅하다”는 글을 올렸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억지 트집 잡기’라고 맞섰다. 이건태 더불어민주당 법률대변인은 “법 꾸라지를 넘어선 신종 ‘법 불복 전략’”이라면서 “윤석열 측 스스로가 이미 파면 결정이 날 것을 전제로 재판 불복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임명하지 않은 사건의 위헌 여부는 오는 3일 결정된다. 마 후보자가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되면 헌재는 재판관 9인의 ‘완전체’로 윤 대통령 탄핵 사건을 심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