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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서 'K-뷰티' 바람 타고 한국인 미용사 인기

잔잔한 한국의 대중가요가 흘러나오고 깔끔한 내부 장식에 머리 손질을 받는 고객들.
한국의 '헤어숍'에서 볼 수 있는 익숙한 풍경입니다.
그런데 이곳은 태국 수도 방콕 도심에 있는 한 미용실입니다.
태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K-뷰티', 한국식 헤어스타일을 원하는
태국인들이 앞다퉈 방문하는 곳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영상을 보면, 빈자리는 거의 없이 고객들이 앉아 있거나
대기하고 있습니다. 직원들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죠.

그런데 이 영상, 태국 경찰이 찍은 영상입니다.
경찰이 미용실 구석구석을 확인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태국 경찰이 왜 이곳에 나타났을까요?

■ 태국에서 '한국인 미용사'는 불법

이 미용실은 한국인 미용사들이 일하는 곳이었습니다. 남성 2명, 여성 2명이었습니다.
한국인 미용사들이 직접 한국식 헤어스타일을 해준다는 소문에 태국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태국 경찰이 이 미용실을 급습한 이유, 바로 한국인 미용사의 존재 때문이었습니다.
한국인 미용사들은 2가지 불법 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태국에선 외국인에게 허용되지 않는 직업이 40여 개 있습니다.
일단, '1일 1마사지'란 말까지 나올 정도로 태국의 유명 관광 상품이 된 타이마사지,
마사지사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리고, 미용사도 외국인이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니까 이 미용실의 한국인 미용사 4명, 모두 불법 노동을 한 것이죠.
태국 외국인 고용 관련 법안에 따르면, 이런 경우 최대 50,000밧(우리 돈 약 21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되고 태국에서 추방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이들은 태국에서의 정식 노동 허가를 받지 않았습니다. 무비자, 즉 90일까지
체류 가능한 관광 비자로 태국에 들어와서 돈벌이를 한 거죠.
함께 적발된 미얀마인 한 명은 미용사 활동은 불법이었지만 노동 허가는 받았다고 합니다.

한국인 미용사들, 이제 재판을 거쳐 벌금형 등 형량이 확정된 뒤 태국에서 추방 조치될 거로 보입니다.

태국 이민국 경찰에 적발된 한국인 미용사들이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사진 출처:태국 카오솟)

■ 한국인 '꼬마 유령'…머리 손질 한 번에 3,000밧

태국의 매체들은 이 한국인들을 '꼬마 유령'이라고 칭했습니다.
'꼬마 유령', 한국에 불법 체류하는 태국인들을 가리키는 용어였는데,
그 반대의 경우라며 태국인들조차 한국인 미용사는 불법이라는 걸
몰랐을 거라고 설명합니다.
그만큼 한국식 헤어스타일을 홍보하는 미용실이 많기 때문일 겁니다.
그리고 이들에게 머리 손질을 받을 경우 1인당 2,000밧, 우리 돈 약 85,000원 정도에서 많게는 3,000밧, 우리 돈 약 127,000원을 지불해야 한다고 합니다.
한 방송 진행자는 자신이 방송 당일 300밧, 우리 돈 12,600원을 주고 커트를 했다며 너무 비싼 가격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한 이민국 간부는 방송 인터뷰에서, 이들이 한국에서보다 더 적은 급여를 받지만 태국에서는 이 돈으로 충분히 좋은 대우를 받으며 살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인뿐 아니라 중국인 관련 제보도 적지 않다며 수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무단 촬영에 불법 도박 사이트…잇따른 한국인 범죄

그런데 최근 들어 각종 범죄 행위로 태국 당국에 적발되거나 붙잡히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태국 파타야의 한 마사지업소에서 한국인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휴대전화로 생방송을 하는 이른바 '스트리머'로, 방송을 켠 채 이 마사지업소에 무단으로
들어갔는데, 촬영을 허가하지 않는다는 주인의 만류에도 여러 차례 업소로 들어가려
했다는 겁니다. 급기야는 한 고객이 전신 마사지를 받는 곳의 커튼을 열며 촬영했고,
이를 말리던 주인과 몸싸움이 벌어진 겁니다. 업소 주인은 이 남성이 자신을 폭행해 어깨가 탈구됐고, 또 다른 직원의 코뼈를 부러뜨렸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이 남성, 경찰에 연행돼 가는 그 순간까지도 생방송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태국 파타야 한 마사지업소 무단 촬영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한국인 남성. 연행 중에도 휴대 전화로 방송을 계속하고 있다.(사진 출처:태국 카오솟)

■ 'K-컬처' 확산의 중심지 태국…그러나

지난해 12월에는 태국 파타야의 한 주택에서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던 한국인 조직원 13명이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당시 경찰은 PC 24대, 노트북 12대 등을 증거로 압수했습니다.
태국 경찰에 따르면 한국인들이 주 고객인 이 사이트에서 석 달 동안 1억 2천만 밧, 우리 돈 51억 7천만 원 넘는 도박자금, 이른바 '판돈'이 오갔습니다.

재작년부터 한국의 출입국심사 과정 때문에 태국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에 가지 말자, 일종의 반한 감정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사전 심사 제도인 K-ETA도 통과했는데 정작 도착한 인천공항의 출입국 심사 과정에 각종 차별적인 질문을 받은 끝에 입국이 불허됐다는 사례들이
잇따랐기 때문입니다.
"한국에 불법체류 하려는 게 아니라는 걸 어떻게 믿냐"라는 핀잔부터 "예약한 호텔 앞의 나무가 몇 그루냐"라는 질문도 받았다고 합니다.
실제로 한국을 방문하는 태국인 수도 감소 추셉니다.
태국은 'K-컬처' 확산의 중심지입니다.
물론 극히 일부의 사례이긴 하지만 일부 한국인들의 불법 행위 때문에
한국의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는 점은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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