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가디언, 체포 직후 공개한 윤 담화 영상 언급
이코노미스트는 “수사 불응, 정치 양극화에 일조”
이코노미스트는 “수사 불응, 정치 양극화에 일조”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켜 ‘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로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공수처 조사를 마치고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호송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후 수사를 거부하자 해외 언론도 ‘반성 없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외신은 윤 대통령의 ‘버티기’가 길어질수록 정치 양극화가 심해지는 상황도 우려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16일자 사설에서 “윤 대통령 체포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며 “정치와 독립된 공정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체포된 후 녹화영상으로 전한 대국민 담화에서 ‘불법 수사’라고 주장했지만 “진상 규명을 위한 조사에 성실하게 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가 많다. 진상규명을 서둘러야 한다”며 “여소야대 정국으로 교착상태에 빠졌다는 이유로 군까지 동원해 민주주의를 억압하려 한 책임을 엄중히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체포되는 순간까지 반성 없는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윤 대통령이 체포 직후 공개한 녹화영상에서 “나라의 법이 모두 무너졌다”고 말했다며 “윤석열은 한국 정치를 뒤흔들고 동맹국들 우려를 불러일으켜 놓고 아직도 반항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 형사소송법상 피의자를 체포하고 나면 최대 48시간 동안 구금할 수 있지만 윤 대통령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주간지 타임도 “윤 대통령은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일단 수사관들 지시에 따르겠다면서도 반항중”이라며 “그는 계엄 사태 이후로 줄곧 한남동에 있는 언덕 위 요새(관저)에서 은둔해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국의 현직 대통령이 체포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는 사이 북한은 러시아에 군을 파병하고 최근 미사일 도발까지 감행했으며, 동아시아 국가들과 동맹에 회의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 날짜도 다가왔다고도 짚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윤 대통령의 ‘수사 불응’이 한국 사회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윤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여론이 64%로 여전히 높지만 한 달 전(75%)보다는 줄었다는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언급하면서 “윤 대통령의 수사 거부는 지지자들은 더 결집시켰고, 한국 정치를 양극화하는 데 일조했다”고 했다. 또 국민의힘 지지율도 34%로 한 달 전(24%)보다 10%포인트 반등했다면서 “이런 상황이 윤 대통령을 구해주진 않겠지만, 한국의 정치적 갈등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