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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과 관계 설정 숙제
채상병 특검법 등 충돌 불가피
‘친윤’과 갈등, 정치력 시험대
거대야당과 관계도 쉽지 않아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 입장하며 한동훈 당대표 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변은 없었다.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당대표는 2위인 원희룡 후보를 3배 이상의 격차로 따돌리며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을 입증했다. 4·10 총선 참패 뒤 석달여 만에 다시 당을 맡게 된 그에게는 윤석열 대통령을 포함한 당정 관계 재설정과 당내 계파 갈등 해소, 여소야대 정국 운영 등의 과제가 놓여 있다.


한 대표의 압도적인 승리는 국민의힘 당원들의 위기감과 변화 욕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 후보(총 득표율 62.84%)는 당심(62.65%)과 민심(63.46%)에서 모두 6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단판에 승부를 매듭지었다. 2위 원희룡 의원의 득표율(18.85%)은 한 후보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당원들은 총선 패배 뒤 20%대의 지지율에서 허덕이는 윤 대통령 대신 ‘한동훈 대표’라는 변화를 택했다. 총선 참패 패장이지만, 대안 부재 상황에서 그에게 한번 더 기회를 준 셈이다. 한 친한계 의원은 “우리가 총선에 왜 졌느냐. 국민들이 윤 대통령에게 실망했기 때문”이라며 “한 대표가 내건 변화를 당원들이 알아봐준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도 전당대회 뒤 기자들과 만나 “60%대의 압도적 표를 민심과 당심이 줬다. 변화하란 명령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당 대표인 그에게는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불가근불가원으로 관리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이미 윤 대통령과는 김 여사 문제로 인해 신뢰가 깨졌다는 것이 당 안팎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한 대표는 이날도 김 여사가 제3 장소에서 비공개 검찰 조사를 받은 것에 대해 “검찰 수사 방식을 정하는 데 더 국민 눈높이를 고려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기가 3년가량 남은 윤 대통령과 직접 각을 세우고 충돌하는 것은 여권 공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는 일단 대표 수락 연설에서 “윤 정부는 이미 유능하다.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추어올렸다. 이날 저녁 채널에이(A) 인터뷰에서는 “전대 뒤 윤 대통령께 전화드려 통화했다. 윤 대통령이 ‘고생했다. 잘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이미 총선과 전대 과정에서 서로의 속내를 파악한 만큼 한 대표의 차별화 시도로 인한 충돌과 갈등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표적인 것이 ‘채 상병 특검법’이다. 한 대표는 특검에 반대하는 대통령실과 달리 대법원장 등 제3자의 특검 추천을 뼈대로 하는 채 상병 특검법을 제안했다.

친윤계와의 앙금 해소도 과제다. 친윤는 전대 내내 원희룡 후보를 전면에 내세워 한 후보를 거칠게 공격했다. 당내에서는 분당 대회라는 말까지 나왔다. 한 대표는 당선 수락 연설에서 “지난 2007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이명박 후보와의 당내 경선에서 패한 뒤 “경선 과정에서 모든 일을 잊자. 하루아침에 잊을 수 없다면 며칠 걸려서 잊자고 말했다”며 “모든 분과 함께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당에 앞으로 친한이니 친윤이니 정치계파는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추후 한 대표가 임명 가능한 당직인 정책위 의장, 사무총장, 지명직 최고위원을 어떻게 배분할지 관심이 쏠린다.

아울러 패스트트랙 공소 취하 폭로 등 한 대표 자신의 가벼운 이미지와 리스크를 줄이는 것도 과제다. 한 영남권 의원은 “같은 당에서 할 말이 있고 못할 말이 있다. 쏘아붙이는 입이 앞으로도 리스크”라고 말했다.

야권과의 관계 설정은 난제다. 그는 향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다시 마주할 가능성이 크다. 한 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을 전면에 내걸고, 이 전 대표를 “범죄자”라고 말했으나 총선에서 졌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24일 한 대표 등 새 지도부와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등 퇴임하는 지도부를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만찬을 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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