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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헝가리식 '사법부 종속' 방지


독일 연방헌법재판소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정치권이 사법부 독립을 보장하기 위해 헌법재판관 임명절차 등 법관제도를 헌법에 못 박기로 했다. 특정 정치세력이 판사 인사권을 무기로 사법부를 종속시키는 상황을 미리 막겠다는 것이다.

신호등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사회민주당(SPD)·녹색당·자유민주당(FDP)과 제1야당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은 내년 9월 총선 전까지 이같은 내용의 기본법(헌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연방헌법재판소법은 재판관 임기를 12년, 정년을 68세로 정하고 재판관 16명을 연방 하원과 상원에서 절반씩 선출한다고 규정한다. 이런 규정을 일반법에서 헌법으로 옮겨 손대기 어렵게 만든다는 게 여야의 계획이다. 기본법 개정 정족수는 하원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일반법은 과반이다.

독일 정치권이 총선을 1년여 앞두고 헌법 개정에 나선 이유는 국내외에서 극단주의 정치집단이 사법부 독립을 위협할 정도로 세력을 확장했기 때문이다.

폴란드와 헝가리에서는 최근 수년 동안 집권한 극우 민족주의 정당이 판사 임명권을 장악해 사법부를 권력에 종속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스벤 레벤 독일판사협회 대표는 "폴란드와 헝가리 사례는 비자유주의 세력의 계획으로 안정적 법치가 얼마나 빨리 무너질 수 있는지 놀라운 방식으로 보여줬다"고 말했다.

독일에서는 옛 동독 지역을 중심으로 극우 독일대안당(AfD)에 이어 최근에는 급진좌파 신생 정당 자라바겐크네히트동맹(BSW) 지지율이 치솟고 있다. 이날 기본법 개정 합의에서 빠진 두 정당은 이념적으로 반대편에 있지만 둘 다 포퓰리즘 성향에다 러시아 전쟁과 기후정책에 대한 입장 등이 상당 부분 겹친다.

두 정당이 연대하면 의회에서 재적 3분의 2 찬성이 필요한 특정 판사의 임명을 저지할 수도 있다. 연립정부와 CDU·CSU 연합은 상·하원이 각각 판사를 일정 기간 선출하지 못하면 서로 임명권을 넘긴다는 규정도 기본법에 집어넣기로 했다.

슈테판 브란트너 AfD 부대변인은 "헌재는 빨강·노랑·초록(신호등 연정)과 검정(CDU·CSU 연합)의 단일정당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며 "야당이 또 배제된 데서 신호등 연정 아래 비참해진 민주주의 문화를 알 수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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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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