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션 브라운 테톤캐피탈 이사 거버넌스포럼서 작심 발언
“합병 공시 보고 격노해 보유 지분 대다수 장내 매도”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두산그룹 케이스로 본 상장회사 분할 합병 제도의 문제점\'이란 주제로 열린 한국기업거버넌스 포럼 36차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산그룹의 ‘캐시카우’로 꼽히는 두산밥캣(이하 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이하 로보틱스) 간 합병이 기업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불공정 거래라는 비판이 외국인 기관투자자에게서도 제기됐다.

밥캣의 외국인 기관투자자 션 브라운 테톤캐피탈 이사는 22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하 포럼)이 주최한 제36차 세미나에 참석해 밥캣과 로보틱스 간 합병이 두산그룹 대주주에게만 유리한 불공정 합병이라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브라운 이사는 “밥캣과 로보틱스 합병은 날강도 짓”이라며 “현저하게 불공정한 합병 비율로 인해 보유하고 있던 밥캣 지분이 휴지 조각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11일 오후 뜬 합병 공시를 보고 두 눈을 의심했다”며 “특히 합병 비율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두산 그룹이 내놓은 밥캣과 로보틱스 간 합병 비율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산정돼 49 대 51로 결정됐다. 브라운 이사는 이 같은 합병 비율이 로보틱스 기업가치는 지나치게 부풀리고, 밥캣 기업가치는 평가절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브라운 이사는 “미국에서 흔히 합병 비율 산정에 활용하는 기업가치(TEV·Total Enterprise Value)를 기준으로 자체 산정한 밥캣의 적정 기업가치는 순현금을 더해 약 15조원이고, 로보틱스는 7천억원에 불과하다”며 “적정 합병비율이 96 대 4인데, 49 대 51로 합병비율이 결정되며 밥캣 주식은 휴지 조각이 됐다”고 했다.

합병의 근거에 대해서도 두산 그룹 측으로부터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게 브라운 이사 주장이다. 브라운 이사는 “합병 공시 다음 날인 12일 외국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합병 이유를 물으니 시너지 효과라고 대답하면서도, 시너지 효과의 가치가 어느 정도이고 가치 실현 시점은 언제인지 물으니 아직 추산한 내역이 없어 알 수 없다고 해 어이가 없었다”고 했다.

결국 테톤캐피탈은 보유 지분의 대다수를 12일 장내 매도했다. 브라운 이사는 “11일까지만 해도 유의미한 수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합병 결정과 이에 대한 그룹 설명에 격분해 대다수 지분을 장내 매도해버렸다”고 말했다.

이번 합병의 가장 큰 수혜자는 두산 그룹의 대주주라고도 지적했다. 브라운 이사는 “누구를 위한 결정인지 물었을 때 돈 한 푼 안 내고 밥캣 지분율을 14%에서 42%로 끌어올린 ㈜두산이 실질적 수혜자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사회가 이런 안건을 통과시킨 데 대해 실망스럽고, 배신감을 느낀다”고 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두산 그룹이 제출한 분할합병·주식교환 증권신고서가 주주에 대한 위험 고지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천준범 변호사(포럼 부회장)는 “증권신고서 검토 결과, 두산에너빌리티와 밥캣 주주가 분할합병과 주식교환으로 받게 될 로보틱스 주식의 초고평가 상태와 주가 하락 가능성이 가장 큰 위험임에도 변동성이 있을 수 있다는 수준으로 추상적으로만 기재돼 있다”며 “특히 협동로봇 시장 성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을 기재하면서도 이를 주가 하락 가능성과 연결지어 구체적으로 위험을 고지하지 않은 점은 증권신고서 상 중요 사항 누락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천 변호사는 “금감원이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해야 한다”며 “로보틱스의 실적 대비 주가 고평가 상태로 인한 위험을 요약에 해당하는 핵심투자위험 최상단에 배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264 수심위, '명품백 의혹' 김여사 불기소 권고…무혐의 처분 수순(종합) new 랭크뉴스 2024.09.06
44263 정재용 "추산 채무만 2억…막일해서 딸 양육비 댈 것" 충격 근황 new 랭크뉴스 2024.09.06
44262 대검 수심위까지 “김건희 불기소”…김 여사 변호인·수사팀 주장 그대로 수용 new 랭크뉴스 2024.09.06
44261 졸전 이어 김민재-붉은악마 갈등까지... '분위기 바닥' 홍명보호, 오만 원정 어쩌나 new 랭크뉴스 2024.09.06
44260 ‘배달원 사망’ 음주 DJ, 2심서도 징역 15년 구형 new 랭크뉴스 2024.09.06
44259 “성평등 퇴행시킨 윤 정부가 공범”…딥페이크 대응 집회에 모인 시민들 new 랭크뉴스 2024.09.06
44258 윤 대통령, 기시다와 마지막 정상회담…“긍정적 모멘텀 계속 이어가야” new 랭크뉴스 2024.09.06
44257 尹 “한일 관계 발전은 역사적 책무” 기시다 “비 온 뒤에 땅 굳어” new 랭크뉴스 2024.09.06
44256 의료계, 의정협의체 제안에 신중…“원점 재검토 우선, 전공의·의대생 의견 들어야” new 랭크뉴스 2024.09.06
44255 "두려움 없는 일상 쟁취"… '딥페이크 성범죄' 규탄 집회, 금요일 밤 보신각에 1000명 모였다 new 랭크뉴스 2024.09.06
44254 기시다도 깜짝 놀란 '윤석열식 대일외교'‥지난 2년 손익 따져보니 new 랭크뉴스 2024.09.06
44253 미국 8월 고용 14만2000명↑…시장 예상 하회 new 랭크뉴스 2024.09.06
44252 수심위, 김 여사 불기소 권고…여당 “존중” 야당 “짜고치는 고스톱” new 랭크뉴스 2024.09.06
44251 의료공백 ‘4자 협의체’ 급물살 탔지만…동상이몽 여전 new 랭크뉴스 2024.09.06
44250 이재명 "김문기와 골프·낚시, 팩트 같다…그래도 기억 없어"(종합) new 랭크뉴스 2024.09.06
44249 민주노총 조합원, 이순신 동상서 한일회담 반대 기습시위 중 체포 new 랭크뉴스 2024.09.06
44248 한일, 제3국서 위기시 국민보호 돕는다…재외국민보호각서 체결(종합2보) new 랭크뉴스 2024.09.06
44247 [단독] 10대 성매매에 조폭까지…신종 범죄 판치는 북한 new 랭크뉴스 2024.09.06
44246 "믿고 뛰어내려" 불길 치솟는 2층 창고에 갇힌 초등학생, 경찰관들이 온몸으로 받았다 new 랭크뉴스 2024.09.06
44245 작년 200만명이 치료받은 이 병…"환절기엔 감기로 착각" [건강한 가족] new 랭크뉴스 2024.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