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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 이뤄졌는지 근본적 문제 제기”…회비 납부 결론 못 내
파업 3주차, 임금 교섭 재개…현대차는 회비 가장 먼저 납부
‘파업 승리’ 다짐하는 삼성전자 노조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삼성세미콘 스포렉스에서 22일 오전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총파업 승리 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이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 회비를 낼지 여부를 두고 고심에 들어갔다. 과거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에 휘말렸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한경협으로 이름을 바꿔 재출범한 지 약 1년 만이다.

삼성의 독립 감시기구인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는 22일 해당 안건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한경협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단행해온 쇄신 조치가 정경유착 우려를 온전히 떨쳐내기에는 미흡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찬희 준감위 위원장(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3기 정례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해당 사안에 관해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한경협이 과연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인적 쇄신이 되었는지에 대해 위원들의 근본적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밝혔다.

삼성은 현대차·SK·LG 등과 함께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이후 전경련을 탈퇴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한경협으로 재출범하자 회원 명단에 이름만 올리는 식으로 다시 가입했다. 한경협은 지난 4월 삼성을 비롯한 4대 그룹에 35억원 회비 납부 공문을 발송했다. 과거 전경련 시절 약 100억원에 달하던 것에 비해 대폭 낮아진 금액이다.

명단에 이름만 올린 ‘형식상 회원’과 달리, 회비를 낸다는 것은 한경협을 기업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로 인정하고 그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단 의미를 갖는다. 삼성이 한경협에 회비를 납부하려면 준감위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회비가 그룹사에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과거 국정농단 사건에 전경련과 함께 연루됐던 트라우마 때문에 간단히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경협은 재출범 이후 류진 풍산그룹 회장을 수장으로 올리고 윤리위원회 강화 등 조직개편 작업도 거쳤다. 류 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4대 그룹과 대화를 많이 하고 있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좋은 소식이 올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전경련에서 한경협으로 변한 이유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겠다는 것이었는데, 현재 인적 구성이나 물적 구성에 있어 정경유착 고리가 끊겼는지에 대해 근본적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조직의 간판만 달라졌을 뿐 본질적인 구성 요소가 전경련과 대동소이하다면, 정부 민원창구 역할을 하던 구태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읽히는 대목이다.

4대 그룹 중 현대차가 가장 먼저 한경협 회비를 냈으며, SK와 LG는 내부 검토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준감위는 이날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삼성SDI·삼성전기 등 7개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들과도 간담회를 하고 그룹 노사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 위원장은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한 건 아니고 원칙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노사 문제는 이제 삼성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는 올해 노사 임금교섭 파행으로 지난 10일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전삼노는 이날 기흥캠퍼스에서 총파업 궐기대회를 열기도 했다. 노사는 23일 임금교섭을 재개한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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