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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상황이 다르다는 의견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21일(현지시간) 대선 후보 사퇴 선언은 당내 경선 승리 후 사퇴로는 미국 역사상 최초다. 다만 현직 대통령의 재선 도전 포기 사례로는 처음이 아니고 56년 만이다. 특히 이런 사례는 75년 사이 민주당에서만 두 차례 나왔는데 모두 대선에서 패배했다. 이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지만 “상황이 다르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재선 포기한 존슨·트루먼…정권도 교체
1968년 3월 린든 존슨 대통령이 재선 포기를 선언하고 있다. 린든 존슨 기념관 페이스북 캡처

가장 최근 사례는 1968년 린든 존슨 대통령이다. 존슨 대통령은 당시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신승한 후 재선 포기를 선언했다. 그는 당시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약 50%의 득표율로 승리했지만 경쟁 후보였던 유진 매카시 상원의원이 예상보다 높은 표(42%)를 받으며 선전했다. 현직 대통령으로선 사실상 패배에 가까웠고 존슨 대통령은 곧이어 재선 포기를 선언했다.

이보다 앞서 1952년 한국전쟁과 부정부패 스캔들로 인해 지지율 하락세가 뚜렷했던 해리 트루먼 대통령도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패배한 뒤 재선 도전을 포기했다.

하지만 이들을 대신한 애들레이 스티븐슨 일리노이 주지사와 휴버트 험프리 부통령은 각각 1952년·1968년 대선에서 졌다.

CNN은 이를 두고 “더 젊은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나을 것이라는 일부 민주당원들에게 경고의 신호”라며 “공화당은 재선을 포기한 대통령이 나온 최근 두 번의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지적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에서 가장 늦게까지 당내 경선에 참여했다가 후보에서 물러났다.

트루먼 전 대통령의 경우 임기를 297일, 존슨 전 대통령의 경우 295일 각각 남겨놓고 재선 도전을 포기했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임기를 183일 남겨 놓고 결단했다. 특히 전당대회가 열리기까진 29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이 대선에 대비할 시간이 적은 셈이다.

바이든, 트루먼·존슨 때와는 다르다는 의견도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1951년 국정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AP뉴시스

우려와 달리 상황이 그때와 다르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대통령 역사학자인 팀 나프탈리 역시 뉴욕타임스(NYT)에 “사실과 역사는 실제로 반복되지 않는다”며 “오늘날 상황은 상당히 다르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트루먼과 존슨 전 대통령의 재선 포기는 외부적인 요인이 컸다.

트루먼 전 대통령은 당시 장기화된 한국전쟁 등으로 인해 지지율이 바닥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트루먼 전 대통령의 1952년 2월 지지율은 갤럽 조사 기준 22%였다. 이는 역대 최저 기록이다.

존슨 전 대통령의 재선 포기엔 베트남 전쟁이 악영향을 끼쳤다. 특히 1968년 1월 북베트남과 베트콩의 구정 대공세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남베트남의 수도인 사이공(현 호치민)의 미국 대사관이 베트콩에게 공격당하는 장면이 생중계되며 반전 시위에 불을 붙였다.

이들의 대선 포기는 지지율 하락 속에 경선 패배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조치였다. CNN은 “트루먼과 존슨은 모두 재선 캠페인을 종료함으로서 치열한 예비선거를 피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을 사실상 확정지은 상태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들과 달리 사퇴에 대한 실질적인 압력도 받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도 5월 기준 39%로 트루먼 전 대통령보다 훨씬 높은 편이다.

1952년 대선과 1968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패배 역시 피하기 어려웠다는 의견도 나온다. 1952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상대는 2차 세계 대전의 전쟁 영웅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였다. 또 프랭클린 루스벨트부터 이어지는 민주당 정권 20년에 대한 피로감도 적지 않았다.

1968년 대선에서 민주당은 베트남 전쟁 등을 두고 분열됐다. 당시 유력 주자였던 로버트 F. 케네디 상원의원은 캘리포니아 예비선거 이후인 6월 5일 암살당했다. 이후 인종차별주의자였던 조지 윌리스 앨라배마 주지사는 제3당 후보로 나서 남부 민주당 표를 잠식했다.

이같은 악재에도 민주당 후보로 나선 휴버트 험프리 부통령은 공화당의 리처드 닉슨 전 부통령을 상대로 0.7%포인트차로 석패했다. 선거인단 차이는 컸으나 일리노이, 캘리포니아, 오하이오주 등 접전지에서 대부분 한 자릿수 격차로 패배한 탓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루먼이나 존슨이 재선 출마를 했을 때 더 나았을 것인지 알 수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이들도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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