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직 사퇴에 따라 후보 자리를 물려받을 것으로 유력시되는 카멀라 해리스(59) 부통령은 가는 자리마다 ‘최초’ 기록을 세운 인물이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최초 흑인 여성 검찰청장과 캘리포니아주 최초 흑인 여성 검찰총장을 역임했고, 지금은 최초 흑인 여성 미국 부통령이자 최초 흑인 여성 상원의장(부통령의 당연직 겸직)이다. 최초의 흑인 여성 미국 대통령 기록까지 세운다면 그야말로 역사적 인물이 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1964년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자메이카 출신 경제학자인 아버지와 인도 출신 유방암 연구자인 어머니(2009년 별세) 사이에서 태어났다. 인종은 흑인으로 분류된다. 그는 자서전 ‘우리가 가진 진실’에서 어렸을 적 자신을 흑인 민권운동 시위 현장에 데리고 나간 부모가 자신의 롤모델이라며, 변호사 자격을 딴 것도 정치인이 된 것도 부모의 영향이라고 했다. 부모는 7살 때 이혼했고, 해리스는 12살에 어머니를 따라 캐나다 몬트리올로 이주해 고등학교까지 마쳤다. 그는 자서전에서 “엄마는 자신이 두 딸을 기른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엄마는 자신의 제2의 조국(미국)이 마야(해리스 부통령 동생)와 나를 흑인 소녀들로 여길 것이라는 점을 알았으며, 우리를 자신감 있고 자랑스러운 흑인 여성들로 키우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흑인 명문대인 하워드대에 이어 캘리포니아주립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1990년 오클랜드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가정폭력과 아동 학대 사건 등을 다루며 자신을 진보적 검사로 스스로 규정해온 그는 샌프란시스코 검찰청장과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 등으로 선출되며 승승장구한 뒤 2016년 캘리포니아에서 상원의원으로 당선됐다. 상원 법사위에서 활동하며 자신과 같은 날 선거에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정부 인사들을 청문회 등에서 강하게 몰아붙이며 명성을 쌓았다.

하지만 2020년 대선을 위한 민주당 경선에 뛰어들었다가 좌절을 겪었다. 2019년 민주당 경선 주자 토론회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공격하며 한때 인기가 오르기도 했으나 점점 하위권으로 밀리다가 그해 12월 경선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고령 논란에 시달리는 자신보다 22살 적은데다 흑인·여성이라는 상징성도 있는 그를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지명하면서 오늘날 그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유력한 지위에 오르는 기반을 닦아줬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금 자리에서는 눈에 띄는 활동을 하지는 않았다. 부통령실 직원들이 줄줄이 퇴직하면서 그의 지도력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부통령 임기 초반에 뉴욕타임스 등은 그가 캘리포니아 검찰에 있을 때 부하 직원들과 화합하지 못하는 등 성품을 둘러싼 논란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부통령 역할이 미미하다는 지적에 바이든 대통령은 골칫거리인 이민 문제를 그에게 전담시키기도 했다. 또 해리스 부통령은 2022년 6월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임신중지를 헌법적 권리로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례를 49년 만에 폐기하자 이 문제에 집중하면서 민주당 지지층과 여성들에게 호소하는 행보를 보였다.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되면 그가 “김정은 등 독재자들과 친하다”는 이유 등으로 거침없는 비판을 가해온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날카롭고 뜨거운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유세에서 “트럼프는 취임 첫날 독재자가 되겠다, 법무부를 정적들에 대한 무기로 쓰겠다, 평화 시위를 진압하고 참가자들을 나라 밖으로 추방하겠다, 심지어 미국 헌법을 폐지하겠다고 했다”고 비판했다. 그 직전에는 뉴욕 맨해튼형사법원에서 유죄 평결을 받자 반발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사기꾼은 들키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2022년 9월에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을 만났다. 당시 비무장지대를 방문해서는 북한에 대해 “잔인한 독재, 만연한 인권 침해,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불법적인 무기 개발”을 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북한이 더 이상 위협이 되지 않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068 [속보] 윤 대통령, 안창호 인권위원장·김용현 국방부 장관 임명 랭크뉴스 2024.09.06
44067 尹지지율 23%…차기 대통령감 이재명 26% 한동훈 14% [한국갤럽] 랭크뉴스 2024.09.06
44066 윤 대통령, 김용현 국방장관- 안창호 인권위원장 임명 재가 랭크뉴스 2024.09.06
44065 용산 "2026년 의대증원 조정가능…여야의정협의체서 제로베이스 논의"(종합) 랭크뉴스 2024.09.06
44064 정부 의대증원 대응 잘못됐다 64%···3월 대비 15%p↑[갤럽] 랭크뉴스 2024.09.06
44063 당정 "2026년도 의대정원 조정 가능…여야의정 협의체 환영" 랭크뉴스 2024.09.06
44062 추경호 입장 바꿨다... 응급실 대란 우려에 "의료개혁 원점 논의 가능" 랭크뉴스 2024.09.06
44061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 23% 유지‥'의대 증원' 부정평가 9%p 올라 랭크뉴스 2024.09.06
44060 [속보] 윤 대통령, 김용현 국방부 장관·안창호 인권위원장 임명안 재가 랭크뉴스 2024.09.06
44059 감사원 “대통령 관저 이전 감사에서 법규 위반 확인” 랭크뉴스 2024.09.06
44058 검찰, ‘여신도 성폭행’ JMS 정명석 항소심서 징역 30년 구형 랭크뉴스 2024.09.06
44057 복지부 책임자 경질론에 조규홍 "자리에 있는 한 의료개혁 완수" 랭크뉴스 2024.09.06
44056 '응급실 뺑뺑이' 영상 튼 이재명 "죽어도 되는 응급환자는 없다, 용산은 보고, 사과하라" 랭크뉴스 2024.09.06
44055 대통령실 “여·야·의·정 협의체 ‘긍정적’... 의료계, 대화 테이블 우선 나와야” 랭크뉴스 2024.09.06
44054 대통령실 이전 ‘특혜 계약’ 확인…감사원 “위법사항 다수 적발” 랭크뉴스 2024.09.06
44053 [영상]"아파트 외벽에 숨은 알몸 남자, 왜?"…남편 조기 퇴근에 내연남 결국 랭크뉴스 2024.09.06
44052 "손동작 주의하라고?" 또 '여성혐오' 논란 휩싸인 서울우유 랭크뉴스 2024.09.06
44051 국민의힘 공천 심사 배제 안상수 “강화군수 무소속 출마 검토” 랭크뉴스 2024.09.06
44050 [속보] 대통령실 “의료계 안 제시하면, 2026년 의대 정원 제로베이스에서 논의” 랭크뉴스 2024.09.06
44049 '빅컷' vs '베이비컷'…美 9월 금리 인하 앞두고 의견 엇갈려 랭크뉴스 2024.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