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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만 52번 언급하고 美 통합 강조하던 온화한 모습 다시 사라져

미국인으로서 우리는 하나의 운명, 공동의 운명으로 묶여 있습니다. 우리는 함께 일어나야 합니다


지난주 나흘간 열린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공화당의 대선 후보 자리를 수락하는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연설 내내 불화와 분열을 치유해야 한다며 줄곧 통합을 강조했고 언론들도 총격 사건 이후 달라진 그의 연설을 조명했으나, 며칠이 지나지 않아 우리가 알던 ‘막말 트럼프’로 돌아왔다.

21일(현지 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퇴를 결정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장 먼저 보인 반응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는 반응이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미 사퇴한 바이든에게는 물론 후보 1순위로 거론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향한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다. 전당대회 때 보여준 통합의 모습은 사라지고 그 전보다 더 광범위하게, 후보 뿐만 아니라 민주당 전체를 싸잡아 욕설을 퍼붓고 있다.

공화당 미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 계정에서 “사악한 조 바이든은 처음부터 대통령에 될 자격이 없었고, 당연히 대선에 출마할 자격도 없었다. 그는 결코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라며 “우리는 그의 재임 기간동안 큰 고통을 겪었지만 그가 입힌 피해는 매우 빠르게 회복할 것이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라고 썼다. 또한 CNN 방송에 출연해서는 “바이든보다 해리스를 이기는 게 더 쉬울 것”이라며 비꼬았다.

잇따라 글을 올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기꾼 조가 코로나에 걸린 것은 맞냐”며 좌파가 누구를 내세우든 똑같은 사람”일 것이라고 썼다. 민주당 책임론도 거론했다. 그는 “사기꾼 조 바이든과 싸우는데 시간과 돈을 써야 해야 했다”며 “그의 주변 사람들과 의사, 가짜 뉴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이 될 능력이 없었던 것을 알고 있었던 만큼 공화당에 사기에 대한 피해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맹비난은 사실 주말새 먼저 시작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일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러닝메이트가 된 JD 밴스 오하이오주 상원의원과 첫 합동 유세에 나섰다. 미시간주는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때는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주요 경합주라서 전당대회 이후 곧바로 표심 잡기에 나선 것이다.

2시간 동안 진행한 유세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당대회 동안 못했던 욕설을 모조리 내뱉는 듯 민주당 인사들을 비방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IQ가 70이라 다른 나라 지도자들에 따라가지 못해 멍청하고 무능하다고, 커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는 미쳤거나 제정신이 아니라고 했다. 민주당 주요 인사인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에 대해서도 “빈대처럼 미쳤다, 개처럼 바이든을 공격했다” 등의 욕설을 이어갔다. ABC 뉴스는 이날 연설에 대해 중요한 내용은 민주당에 대한 욕설 뿐이었다고 전했다.

전당대회에서 후보직을 수락하며 역대 최장 93분이라는 시간 동안 진행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의 새로워진 모습에 주목했었다. ‘아메리카’와 ‘아메리칸’이라는 단어만 52번 언급하고, 연설 도중 묵념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며 미국 내 통합을 강조했다. 당초 수락 연설은 기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언행대로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비판에 집중됐으나 그의 피격사건 직후 폐기돼 통합을 주제로 재작성된 것이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 이후 ‘대세론’이 형성되자 상대방을 무작정 비난하는 네거티브 선거전략을 버리고 중도층 표심 공략에까지 나섰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철이 든 것’ 같았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은 잠깐 뿐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온화하고 부드러웠던 그의 모습은 사라졌다”며 “사퇴로 어수선한 민주당을 즐겁게 비웃었다. 엄숙하게 통합을 강조했던 연설 대신 곧 경쟁자를 비방하는 그의 단골 레퍼토리로 돌아왔다”고 비교하며 전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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