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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클라우드 오류에 사회 마비
MS “우리 사고는 아냐” 선긋기
시장 규모 지난해 922조5600억
‘클라우드 안전성·책임’ 도마 위
마이크로소프트(MS) 클라우드는 최고 수준의 보안을 제공해 신뢰할 수 있다며 누리집에 공개한 이미지. 엠에스 누리집 갈무리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각) 전세계를 강타한 ‘마이크로소프트(MS·엠에스)발 장애 사태’ 이후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시대의 먹통 공포’가 커지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로 들어서면서 갈수록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 클라우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문제가 생기면 항공과 방송, 금융 시스템까지 순식간에 무력하게 마비된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한 때문이다. 엠에스는 “우리가 낸 사고가 아니”라며 선 긋기에 나섰지만 전문가들은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우려한다.

이날 국내뿐 아니라 미국,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독일에서 항공편이 지연·결항되고 영국 방송사가 생방송을 못하는 등 ‘시스템 먹통’ 현상이 발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긴급 조사 결과, 엠에스 클라우드 ‘애저’의 자체 오류가 먼저 발생했고, 이를 복구한 뒤 보안 제품 업데이트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국내 대부분의 시스템은 20일 새벽에 복구가 완료됐지만 일일이 수작업으로 잘못 업데이트된 파일을 삭제해야 해 전세계적인 복구 작업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엠에스는 20일 성명을 내 “18일 보안회사인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한 업데이트 문제가 850만대의 윈도 기기에 영향을 미쳐 수많은 기업에 혼란을 일으켰다”며 “이는 (보안회사가 일으킨 사고로) 우리가 낸 사고는 아니지만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므로 고객 지원에 나설 것”이라 밝혔다. 앤 존슨 엠에스 부정보보안책임자는 “자동차에 오염된 연료를 넣어 엔진이 영향을 받은 셈”이라 설명하기도 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수많은 서버를 보유한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한다. 기업이 각자 전산센터를 만들어 거대 인공지능 모델 등을 돌릴 여력이 없을 경우 빅테크가 제공하는 클라우드는 좋은 대안이다. 하지만 ‘가상 서버 환경’이다 보니 접속이 되지 않는다면 방법이 없다.

그렇다면 ‘멈춘 엔진’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할까. 엠에스조차 이번 사고에 대해 “이와 같이 중대한 사고는 드물다”고 논평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명주 서울여대 교수(정보보호학)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전산센터를 따로 운영하지 않고 클라우드만 쓰는 기업의 경우 클라우드가 마비되면 업종을 가리지 않고 ‘스톱’(멈춤)돼 기다리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인공지능 시대에 클라우드 수요가 폭발하고 있어 이런 위험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보안 컨설턴트 트로이 헌트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역사상 가장 큰 정보통신(IT) 시스템 중단을 목격했지만 실제로는 빙산의 일각을 보기 시작했을 뿐”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엠에스가 전세계 60개 이상의 지역에 둔 300개 이상의 데이터센터를 표시한 지도. 엠에스 누리집 갈무리

클라우드 서비스의 안정성과 책임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내의 한 보안 기업 관계자는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들이 영업을 할 때면 개별 기업이 별도로 전산센터를 운영하느라 보안, 전력, 인력 등에 투자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인터넷 기업 관계자는 “피해 기업들이 소송에 나설 경우 책임 소재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나 구글에 비해 후발 주자로 클라우드 시장에 뛰어든 엠에스는 오픈에이아이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챗지피티를 독점적으로 탑재하게 되면서 무섭게 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커낼리스는 올 1분기 전세계의 클라우드 서비스 지출 규모가 798억달러(약 111조417억원)에 이르며 엠에스를 비롯해 아마존웹서비스, 구글 등 상위 3대 빅테크가 시장의 66%를 점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분기 엠에스의 호실적을 이끈 것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1% 증가한 클라우드 매출이었다. 전세계 60여개 지역에 300여개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인 엠에스는 보안을 위해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며 ‘안전성’을 최대 장점으로 홍보해왔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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