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대학교에 놓인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안내 배너. 연합뉴스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을 하지 않고 직장을 구하지도 않는 이들이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고용시장이 얼어붙었던 2021년 이후 처음 '대졸 이상 비경제활동인구'가 400만 명을 넘어서면서다.

21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를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전문대를 포함한 대졸 이상 비경제활동인구는 월평균 약 405만8,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7만2,000명 정도 증가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사람을 뜻한다. 1999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상반기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숫자다.

같은 기간 전체 비경제활동인구가 월평균 1,617만 명 수준인 것을 감안할 때 4명 중 1명은 대졸 이상 고학력자인 셈이다. 상반기 비경제활동인구 자체는 2022년부터 3년째 줄어들고 있는 양상이나, 반대로 이 중에서 대졸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늘어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25.1%로 나타나면서 처음 25%를 넘어섰다.



특히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대졸 비경제활동인구가 청년층(15~29세)에서 많아진 영향이 크다. 올해 상반기 청년층 대졸 이상 비경제활동인구는 월평균 59만1,000명으로 전년 대비 7,000명 늘었다. 통계청은 20대 후반을 중심으로 고학력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고 있는데, 최근 1년 이내 일을 했거나 구직을 한 경험이 있는 이들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고학력자일수록 상대적으로 질이 좋지 않은 일자리를 경험한 뒤, 구직을 포기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취업한 경험이 있는 청년 376만5,000명 중 31.4%(118만1,000명)의 첫 일자리는 '계약기간 1년 이하의 임금근로'였다.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대 비중이다.

정부는 앞서 "5월 청년층 고용률은 46.9%, 경제활동참가율은 50.3%로 역대 3위"라며 "특히 상반기 핵심취업연령층인 20대 후반 고용률은 72.7%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고 자평한 바 있다. 그러나 계약기간 1년이 넘는 임금근로 일자리가 청년 첫 일자리인 경우는 5월 기준 5.8% 수준에 그치는 등 양질의 일자리 부족에 따른 '미스매치'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일보

세종= 이유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