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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조사 ‘총장 패싱’ 논란
앞서 ‘김건희 소환’ 강조해 와
총장엔 ‘수사지휘권 없다’ 명분
대검 “정상 절차 아냐” 불쾌감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지난달 16일 새벽 경기 성남 서울공항으로 귀국해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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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이 김건희 여사를 검찰청사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비공개 출장조사’하고, 이원석 검찰총장에게 사후 보고하자 대검찰청이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이 총장은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며 검찰청사로 김 여사를 불러 조사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힌 바 있다. 김 여사 조사시간도 사건당 5시간 안팎에 불과해 충분한 조사가 이뤄졌는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헌정사상 첫 영부인 조사, 검찰총장은 몰랐다

20일 오후 1시30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김 여사를 조사한 곳은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나 다른 검찰청이 아닌 제3의 장소였다. 검찰 쪽에서는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 및 김승호 형사1부장과 각 부 검사 등이 참여했다.

검찰은 오후 1시30분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약 5시간 동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조사했고, 약 1시간30분 동안 저녁 식사 시간을 가진 뒤 저녁 8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20분까지 약 5시간20분 동안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사건을 조사했다. 두 사건 모두 비슷한 시간 동안 조사가 진행된 셈이다.

서울중앙지검이 이 총장에게 김 여사 조사 사실을 보고한 것은 조사 시작 10시간이 다 되어가던 이날 밤 11시20분께라고 한다. 이 총장은 이런 사실을 보고 받은 뒤 주변에 불쾌한 심경을 밝혔다고 한다. 한 대검 간부는 한겨레에 “총장이 수차례 (김 여사 조사와 관련해) 예외나 성역, 특혜가 없을 거라고 말씀했던 것처럼 조사 방식과 시기는 중요한 검토 사항”이라며 “조사 마무리 단계에서 조사 방식 등에 대해 보고가 된 것이니 정상적인 절차 등을 거쳐 (보고가) 이뤄진 거라고 보기 어렵다. 이 총장이 이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서울중앙지검은 문재인 정부 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에서 배제한 이후 검찰총장은 이 사건 수사지휘권이 없으므로 보고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김 여사) 변호인 쪽은 명품가방 사건에 대해서는 서면조사만 받겠다는 입장이었다. 명품가방 사건에 대한 대면조사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총장께 사전 보고할 수 없었다”며 “도이치모터스 사건 대면조사가 끝난 뒤 김 여사 쪽을 설득해 명품 가방 사건까지 조사하게 됐고, 이에 따라 이 총장에게 보고했다”고 말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만 조사하고 마무리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 총장에게 보고가 어려웠다는 뜻이다.

또 서울중앙지검 역시 검찰청사에서 조사하기를 원했지만, 경호 등을 우려하는 김 여사 쪽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조사 자체가 불발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컸던 거로 알려졌다. 하지만 제3의 장소에서의 조사가 특별대우가 분명한 만큼 김 여사 조사의 방식을 둘러 싼 논란은 계속될 거로 보인다.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이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조사 앞두고 70쪽 서면진술서 제출

조사 시간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식사 시간 등을 제외하면 두 사건 조사에 걸린 시간은 10시간20분 가량이다. 진술조서 확인에 소요되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충분한 조사가 이뤄지기엔 부족한 시간이다.

특히 조사 분량이 많을 수밖에 없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조사에 5시간 밖에 걸리지 않아 해명 위주의 조사가 이뤄진 것이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검찰 쪽은 김 여사가 조사에 앞선 이달 중순께 70쪽 가량의 서면답변서를 제출해 이를 기반으로 충분한 조사를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앞서 검찰은 김 여사에게 2021년 12월과 지난해 상반기, 두 차례에 걸쳐 서면 질의서를 보냈다. 김 여사 쪽은 2021년 12월께 10여쪽 분량의 첫번째 서면답변서를 제출했지만, 두번째 질의서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조사를 앞둔 이달 중순에 70쪽 분량의 두번째 서면답변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 답변서를 바탕으로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매수·매도한 경위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에게 계좌를 맡긴 이유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는 ‘포장지 안에 든 내용물이 무엇인지 확인한 뒤 돌려주라고 지시했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고수했다고 한다. 또 최 목사의 ‘김창준 전 미국 하원의원 국립묘지 안장 청탁’에 대해서는 “보고 받지 못했다”고 이번 조사에서 밝혔다.

검찰은 두 사건 모두 속도를 내 조만간 결론을 내린다는 입장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9월12일 항소심 선고가 예정되어 있어 검찰이 이 이후 김 여사의 처분을 결정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 바 있다. 하지만 검찰은 김 여사에 대한 직접 조사를 마친 만큼 항소심 선고와 무관하게 처분을 결정할 계획인거로 알려졌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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