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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간주 대선 후보 첫 공식 연설]
트럼프, 통합 대신 분열 언어 쏟아내
"시진핑, 푸틴 똑똑하고 조국 사랑해"
민주당·정적에는 "멍청" "개" 막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20일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에서 열린 첫 공식 유세 도중 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그랜드 래피즈= AFP 연합뉴스


'분열의 정치'가 다시 미국에 번지고 있다. 미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입을 통해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그간 미국과 적대적인 지도자를 향해 우호적인 발언을 쏟아내더니, 미국 내 정적을 향해서는 거침 없는 막말을 이어갔다. '예측 불허' 트럼프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미국 정치는 물론 동맹국까지 혼돈으로 이끌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미시간주(州) 그랜드 래피즈에서 러닝메이트가 된 JD 밴스 부통령 후보와 함께 공식 후보 선출 후 첫 유세에 나섰다. 미국 중북부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공업지대)' 지역인 미시간주는 미 대선 결과를 좌우하는 '경합주'로 분류되는 곳이다.

"김정은과 잘 지내는 일은 좋은 일"

19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4 미 대선 공화당 후보 지명을 수락한 전당대회 보도가 TV 중계되고 있다. 뉴스1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호의적 관계를 과시하며 "잘 지내는 일은 좋은 일이지 나쁜 일이 아니다"라며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암시
했다. 과거 대화를 언급하며 "김정은에게 '이미 핵무기를 너무 많이 갖고 있으니 긴장 풀라'면서
나중에 (뉴욕) 양키스나 미시간 야구 게임을 볼 수 있을 것이라 했다
"고 말했다. 다만 대화를 나눈 시점 등을 밝히지는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틀 전 후보 지명 때도 "재선에 성공하면 김정은과 잘 지낼 것"이라 밝혔다. 2019년 판문점 남북미 회동 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따라 나는 그(김 위원장) 역시 미국에 매우 오고 싶어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언급한 적도 있다.

미국과 적대적 관계에 놓인 국가의 '스트롱맨(강력한 독재자)'과 철권 통치도 옹호했다. 미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똑똑하고 강하며 조국을 사랑하는 사람"이라 치켜세웠다.
특히 시 주석에 대해 "철권으로 14억 명의 사람을 통제하는 뛰어난 사람"이라며 "시 주석이 바이든 같은 사람을 '아기(baby)'처럼 보이게 한다"고 바이든 정부를 조롱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당시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센토사=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멍청한 바이든, 미친 해리스" 여전한 막말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18일 행사가 열린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포럼의 대형 스크린에 지난 13일 피격으로 총상을 입고 유세 무대를 떠나며 주먹을 흔드는 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을 성조기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비치고 있다. 밀워키= 권경성 특파원


정적을 향해서는 '막말 본능'이 되살아났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
트럼프가 바이든을 '멍청한(stupid)' 사람으로, 해리스를 '미친(crazy)' 사람으로 거듭 언급
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정부를 비판하는 대목에서는 백악관에 있는 이들을 "정말 낮은 IQ의 사람들"이라며 "미국이 어리석고 멍청한 사람들이 다스리는 나라"라고 힐난했다. 근거 없이 바이든 대통령의 IQ가 약 70이라 주장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설득하는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두고 "바이든을 개처럼 배신했다"고 조롱했다.

특유의 거친 언어로 2020년 대선 승리를 빼앗겼다는 거짓 주장도 되풀이
했다.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등으로 자신에게 덧씌워진 4건의 형사 기소를 두고 "급진 좌파 민주당원, 마르크스주의자, 공산주의자, 파시스트가 나를 기소할 때마다 큰 명예의 상징으로 여긴다"면서 여전히 반대 편의 정치적 탄압이자 사법 무기화로 규정했다. 불법 이민에 대해서는 "범죄자들이 미국에 내던져지고 있다"며 혐오를 조장했다.

불과 이틀 전만 해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당대회에서 후보 지명을 수락하며 "미국 절반이 아닌, 미국 전체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피격 사건 이후 '트럼프 대세론'이 힘을 얻자 상대편을 공격하는 '네거티브' 연설문을 폐기하고 '통합'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이 무색하게 공식 후보로서 첫 연설에는 갈등과 분열로 점철된 언어가 난무했다. 미 뉴욕타임스는 "
총격사건을 계기로 트럼프가 강조했던 '국가적 통합'이 완전 퇴색됐다고 봐도 무방
하다"고 평가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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