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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되어주세요] <444> 4세 추정 암컷 믹스견 아장이
충남 보령시의 불법 번식장에서 턱살이 분리된 채 살아가던 아장이(왼쪽)는 구조 이후 사람과 장난감을 좋아하는 사랑둥이로 거듭났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지금껏 다닌 여러 현장 가운데에서도 손꼽히게 열악했다."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
는 올해 2월
충남 보령시 불법 번식장
에서 개 122마리, 고양이 2마리 등 총 124마리를 구조했습니다. 비닐하우스로 된 이곳은 인적이 드문 외진 곳에 위치해 있었는데요, 전기조차 들어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활동가들은 번식장 내부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배설물을 단 한 번도 치운 적이 없어 보일 정도로
온통 오물로 뒤덮여 있었기 때문
입니다. 발이 쑥쑥 빠지는 뜬장에는 개 서너 마리가 함께 갇혀 제대로 움직일 수조차 없었습니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털과 오물이 엉킨 개들도 많았습니다.

번식장에서 데리고 나온 뒤 살펴본 개들의 상태는 예상보다 더 처참했습니다. 탈장, 종양, 골절, 실명 등
저마다 질병을 가진 채였지만 어떠한 치료도 받지 못한 상태
였지요. 그럼에도 구조 당시 개들은 활동가들을 향해 세차게 꼬리를 흔들며 반겼습니다. 일부 개들은 체념한 듯 가만히 서로의 체온에 기대 추위를 견디고 있었다고 합니다.

구조 당시 아장이의 모습. 뜬장 밖으로 나오는 걸 두려워했지만 막상 데리고 나오니 활동가들을 향해 꼬리를 흔들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단체는 해당 번식장이
동물생산업 허가를 받지 않았고 시설 역시 불법으로 지어진 것을 확인
한 뒤 번식업자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또 보령시와 소통을 이어가며 번식장 시설을 철거했는데요. 이곳에서 구조된 동물들은 건강을 회복하면서 새 가족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아장이'(4세 추정·암컷)
는 구조 당시부터 활동가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뜬장 구석에 몸을 숨긴 채 밖으로 나오는 것을 두려워했는데요, 막상 구조되자마자 아장이가 보여준 첫 행동은
활동가들을 향해 꼬리를 흔드는 것
이었습니다. 또
턱살이 분리
돼 있는 것도 발견됐지요. 어떻게 생긴 상처인지 알 수 없지만, 치료조차 받지 못한 채 방치된 삶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사람을 좋아하고, 특히 공놀이에 푹 빠진 아장이. 동물자유연대 제공


아장이의 분리된 턱살은 밥을 먹고 물을 마시고,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등
일상생활을 하는 데 큰 지장은 없습니다.
다만 불편함은 있을 수 있어 현재 받고 있는 심장사상충 치료가 끝나면 피부 재건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구조된 뒤 아장이의 성격도 크게 변했습니다. 좁은 뜬장이 세상의 전부였던 아장이에게 구조 이후 모든 것은 신기한 것투성이었지요. 그중에서도
아장이를 사로잡은 건 장난감
이었습니다. 활동가 앞에 공을 툭 놓고 던져 달라는 신호를 보내기도 하고, 산책 시간이 끝나고 운동장에 있던 장난감을 방에 가지고 들어가기도 합니다. 천 장난감보다는 미끄러운 재질의 장난감을 좋아하는 취향도 생겼다고 합니다.

활동가의 품에 안긴 채 좋아하는 공 장난감을 물고 있는 아장이의 모습. 동물자유연대 제공


요즘은 다른 개 친구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성을 기르고 있는데요. 처음에는 다른 개와 만나는 방법을 전혀 알지 못했지만 요즘은 다른 개가 하는 행동을 따라하기도 하는 등 조금씩 배워나가고 있습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낯가림이 있지만, 조금만 같이 시간을 보내면 금방 친해진다고 해요.

이민주 동물자유연대 활동가
는 "입양 신청과 문의가 전혀 없어 안타깝다"며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고 있는 아장이에게 앞으로 새로운 경험을 하나씩 함께 해줄 가족의 연락을 기다린다"고 말합니다.

▶'맞춤영양'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 로얄캐닌이 유기동물의 가족 찾기를 응원합니다. '가족이 되어주세요' 코너를 통해 소개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가족에게는 반려동물의 나이, 덩치, 생활습관에 딱 맞는 '일반식 영양 맞춤사료' 1년 치(12포)를 지원합니다.

▶입양 문의: 동물자유연대

위 사이트가 클릭이 안 되면 아래 URL을 주소창에 넣으시면 됩니다.

https://www.animals.or.kr/center/adopt/67231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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