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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기자 ▶

서울 남산 정상에 있는 커다란 느티나무 세 그루에 금줄이 쳐졌습니다.

이곳은 서울시가 새로운 곤돌라를 놓을 경우 상부 정류장이 설치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입니다.

누가, 왜, 이렇게 나무에다가 금줄을 쳐놨을까요?

◀ 리포트 ▶

[김명은/아보리스트]
"와 생각보다 키가 진짜 큰데."

외줄 하나에 의지해 나무에 오릅니다.

나무에 올라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전문적으로 가지치기 등의 관리를 하는 아보리스트입니다.

[김명은/아보리스트]
"위에서 보니까 나무가 진짜 너무 예뻐. 내가 좋아하는 이끼가 많이 껴 있어."

잠시 뒤 다른 가지로 또 다른 아보리스트가 오릅니다.

[김명은/아보리스트]
"빨리 올라오고 싶었어. 아 좋다."

이들이 오른 나무는 남산 정상 바로 아래 100살 된 음나무입니다.

예부터 약재로 사용되며 궁궐에도 심어졌던 나무입니다.

20미터 높이 나무 위, 음나무 꽃대가 바로 눈앞에 있습니다.

푸른잎 위로는 후두둑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들이 이 커다란 음나무에 오른 이유는 금줄을 매기 위해서입니다.

[김유순/아보리스트]
여기 연결하고요. 여기 위쪽보다 아래쪽이 낫다는 거죠?

아이가 태어나면 문을 가로질러 매던 금줄.

부정을 막기 위한 금줄이 이 100살 음나무에 쳐진 이유는 곤돌라 때문입니다.

이 나무는 서울시가 놓으려는 남산의 새 곤돌라가 지날 것으로 예상되는 곳에 있습니다.

[김명은/아보리스트]
"제가 다른 나라에서 올라갔던 나무들에 비해 정말 부족한 게 하나도 없어요. 근데 여기에 곤돌라가 들어와서 이 나무가 베어진다고 그러면 저 진짜 너무 속상할 것 같고요."

이 음나무처럼 숲의 오래된 나무들은 자라나는 나무들에게 영향을 준다 해서 '어머니 나무'라고도 불리웁니다.

[최영/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팀장]
"뿌리끼리 나무가 서로 연결돼 있기도 하고 뿌리에서 나오는 특정한 박테리아나 세균 같은 것들로 서로 상호작용을 하면서‥"

하지만 어머니 나무도, 정상의 커다란 느티나무도 곤돌라가 놓인다면 무사하기 어렵습니다.

서울시는 남산 접근성을 더 높일 수 있고 수익금으로 생태복원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생태복원을 하겠다며 나무를 베어내야만 하는 것에, 또 이미 케이블카와 여러 노선 버스가 다니는데 곤돌라를 더 놓겠다는 것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도 많습니다.

[나오미 페어 / 미국]
"<여기 오기 어려웠나요?)>아뇨 전혀요. 휠체어에 탄 90살 어머니를 모시고도 올라올 수 있었어요."

[성경희/서울 목동]
"곤돌라는 어디서 놓자고 하는 거예요? <서울시청이요.> 아 서울시청에서 그래요. 예산이 많나 보다 그렇죠? 하하하."

서울시는 2년 뒤 운영을 목표로 조만간 곤돌라를 착공할 계획입니다.

지금 남산에 정말 필요한 것은 새로운 곤돌라일까요? 아니면 100살 된 '어머니 나무'일까요?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 남현택 / 영상편집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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