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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은 직사광선을 막아 주변 온도를 최대 7도까지 낮춰준다. 특히 여름철 태양광은 피부염을 유발하고 모발을 약화하는데, 양산은 피부 질환과 노화, 탈모를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가수 비는 “태양을 피하고 싶어서 아무리 달려봐도 태양은 계속 내 위에 있”다며 끝내 ‘태양을 피하는 방법’을 찾지 못했지만 직장인 김혁준씨(45)는 양산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보험설계사인 김씨는 직업 특성상 정장을 입고 외부 미팅을 하는 시간이 많았다. 몇해 전 유난히 더웠던 어느 날, 우연히 선물받은 양산을 펼쳤다가 그 매력에 빠진 후 양산 애호가가 됐다. 김씨는 “체감 온도를 낮춰주는 효과도 있지만 양산을 쓰고부터 피부가 확실히 덜 타는 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직장인 김혁준씨는 양산을 쓰고부터 피부가 확실히 덜 타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본인 제공


일본 환경성에 따르면 양산은 직사광선을 막아 주변 온도를 최대 7도까지 낮춰준다. 또한 모자만 착용했을 때와 비교해 3배 이상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다. 특히 여름철 태양광은 피부염을 유발하고 모발을 약화하는데, 양산은 피부 질환과 노화, 탈모를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같은 상황에서 양산을 쓰고 15분간 보행하면 땀 발생량이 17% 감소한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양산 쓰기를 주저하게 되는 것은 햇볕보다 뜨거운 시선 탓이다. 대학생 조희성씨(23)는 “양산을 쓰고 나갔다가 친구들에게 놀림받은 경험이 있다”며 “남성의 양산 이용률이 늘어나려면 무엇보다 인식 변화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남자가 양산을 쓰면 창피한 일일까요?’라는 질문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배우 차은우씨나 송강씨가 양산 광고를 하면 좋겠다”는 푸념도 쏟아진다. 중장년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양산이 누구나 쓸 수 있는 패션 아이템으로 바뀌어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고도 양산을 들고 다니는 날이 오면 좋겠다는 의미다.

2021년 국립국어원은 ‘주로, 여성들이 볕을 가리기 위하여 쓰는 우산 모양의 큰 물건’으로 정의된 양산의 설명에서 ‘주로, 여성들이’ 문구를 삭제했다. 남성들의 양산 소비도 크진 않지만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온라인 쇼핑몰 지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남성의 우양산 구매 증가율은 12%로 여성(5%)을 앞질렀다. 주로 3040세대가 많았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남성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화려한 패턴에 비해 블랙 계열의 단순한 디자인의 제품이 압도적으로 잘 팔리는 분위기”라며 “젠더리스 패션의 일부로 양산을 챙기는 남성도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경우 2018년부터 ‘남성 양산 쓰기 운동’이 있었다. 매년 6월16일 아버지의날에 아버지에게 양산을 선물하라는 내용의 광고도 제작됐다. 국내 지자체도 이런 행보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혹독한 여름 기온으로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라 불리는 대구는 200여개의 양산 대여소를 운영하며 남성용 양산을 갖춰두고 있다.

양산을 고를 때에는 자외선 차단율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또한 색상은 겉면은 흰색, 안쪽은 검은색인 것이 좋다. 지면에서 반사되는 지열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산을 고를 때에는 자외선 차단율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양산 살의 길이가 65㎝ 미만일 때에는 자외선 차단율 85% 이상, 65㎝ 이상일 때에는 90% 이상의 제품을 사야 한다. 소재는 폴리에스터와 면을 추천하고 색상은 겉면은 흰색, 안쪽은 검은색인 것이 좋다. 지면에서 반사되는 지열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산은 자외선 차단 코팅 기능이 떨어지면 교체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통상적인 수명은 2, 3년이지만 관리를 잘한다면 더 오래 쓸 수 있다. 사용 후에는 마른걸레로 먼지를 털어내고 오염이 생겼을 때에는 중성세제를 푼 미지근한 물을 묻힌 스펀지로 살살 문질러준 다음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말려준다.

여전히 양산이 어색하다면 방수 처리와 자외선 차단 코팅이 같이 돼 있어 평소에는 양산처럼 쓰다가 비가 올 때 우산으로 활용할 수 있는 ‘우양산’으로 입문해보는 것도 좋겠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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