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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은 죽은 조직, 제모는 선택의 영역
면도부터 테이프, 크림, 광원까지 방법 다양
부작용 피하려면 각각 주의점 숙지해야

편집자주

즐겁게 먹고 건강한 것만큼 중요한 게 있을까요. 그만큼 음식과 약품은 삶과 뗄 수 없지만 모르고 지나치는 부분도 많습니다. 소소하지만 알아야 할 식약 정보, 여기서 확인하세요.

남성의 가슴털. 게티이미지뱅크


노출의 계절입니다. 찬란한 여름휴가철에 가장 신경 쓰는 게 다이어트일 테고, 또 하나를 꼽자면 체모 관리가 아닐까요. 수영복 라인 밖으로 삐죽 튀어나온 털을 스스로 용서할 수 없는 세상이 됐으니까요. 요즘은 팔다리를 새까맣게 덮은 털을 극혐하는 남성도 많습니다.

털을 깔끔하게 없애기 위해 왁싱 숍을 가는 것도 방법이지만 비용과 시간, 또는 개인적 이유가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대안은 셀프 제모입니다. 오랜 전통을 가진 면도나 제모 테이프 등 물리적인 방법 말고도 제모제로 대표되는 화학적 방법에 레이저 제모기 같은 광학적 방법까지 선택지도 넓어졌습니다. 어떻게 매끄러운 피부를 만들 것인지는 취향의 문제인데, 부작용을 피하기 위한 주의점은 알아야 합니다.

왁스는 일반화장품, 제모제는 기능성화장품

레이저 제모기를 이용한 겨드랑이 제모. 게티이미지뱅크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여름철에 사용량이 증가하는 제모제는 주로 치오클라이콜릭애씨드 성분을 활용한 기능성화장품입니다. 제모제를 바르면 치오클라이콜릭애씨드가 털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인 단백질(케라틴)의 결합을 끊는 원리입니다.

제모제는 액상, 크림, 로션, 에어로졸 형태의 제품이 있고 물리적으로 털을 없애는 제모용 왁스와는 법적으로 구분됩니다. 제모용 왁스는 일반화장품입니다. 제모제와 같은 기능성화장품은 화장품법에 따라 식약처가 고시한 기능성 원료를 함유해야 하고 품목별로 안전성 및 유효성에 대해 식약처 심사를 받거나 관련 보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화장품이 그렇듯 제모제도 다른 사람에게는 잘 맞는데 유독 자신에게만 안 맞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모가 필요한 부분에 소량을 바른 뒤 24시간 이후 이상 반응 여부를 확인하는 패치 테스트(피부 접촉검사)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만약 가렵거나 따가운 느낌이 있다면 다시는 쳐다보지 않는 게 좋습니다. 호르몬 변화에 의해서도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여성은 생리 전후나 산전·산후에는 제모제를 쓰지 말아야 합니다.

털이 깨끗이 제거되지 않았어도 피부 손상을 막기 위해 매일 사용은 피해야 합니다. 특히 에어로졸 형태는 의도하지 않은 부분에 제모제가 닿을 수 있어 눈 주위에 절대로 분사하면 안 됩니다.

광원 제모기는 허가된 부분만, 면도는 '인그로운 헤어' 주의

레이저 등 광원 제모기 주의 사항. 식품의약품안전처


여름철 온라인 쇼핑몰 광고에 많이 등장하는 광원 제모기는 엄연한 의료기기입니다. 털을 만드는 피부기관인 모낭에 레이저 등을 조사하면 열이 발생하고 이 열로 인해 모낭이 훼손되면 반영구적으로 털이 자라지 못하게 되죠. 피부과에서 쓰는 광원 제모기도 같은 원리입니다.

다만 혼자서 광원 제모기를 사용한다면 무엇보다 설명서를 꼼꼼히 읽고 따라야 합니다. 멜라닌이 많은 어두운 갈색 피부는 광원 흡수량이 증가해 화상, 모낭염 등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하고요. 식약처는 "겨드랑이, 다리, 인중 등 제품별로 허가받은 신체 부위에만 쓰고 광원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 눈썹 등 눈 주위에는 절대로 사용하면 안 된다"고 당부합니다.

가장 손쉽고 역사가 오랜 제모법은 역시 면도인데, 드물지만 인그로운 헤어(Ingrown Hair)가 생길 수 있습니다. 살 안쪽으로 자라는 털로, 한자로는 매몰모(埋沒毛)죠. 내부에서 털끝이 피부를 찔러 염증이 생기고 해당 부분이 까맣게 변합니다. 털이 곱슬곱슬한 흑인은 동양인보다 더 잘 발생한다고 합니다. 이물질이 피부를 파고 들어간 것과 마찬가지라 항생제를 쓰든가, 병원에서 근본적 원인인 털을 제거해야 합니다. 털을 너무 바짝 깎지 말고 면도 뒤 각질이 생기지 않도록 보습을 잘 하는 게 예방법입니다.

제모한다고 털 더 나고 굵어지는 건 아냐

면도기로 다리털을 제거하는 남성. 게티이미지뱅크


"털은 뽑으면 더 나고 자주 깎으면 굵어진다"는 속설은 여전히 떠돌지만 전문가들은 "의학적 근거가 없다"고 합니다. 모낭 개수와 모낭 한 개당 털 개수는 정해져 있어 뽑았다고 더 날 수는 없다는 것이죠. 깎으면 굵어진다는 것도 일종의 착시라고 합니다. 피부과 전문의 고우석 JMO제모피부과 원장은 "털들의 수명은 제각각이고 성장주기에 따라 굵기가 모두 다른데 시각적으로 더 굵거나 가는 털이 비교되는 것일 뿐 털을 깎는다고 더 두껍게 자라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또한 "털 자체는 케라틴과 멜라닌으로 이뤄진 죽은 조직"이라며 "털을 제거한다고 좋을 것은 없지만 털이 없다고 해서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라고 부연했고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몸의 털(물론 머리털은 전적으로 예외)인데 참 부지런히 깎고 뽑고 밀어 없애는 이유는 외모 개선 외에 설명이 안 됩니다. 따라서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 선택의 문제죠. 이미지가 나아져 자존감이 상승하고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다면요.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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