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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은 여름철 갈증과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실온에 보관하다 먹기 1~2시간 전 냉장고에 넣으면 영양가 높고 시원한 수박을 먹을 수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email protected]


무더운 여름, 냉장고에서 막 꺼낸 차가운 수박을 한 입 크게 베어 무는 것만으로 더위가 저만치 달아난다. 우리 선조들은 수박을 약으로도 사용했다. 가슴이 답답하고 열이 날 때 수박을 먹었고 화상을 입었을 때 수박을 환부에 붙여 열을 식혔으며 입병이 났을 때 수박물을 마시기도 했다. 열매와 껍질, 씨앗까지 버릴 것이 없는 ‘여름철 보약’. 요즘엔 종류도, 즐기는 방식도 다양해졌다. 제철 맞은 여름 수박, 더 맛있고 건강하게 먹는 법을 키워드로 알아봤다.

#요즘대세수박

‘수박=초록색’이라는 고정관념을 깬 수박이 있으니 바로 ‘흑피수박’이다. 껍질 전체가 어둡고 검은색을 띠는 흑피수박은 요즘 고당도 수박으로 인기가 높다. ‘흑미수박’ ‘블랙펄’도 껍질이 검은 수박으로 씨가 적으면서 육질과 당도가 매우 뛰어나 인기를 누리는 품종이다. 흑피수박처럼 겉모습은 어두운 색깔을 띠지만 속은 노란 ‘블랙 망고수박’도 요즘 인기다. 동남아에서 노란 수박의 종자를 들여와 우리나라에서 개량한 것으로 일반 수박보다 비교적 높은 가격에 판매되지만 당도가 높고 식감이 좋아 찾는 이들이 많다. 경남 함안 특산물인 ‘베개수박’은 베개처럼 길쭉한 모양의 중소형 수박(4㎏ 내외)으로 과육이 아삭하고 진한 단맛을 자랑한다. 특히 좁은 공간에 보관하기 어려운 일반 수박(7㎏ 내외)에 비해 냉장고에 통으로 보관하기 쉬워 잘라 보관했을 때 발생하는 신선도 저하 문제를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작을수록잘나가네

품종개발로 크기가 작고 당도가 높은 수박이 생산되며 ‘작은 수박은 맛이 없다’는 건 옛말이 됐다. 특히 1~2인 가구를 겨냥한 소형수박의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소형수박은 ‘애플수박’과 ‘복수박’이 있다. 애플수박은 2013년 경북 문경에서 처음 재배하기 시작해 지금은 세계 각지로 수출·생산되고 있다. 무게는 2㎏ 이하로 성인이 한 손으로 가볍게 들 수 있는 크기. 껍질이 얇아 사과나 배처럼 칼로 깎아 먹을 수 있고 수박씨도 무른 편이라 먹기 편하다. 다른 수박과 달리 사과처럼 공중에서 매달려 재배되기 때문에 강수량과 상관없이 당도를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미니수박계의 원조 격인 ‘복수박’은 1989년에 출시돼 30년 넘게 사랑받아 온 수박이다. 길쭉한 타원형에 가까운 모양으로 무게는 2.5㎏ 정도다. 애플수박보다는 크지만 일반 수박의 절반도 안 되는 크기로 복수박 역시 껍질을 깎아 먹을 수 있다.

#수박손질서비스

수박만큼 쓰레기 처리가 번거로운 과일도 없다. ‘음쓰’ 걱정을 덜 수 있는 소포장 수박에 이어 구매한 수박을 바로 잘라 먹기 쉽게 담아주는 수박커팅서비스도 등장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서울, 신촌점 등 5개 점포 식품관에서는 수박 손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수박 구매자 중 수박을 담을 다회용기를 가져온 고객들에게 무료로 커팅서비스를 제공하며 자체 다회용기(1.2ℓ, 1000원)도 판매한다. 주말 한여름 성수기에는 1시간 가까이 대기시간이 발생할 정도로 찾는 사람이 많다. 1~2인 가구를 겨냥한 소포장 수박도 다양화되는 추세다. 롯데마트는 올해 조각 수박 품목 수를 전년보다 두 배가량 늘렸다. 수박을 4분의 1통, 8분의 1통으로 쪼개고 과육만 담은 상품도 다채로워졌다. 편의점에서는 컵수박, 수박도시락 등 다양한 소용량 손질 수박과 냉동 수박이 출시되고 있다. 특히 소비 기한이 짧은 생과일과 달리 냉동 과일은 1년 이상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고 필요할 때 소량씩 꺼내 쓸 수 있어 1인 가구의 수요가 높다.

‘수박은 초록’ ‘작은 것은 맛없다’ 옛말

모양·크기·색 다양하고 당도도 높아

과육 손질 서비스·1인용 소포장 증가

고를 땐 껍질 탄력·작은 배꼽 살펴야


수박커팅서비스를 제공하는 현대백화점 식품관의 ‘프레시테이블’. 용기를 가져온 고객에게는 구입한 수박을 무료로 잘라 담아준다. 노정연 기자


#수박제대로먹으려면

90% 이상이 수분으로 되어 있는 수박은 여름철 갈증과 피로 해소, 열량 보충에 도움을 준다. 수박의 껍질 쪽 하얀 부분에는 혈류를 개선하고 근육통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시트룰린이라는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깨끗하게 손질해 장아찌나 피클, 김치 등으로 만들어 먹으면 쓰레기도 줄일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수박에는 노화 예방과 항암·항염 효과가 있는 리코펜도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리코펜은 상온에서 가장 함유량이 많고 온도가 낮아질수록 함량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 때문에 가장 영양가 높은 수박을 먹으려면 실온에 보관하다 먹기 1~2시간 전 냉장고에 넣는 것이 좋다. 단, 수박은 혈당(GI)지수가 높은 편이라 당뇨병 환자들이 너무 많이 섭취하는 것은 좋지 않다. 또 칼륨 함량이 높아 많이 먹으면 신장에 무리가 갈 수 있으니 신장 질환 환자도 주의해야 한다. 수박씨도 의외의 효능이 있다. 수박씨에는 리놀렌산과 비타민 E가 풍부해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등 혈관 건강에 도움을 준다. 또 수박씨에 들어 있는 ‘쿠쿠르비타신’ 성분이 구충작용을 해 천연 회충예방제가 될 수도 있다.

#수박잘고르는법

잘 익은 수박일수록 두드렸을 때 ‘통통’하고 울리는 소리가 난다. ‘깡깡’한 금속음이 난다면 설익은 수박일 확률이 높다. 하지만 이 같은 소리감별법은 사람에 따라 다르게 들릴 수 있어서 수박의 외관 상태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다. 꼭지 부위의 줄기가 싱싱하고 껍질을 눌렀을 때 탄력이 있으며 지나치게 큰 배꼽(수박 꼭지 반대편 부분)을 가진 수박은 고르지 않는 것이 좋다. 수박의 무게도 중요하다. 크기에 비해 다소 무겁다고 생각되는 정도가 잘 익은 것. 가능하다면 여러 수박을 들어보고 같은 크기 중 가장 무거운 것을 고르면 수분이 많고 당도가 높은 수박을 고를 확률이 높다.

#수박은냉장보관?

수박은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두면 일주일 정도 보관이 가능하다. 수박은 자르기 전 껍질을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껍질에 있던 미생물이나 세균이 자르는 과정에서 수박 속으로 옮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른 수박 단면을 랩에 씌워 보관할 경우 수박 껍질에 있던 세균이 랩 안에서 쉽게 증식할 수 있다. 남은 수박은 적당한 크기로 썰어 밀폐 용기에 보관하고 3~4일 안에 먹는 것이 좋다. 수박 겉면이 미끈거리고 끈적끈적한 질감이 있거나 한 입 먹었을 때 톡 쏘는 탄산 맛이 느껴진다면 즉시 버려야 한다. 수박씨는 일반 쓰레기, 수박 껍질은 음식물 쓰레기로 분류된다. 수박 껍질은 물기를 최대한 제거한 뒤 작게 잘라 일반 음식물 쓰레기와 같은 방식으로 버리면 된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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