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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는 모습. 뉴스1

정부가 사직한 전공의들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하반기 모집 절차를 서두르고 있으나, 일부 의대 교수들이 채용 ‘보이콧’을 선언하고 나섰다. 채용 계획을 무력화하려는 예상하지 못한 방법이 등장하자 정부가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가톨릭의료원 소속 일부 교수들은 하반기 전공의 채용을 보이콧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가톨릭의료원에는 ‘빅5’ 병원 중 한 곳인 서울성모병원을 비롯해 8개 수련병원이 소속돼 있다. 정부가 지난 17일 마감한 전공의 모집신청에서 가톨릭의료원은 가장 큰 규모인 1019명을 모집하겠다고 신청했다. 이번에 사직 및 임용 포기 처리한 인원(881명)을 뛰어넘는다.

하지만 교수들은 전공의들을 새로 뽑아 가르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성근 가톨릭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사직서를 낸 전공의들을 일괄 사직 처리하고, 그 자리에 새로운 사람을 뽑아서는 안 된다”며 “자식이 잠시 여행 나갔다고 해서 그 방에 세입자를 들이지는 않지 않느냐”고 말했다.



면접·교육 거부로 채용 ‘보이콧’
채용을 보이콧하는 방법은 이렇다. 교수들이 면접관으로 참여하지 않거나, 채용된 전공의들 교육을 거부하는 식이다. 교수들이 전공의를 교육하려면 ‘지도 전문의’ 자격을 갖춰야 하는데, 이에 필요한 교육을 이수하지 않는 방법도 거론된다. 교수들이 이렇게 나오면 병원장도 교수들을 강제할 마땅한 대책이 없다.

가톨릭의료원에서 현재까지 보이콧 의사가 확인된 전공 분야는 외과·산부인과·이비인후과 등 9개 과목이다. 앞으로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나머지 과에서도 보이콧 방침을 논의 중”이라며 “오는 24일 교수 총회를 열고 구체적인 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신청 인원을 적어낸 병원이라 해도 실질적으로는 채용을 무마하거나 채용 규모를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은 이어질 전망이다. 적지 않은 인원을 신청한 다른 서울 소재 대형병원 관계자는 “1년차 레지던트는 채용하지 않고, 2~4년차 레지던트만 뽑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2~4년차 레지던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련병원을 옮기려는 지원자가 많을 수 있는 1년차 레지던트를 뽑지 않는 방법으로 채용 규모를 줄여보겠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2~4년차 레지던트도 채용 과정을 엄격하게 해 실제 채용 인원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병원들이 계획대로 전공의를 채용하지 않으면 하반기 모집을 통해 빈 자리를 채워보려던 정부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한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채용 보이콧 등은 예상치 못한 움직임”이라며 당혹스러워했다.

전공의를 사직 처리하지 않는 병원에는 내년 3월 모집 때 정원을 적게 배정하겠다는 정부 방침에도 불구하고, 일부 수련병원은 사직 처리를 보류하거나 인원을 적게 신청한 상태다. 서울대병원은 739명을 사직 및 임용 포기 처리했지만, 191명만 모집하겠다고 신청했다. 부산대병원은 1명만 신청했고, 전남대(26명), 경북대(32명), 충남대(59명), 전북대(17명) 등도 적은 숫자를 제출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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