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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현 일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에 듣는 ‘관상동맥 질환의 모든 것’


심장은 24시간 쉬지 않고 뛰면서 온몸에 혈액이 돌게 한다. 관상동맥은 그 심장의 근육이 계속해서 움직일 수 있게 피를 공급하는 혈관이다. 그래서 관상동맥이 좁아지는 협심증이나, 아예 막혀 심장세포가 죽게 되는 급성 심근경색은 매우 치명적이다. 이들 관상동맥질환은 특징적인 전조 증상이 있고 각종 검사에서 이상을 발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간과했다가 심각해진 병세로 쓰러져 응급실을 찾는 경우 역시 많다. 의료현장에서 이런 환자들을 쉴 새 없이 접하는 김효현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가 무엇보다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으라고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검진을 통해 이미 이상한 조짐을 발견했는데도 진료를 미루면 그 몇달 사이에 심장기능이 크게 떨어져 생사를 오갈 수 있으니 심각성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 관상동맥질환이란 어떤 병이고 원인은 무엇인가.

“관상동맥은 쉽게 말해 심장 자체를 먹여 살리는 혈관인데 세 갈래로 뻗어있다. 이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것을 관상동맥질환이라 하며 원인은 여러 가지다. 비교적 젊은 환자들은 이 혈관에 기형이 있는 경우도 있고, 나이가 들면서 콜레스테롤이 조금씩 쌓여서 혈관의 내경이 좁아지는 것도 주요 원인이다. 또 갑자기 혈전이 혈관을 막아 심근경색이 생기기도 한다. 유전적인 요인, 생활습관, 당뇨가 있거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거나 아니면 대사장애 등 몸 안에서 혈관이 좁아질 수 있는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최대한 일찍 알아차릴 수 있는 전조 증상 같은 것이 있나.

“증상은 다양하다. 전형적으로는 가슴 통증이 어깨나 팔, 목 쪽으로 뻗치는 듯이 나타나는 것이다. 또는 식후 불편감처럼 소화가 안 되는 듯이 느껴지거나 호흡이 곤란해지는 증상도 있다. 그런데 40~50대 비교적 젊은 환자 중에서 관상동맥 세 갈래가 다 망가지고도 자기 증상을 모르는 경우가 있다. 그 정도로 가벼운 흉통이나 흔한 불편감같이 느껴져 놓치기 쉽다.”

- 특히 유의해서 병원을 찾아야 할 요인이 있는 사람들은.

“가족력이 있다면 더 유의해야 한다. 주변 친척들 중 누가 심근경색으로 스텐트를 넣었다거나, 어느 분은 그것 때문에 일찍 돌아가셨다든지 하는 사항을 파악하는 게 좋다. 또 고지혈증이 있는 분들도 마찬가지다. 큰 병원이 아니라 주변 동네 의원을 가도 초음파나 심전도, 심근경색 효소 수치 등은 결과가 금방 나오고 의사라면 다들 판독이 가능하니까 대부분 적어도 이상이 있는지 없는지는 알 수 있다. 물론 가족력이 있거나 위험요인이 있다면 주기적으로 혈관 상태를 검사하고 심장 초음파도 받아보면 더 좋을 것이다.”

- 일단 질환이 있다고 진단되면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수술보다는 시술이나 약물치료를 더 우선한다. 먼저 어느 쪽 혈관이 얼마나 좁아져 있는지를 보기 위해 조영술을 하는데, 팔이나 다리에 있는 혈관을 통해 들어간다.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보고 진단하는 동시에 그 자리에 풍선이나 스텐트를 넣을 수 있으면 바로 치료한다. 요즘은 이렇게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하고 나오는데, 혈관이 너무 좁아져 있거나 아주 위험한 부분에 병이 있다면 어쩔 수 없이 수술적 치료에 빨리 들어가야 한다. 환자의 상태에 맞춰서 치료법을 결정한다.”

심장 근육에 피 공급하는 관상동맥

좁아지면 협심증·심근경색 등 유발


흉통·식후 불편감·호흡 곤란 증상

대체로 약물·관상동맥 우회술 치료


식이요법으로 콜레스테롤 낮추고

운동 꾸준히 하면 예방·재활 효과


- 수술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

“대표적으로 관상동맥 우회로 수술은 좁아져 있는 혈관을 내버려두고 새로운 길을 만드는 것이다. 팔이나 다리에 있는 혈관을 가져와 아예 새롭게 길을 만드니까 시술보다는 좀 더 안정적이고 더 오래 혈관을 유지할 수 있다. 과거에는 인공심폐기를 가동해 심장을 멈춰 세우고 수술을 했지만 고령 환자나 뇌졸중, 콩팥 기능 장애 등이 있는 환자들은 그렇게 하면 수술 자체가 해로울 정도로 무리가 간다. 이제는 그냥 뛰고 있는 심장에 우회로 수술을 할 수 있게 기술이 발전했다. 또 개흉 수술을 할 때 가슴 전체를 다 여는 대신 이제는 이 범위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도 있다. 그래서 수술 후 치료기간을 줄이고 통증도 덜하면서 미용적인 면으로도 더 나은 결과를 보인다.”

- 관상동맥 우회술로도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있나.

“우회로 수술을 받았는데도 심장 기능이 돌아오지 않아 말기까지 간 경우엔 심장을 이식하기도 한다. 관상동맥이 막혔던 이유 외에도 판막이 잘못돼서 여러 번 고쳤지만 호전이 없는 등 어떤 원인에서든 심장 전체의 기능이 너무 많이 떨어지면 뇌나 간, 콩팥 등 다른 장기도 망가지기 때문이다. 폐나 신장처럼 두 쪽이 있는 장기나 혹은 간처럼 재생할 수 있는 장기들은 생체 이식이 가능하지만 심장은 뇌사자 이식만 가능하다. 그래서 대기자가 굉장히 많은데, 그중에서도 정말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들한테 우선순위가 돌아간다.”

- 질환 발생 또는 재발을 예방하려면 지켜야 할 수칙이 있나.

“다른 성인병 예방수칙과 거의 비슷하다.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식이요법을 하고, 운동을 땀 날 정도로 적절하게 하는 게 대표적이다. 수술 후 보통 중환자실에서 2~3일 정도 지내는데, 이때부터도 누운 상태로 자전거를 타듯 다리를 운동하는 기계로 재활이 가능하다. 퇴원 전까지 환자의 현재 심장기능 수준에 맞춰 점차 운동 범위를 늘려가는 심장재활을 실시한다. 물론 퇴원 후에도 계속 운동을 할 필요가 있다. 심지어 심장이식을 대기할 정도로 심각한 환자도 심장이 20%라도 뛸 경우 그만큼이라도 유지할 수 있도록 어떻게든 운동을 시킨다. 예방은 물론 회복과 재활을 위해서도 운동은 필수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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