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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충식 KAIST 교수

[서울경제]

다음 주에 제33회 하계올림픽인 ‘2024 파리 올림픽’이 시작된다. 그런데 지난주에 120명의 전문가 그룹이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에 공개서한을 보내 “이번 올림픽 공식 행사 차량인 도요타의 수소연료전지 전기차 ‘미라이’의 운행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는 ‘친환경 올림픽’의 기치를 내걸고 ‘지속가능성’을 최고 유산으로 남기는 최초의 올림픽이 될 것임을 선언했다. 탄소발자국을 줄여 탄소(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90만 톤으로 감축, 360만 톤을 배출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의 반 가까이로 낮추는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더해 전체 35개 시설 중 3개만 신축하고 기존의 건물을 활용하거나 임시 경기장을 설치해 자원 투입을 최소화하고 쓰임새는 대회 이후까지 최대한 길게 가져간다며 대회 준비부터 운영, 사후 활용에 이르는 ‘순환경제’의 모범을 보이고자 한다.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핵심 시설로 ‘2024 파리 올림픽·패럴림픽’의 모든 경기장에는 재생 가능한 전기를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회 기간 중 이산화탄소 배출의 40%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교통 부문의 탄소 중립 전략도 촘촘히 세워 청정 교통수단과 소프트 모빌리티를 장려해 교통의 우선순위는 자전거와 지하철, 광역급행철도(RER) 등 대중교통을 통하도록 했다. 대회 관계자들의 수송에는 친환경 차량이 이용된다. 공식 차량 지정사인 도요타는 배터리전기차 1150대와 수소전기차 미라이 500대, 코치 10대를 공급해 총 1660대를 운영하기로 했다.

그런데 친환경 이상주의자들로 이뤄진 전문가 그룹은 “수소전기차가 사용하는 수소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96% 정도가 메탄과 같은 화석연료로부터 생산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수소연료전지를 사용하는 미라이는 파리 올림픽의 친환경 명분을 손상한다”고 주장한다. 파리 올림픽에 제공되는 수소는 태양광·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로부터 만들어진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얻기 때문에 탄소발자국이 없다고 도요타가 해명했지만 반대자들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다수 에너지 전문가들은 이들이 경직된 이상론적 명분을 내세워 미래지향적인 기술 개발과 시범 사업에 대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뿐이며 고질적인 유럽형 환경 교조주의가 파리 올림픽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한다.

에너지·동력 기술의 탄소발자국을 정확하게 판정하기 위해서는 전주기평가(LCA)를 통해 사용되는 에너지원의 출발점부터 활용까지의 탄소 발생량과 기기의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모두 더해 탄소 발생 총량을 계산해야 한다.

현재의 수소가 진정한 탄소 중립 청정수소가 아니라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배터리 전기도 발전원이 모두 재생에너지로 치환되기 전에는 청정 기술일 수 없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그간 하이브리드 동력 기술 개발을 통해 수송 부문 탄소 절감에 커다란 공을 세운 도요타가 이상주의자들의 공격을 받고 있는 이율배반적인 현상으로부터 갈 길이 먼 탄소 중립으로 가는 길에 실용적인 전략의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더 적게, 더 낫게 그리고 더 길게!(Less, Better and for Longer!)’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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