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독일 쇤펠트에 있는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공항에서 많은 승객이 장애로 작동하지 않는 전광판 주변에 모여 있다. AP 뉴시스
19일 벌어진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로 전 세계가 혼란에 빠졌다. 교통과 방송, 금융 서비스가 일제히 마비됐고, 병원 수술이 취소되는 일도 벌어졌다. 국내에서도 일부 저비용항공사(LCC)의 발권·예약 시스템과 국내 온라인 게임 서버가 멈추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IT 대란’은 19일 오전(중앙유럽표준시·CET 기준) 주요 공항과 항공사의 시스템에 장애가 생기면서 본격화했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아시아 주요 공항과 항공편의 체크인, 예약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에 무더기 지연, 취소 사태가 이어졌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 아메리칸 항공은 19일 오전부터 1시간 동안 세계 각 지역에서 추가 이륙을 중단했다.
19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한 승객이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자 탑승교에 앉아 정상화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AP 뉴시스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뒤셀도르프 공항을 비롯해 스위스 취리히, 영국 런던 개트윅,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히폴 등 유럽 주요 공항과 홍콩 국제공항에서 이·착륙 항공편이나 공항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했다.
국내에서도 제주항공,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의 항공권 예약·발권 시스템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수기로 발권을 진행하느라 항공기 운항도 지연됐다.
이들 3사가 사용하는 독일 아마데우스 자회사 나비테어(Navitaire)의 시스템이 MS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운영됨에 따라 이러한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비테어는 MS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항공 솔루션 기업이다.
전세계 금융기관도 IT 대란을 피해가지 못했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 시장 뉴스와 일부 데이터를 제공하는 플랫폼에 차질이 생겼다. 런던증시 주요 지수인 FTSE 100은 평소보다 20분 지연된 8시20분에 산정되기 시작됐다고 AFP·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런던거래소에서 매매를 하지 못한 투자자도 있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방송과 통신 차질도 이어졌다.
영국 스카이 뉴스는 이날 MS발 서비스 장애로 아침 생방송을 내보내지 못했다. 데이비스 로데스 스카이 뉴스 그룹 회장은 X(엑스)에 “스카이뉴스가 오늘 아침 생방송을 내보내지 못하고 있다. 시청자들에게 차질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독일 슐레스비히홀슈타인 대학병원은 이날 예정된 수술을 취소하고 응급실도 폐쇄한다고 밝혔다.
개막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2024 파리올림픽도 시스템 장애를 피하지 못했다.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는 “IT 시스템이 타격을 입어 비상 대책을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인도에 위치한 마이크로소프트 사무실 전경. EPA 연합뉴스
현재까지 이번 사태는 MS의 OS(운영체제)로 구동되는 서버, PC의 보안툴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하는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배포한 업데이트 패치에 오류가 발생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조지 커츠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X(엑스)에 “MS 윈도(Windows)의 호스트의 단일 콘텐츠 업데이트에서 발견된 결함이 이러한 문제를 일으켰으며, 이로 인해 영향받은 고객들과 적극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