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월스트리트저널 에반 게르시코비치
“저널리즘은 범죄 아니다” 석방 촉구
19일 러시아 법원으로부터 16년형을 받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에반 게르시코비치 기자가 법정에서 대기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 러시아에서 스파이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자사 에반 게르시코비치(32) 기자가 보안이 엄격한 교도소에서 16년형을 선고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날 재판부는 판결문을 읽은 뒤 게르시코비치 기자에게 내용을 이해했는지 물었다. 법정에 서 있던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재판부 질문에 답했고, 보안요원들에 의해 연행되기 전 방청석을 향해 잠시 손을 들어보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지난해 3월 러시아 중부 도시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취재 활동을 하던 도중 간첩 활동을 했다는 혐의로 러시아 주요 보안 기관인 연방보안국(FSB)에 체포됐다. 연방보안국은 게르시코비치 기자와 월스트리트저널이 러시아의 국가 기밀을 취득하려 했고, 이 과정에 미국 정부가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체포 이후 1년 가까이 재판없는 구금 상태로 있었다. 지난달 러시아 검찰은 그가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대신해 러시아 방위산업체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는 혐의로 그를 재판에 넘겼다.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와 관련된 재판은 무죄 판결이 거의 나오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재판에서도 3일간 심리 끝에 중형이 선고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판결은 이미 예견된 결론”이라며 “게르시코비치가 미국이나 다른 서방 국가에서 피고인에게 일반적으로 부여되는 보호를 거의 받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 발행인 알마르 라투르와 편집장 엠마 터커는 성명을 내어 "에반(게르시코비치)은 언론인으로서 자신의 일을 했다는 이유로 부당한 구금됐고, 가족이나 친구들로부터 떨어진 상태로 478일을 감옥에서 보내다 결국 수치스러운 ‘거짓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저널리즘은 범죄가 아니며 에반이 석방될 때까지 우리는 쉬지 않을 것”이라며 “에반의 석방을 촉구하고, 그의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게르시코비치 기자가 러시아 연방보안국에 체포되던 지난해 3월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집중적으로 군사적 지원을 하던 시기다. 이 때문에 러시아 보안 당국이 게르시코비치 기자를 체포하자, 미국 등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에 보내는 ‘경고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도 이 문제와 관련해 “그의 사건은 러시아의 전면적인 우크라이나 침공 뒤 모스크바와 워싱턴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벌어졌다”며 “러시아의 미국인 기자 구금은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백악관은 그의 석방을 위해 노력했다”라고 짚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3717 [단독] 베이징 출장길 오른 한미그룹 모녀…경영권 분쟁 중국으로 확전 랭크뉴스 2024.09.05
43716 '홀로 아이 셋 키운' 50대 아빠…'투잡' 뛰다 음주운전 차에 치여 '의식불명' 랭크뉴스 2024.09.05
43715 네타냐후 ‘오락가락 메시지’…속내는 협상 혼선·필라델피 주둔? 랭크뉴스 2024.09.05
43714 “푸틴의 숨겨진 두 아들은 9세, 5세… 체조 영웅 카바예바의 소생” 랭크뉴스 2024.09.05
43713 女코미디언 가슴 만지고 '씨익'…마라톤 생중계 찍힌 성추행 충격 랭크뉴스 2024.09.05
43712 의대 원로교수들, 의료사태 관련 첫 '시국선언문' 발표 랭크뉴스 2024.09.05
43711 [속보]검찰,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김혜경씨 소환조사…2시간만에 종료 랭크뉴스 2024.09.05
43710 [단독] 법원,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에게 “1억원 지급하라” 랭크뉴스 2024.09.05
43709 [단독] 금융지주, 당국에 SOS…“자본규제 맞추려다 ‘비상 자구안’ 실행할 판” 랭크뉴스 2024.09.05
43708 연금개혁, 2007년이후 17년간 손못댔다…"이젠 마지막 골든타임" 랭크뉴스 2024.09.05
43707 “부탁한 환자 수술” “감사감사” 인요한 의료대란 중 청탁성 문자…야당 “당정은 이렇게 버티나” 랭크뉴스 2024.09.05
43706 "정청래는 빌런" "꼬붕이냐"... 비속어 난무 법사위 이틀째 파행 랭크뉴스 2024.09.05
43705 인구 마지노선 2만명…“50년 안에 78곳 붕괴” [인구소멸]④ 랭크뉴스 2024.09.05
43704 “배우자 부모와 관계 끊고파” 일본서 ‘사후 이혼’ 급증 랭크뉴스 2024.09.05
43703 "LG, 사무실부터 구내식당까지 다 내어주더니"…스타트업 기술 축제 '슈퍼스타트' 개최 랭크뉴스 2024.09.05
43702 [속보] 김혜경 측 “검찰, 결론 정해 놓은 수사…진술 거부” 랭크뉴스 2024.09.05
43701 대구시도 경찰도 ‘꺾이지 않는 퀴어축제’ 못 꺾어 안달 랭크뉴스 2024.09.05
43700 [속보] '진술거부' 김혜경, 2시간 만에 귀가…"檢, 결론 정해 놓은 수사" 랭크뉴스 2024.09.05
43699 국회 앞 ‘평안남도, 강냉이 모형단설기’…또 날아온 북한 오물풍선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4.09.05
43698 심정지 여대생, 100m 앞 응급실 수용 거부…의식 불명 랭크뉴스 2024.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