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나경원(왼쪽부터), 한동훈, 윤상현, 원희룡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19일 서울 양천구 SBS 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19일 열린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마지막 TV 토론회에서 ‘패스트트랙 공소 취하’를 둘러싸고 나경원 후보와 한동훈 후보가 격하게 충돌했다.

나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에서 발생한 여야 충돌을 언급하며 “만약 이번에도 기소가 됐다면, 한 후보는 (여당 의원의) 공소 취소를 요구하겠나”라고 물었다. 한 후보는 “정치인으로서, 당 입장에서 공소 취소를 요구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비교적 차분했던 양측의 분위기는, 곧바로 이어진 한 후보의 발언 뒤 급격하게 냉각됐다. 한 후보가 “다만 나 후보는 개인 차원으로 (공소 취소를) 요구한 것”이라고 하면서다. 나 후보는 언성을 높이며 발끈했고, 한 후보는 단답형으로 받아쳤다.

▶나경원= “그게 개인 차원입니까.”
▶한동훈= “네. 개인차원입니다.”
▶나경원= “아니, 그게 개인차원입니까?”
▶한동훈= “네.”
▶나경원= “제가 제 것만 빼달라고 했습니까? (목소리를 높이며)한동훈 후보 똑바로 말하세요! 개인차원이라고요?”
▶한동훈= “네.”
▶나경원= “제가 제 것을 빼달라고 했습니까?”
▶한동훈= “네,”
▶나경원= “네? 네라고요? 저를 이렇게 모욕하실 수 있습니까.”

나경원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19일 서울 양천구 SBS 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서 방송 준비를 하고 있다. 뉴스1
한바탕 공방이 오간 뒤 나 후보는 “(보좌관 및 의원 등) 27명이 기소됐고, 우리 것을 공소 취소하려면 야당 공소 취소도 해야 하니까 같이 취소해달라는 뜻 아니었나”라며 “제 것만 공소를 뺄 수 있나”라고 거듭 물었다. 이에 한 후보는 “말을 왜곡한다. 구체적으로 말 안 하겠지만, (당시) 그러시지 않았지 않나”라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후 나 후보가 “제가 한 말을 그대로 옮겨보라. 똑바로 말하라”고 하자, 한 후보는 “사건 당사자가 공소 취소를 법무부 장관에게 요구한 것은 잘못”이라고 받아쳤다. 나 후보는 “후회할 날이 올 것”이라고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공소 취소 논란은 이틀 전인 17일 토론회에서 한 후보가 “본인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해달라고 부탁한 적 있지 않나”라고 나 후보를 저격하면서 시작됐다. 당 일각에서는 “당의 아픔을 후벼 파서야 되겠나”(권성동 의원)라고 반발했고, 한 후보는 18일 “신중하지 못했던 점을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에서 또다시 논란이 거론되면서 2차전이 벌어졌다.

두 후보는 “그때 (패스트트랙 )기소를 한 검찰총장이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전날 한 후보의 발언을 두고도 충돌했다. 나 후보는 “한 후보가 질문만 하면 대통령을 끌어들인다”며 “지난번 김건희 여사 문자 관련해서도 ‘대통령께서 사과할 뜻이 없었다’고 얘기하지 않았나”라고 공격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 시절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구속했는데, 돌이켜보면 잘했나”라고 물었다. 이에 한 후보는 “누구를 끌어들이려는 게 아니라 당시 윤 대통령과 같이 수사했던 사안”이라고 했다.

19일 서울 양천구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 나선 한동훈 후보가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희룡 후보도 한 후보를 협공했다. 원 후보는 “한 후보의 ‘입 리스크’가 우리 당의 가장 큰 신종 위험”이라며 “개인 대화를 폭로해 자신을 방어하는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말싸움에서 수시로 나타나는 습관”이라고 지적했다. 원 후보는 한 후보가 1월 여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이관섭 당시 대통령실 비서실장에게 사퇴 요구를 받은 사실을 언론에 공개한 것도 꼬집었다. 원 후보는 “비서실장 실명을 그렇게 만천하에 공개하고서, 앞으로 대통령과 소통이 가능하겠나”라고 반문했다.

한 후보는 원 후보의 과거 발언을 거론해 역공했다. 한 후보는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을 몰아내자고 하셨던 분”이라며 “정치 상황이 바뀌면 윤 대통령에 대한 탈당도 요구할 수 있지 않느냐”고 공격했다. 이에 원 후보는 “과거 증거를 꺼내 제압하려는, 상대방을 피의자로 생각하는 방식”이라고 반박했다.

19일 서울 양천구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 나선 원희룡 후보가 방송 준비를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후보 간 설전이 과열되자 윤상현 후보는 “전당대회가 분당대회로 흘러가는 건 현재·미래권력 다툼이 내재해있기 때문”이라며“한 후보와 원 후보가 일종의 대리전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 후보는 토론 뒤 대기실에서 눈물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격앙된 분위기는 장외에서도 이어졌다. 나 후보는 토론회 직후 “제 명예도, 같이 투쟁한 동료 의원들의 명예도 훼손됐다”고 날을 세웠다. 원 후보는 “(나경원 후보가) 통곡을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라고 했다. 반면 한 후보는 “법무부 장관이 개별 사건 당사자가 말하는 것을 들어줄 순 없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528 韓공항서 日입국 사전심사 가능?…日, 내년 도입 검토 new 랭크뉴스 2024.09.03
47527 1억짜리 벤츠, 1년 만에 6000만원 됐다…"이게 무슨 날벼락" new 랭크뉴스 2024.09.03
47526 국군의 날 임시공휴일 지정에…"놀아서 좋다"vs"어차피 연차 못 써" new 랭크뉴스 2024.09.03
47525 야당 새 특검법에 한동훈 "바뀐 것 없다"지만 '회의론' 확산 new 랭크뉴스 2024.09.03
47524 금리인하 기대…국민연금, 화장품 덜고 건설 담았다 new 랭크뉴스 2024.09.03
47523 킥보드 훔치고 아파트 15층서 던진 초등생들…"처벌 불가" new 랭크뉴스 2024.09.03
47522 정부, “응급실 근무 총 의사 수 감소, 지난 2월 전공의 이탈 때문” new 랭크뉴스 2024.09.03
47521 납북어민 ‘국가폭력’ 확인…“피해 당사자들은 몰랐다” new 랭크뉴스 2024.09.03
47520 태영건설, 워크아웃 자구안에 따라 여의도 사옥 2251억원에 매각 new 랭크뉴스 2024.09.03
47519 민주 ‘제3자 추천’ 네 번째 채 상병 특검법 발의…여당 반대 속 활용법은? new 랭크뉴스 2024.09.03
47518 안창호 “신체 노출로 성범죄 급증…그게 왜 성범죄 두둔하는 것?” new 랭크뉴스 2024.09.03
47517 군사법원, '대통령에 VIP 격노설 서면 질문' 신청 수용(종합) new 랭크뉴스 2024.09.03
47516 “가수 아들 앞길 막는 前남편” 토로한 어머니, 누구 얘긴가 했더니 new 랭크뉴스 2024.09.03
47515 '환자 사망 논란' 양재웅, 하니와 결혼 미뤘다 new 랭크뉴스 2024.09.03
47514 성인 야간 진료 제한 첫날‥"빨리 치료해야 하는데 다른 병원 가라네요" new 랭크뉴스 2024.09.03
47513 한동훈, 'ISA 해외주식 허용 추진'野에 "국내 시장은 버리나" new 랭크뉴스 2024.09.03
47512 삼성생명, 유주택자 주담대 제한… “수요 몰려 선제적 조치” new 랭크뉴스 2024.09.03
47511 차별금지법 반대, 창조론 신봉, 편법 증여 의혹…인권위원장 후보자 청문회 뒤덮은 논란 new 랭크뉴스 2024.09.03
47510 여의도성모병원, 추석연휴 기간 응급실 야간 진료 중단 검토 new 랭크뉴스 2024.09.03
47509 [영상] 한덕수 “환자 떠난 전공의 제일 먼저 잘못”…야당, 책임 전가 new 랭크뉴스 2024.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