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광화문서 추모 촛불문화제
19일 저녁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채상병 1주기 군 사망사건 피해자 추모 촛불 문화제’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이수안 교육연수생

“2023년 7월19일 우리는 한 청년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2024년 7월19일 저녁, 서울 도심에 모인 시민들이 무대 위를 흐르는 영상 속 채상병의 모습을 바라보며 일제히 촛불을 들었다. 수도권 지역에 쏟아지던 폭우가 잠시 소강 국면에 접어든 날이었다.

참여연대와 군인권센터 등 85개 시민단체가 모인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은 19일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채상병 1주기 군 사망사건 피해자 추모 촛불 문화제’를 열어 이날로 꼭 1년이 된 채상병의 죽음을 애도했다. “대통령의 격노보다 더 큰 우리의 애도”를 문화제의 구호 중 하나로 삼았다. “무리한 수중수색 책임자를 처벌하라”,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을 거부한다”는 구호도 뒤이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소장은 “(채상병과 가장 가까이 있던 생존해병은) 여전히 잠을 잘 못 자고 있고 그날 채상병을 구하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데 급류에 휩쓸려 목숨을 잃게 한 책임자인 임성근 사단장은 생존 해병들과는 다르게 오늘도 국회 탄핵 청문회에 나와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수사 외압의 정점에 있는 대통령의 거짓말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침묵하는 다수들이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 소장은 이날 채상병과 함께 수색작업에 나섰던 생존해병 ㄱ씨의 추모 입장문을 대독했다. ㄱ씨는 “진실이 밝혀지고 ‘진짜’ 책임져야 할 사람이 가려지길 바라고 있겠다”며 “내년 채 상병 기일에는 아무 눈치 보지 않고 채 상병을 추모하고, 제 솔직한 마음과 감정들을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채상병에 앞서 군에서 목숨을 잃은 자녀를 둔 군 사망사건 유가족들도 무대에 올랐다. 2014년 선임병의 구타와 가혹 행위 끝에 군에서 목숨을 잃은 윤일병의 어머니 안미자씨는 “이 자리에 함께 계신 유가족을 비롯해 아이 죽음의 진실을 알려 싸우는 유가족이 한둘이 아니다. (윤일병 이후) 10년이 지났지만 무엇이 바뀌었단 말인가”라며 “그래도 한발 한발 세상이 나아진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왔는데 이제는 대통령이 앞장서서 사건을 은폐·축소했다는 뉴스를 보면서 우리 아이들의 죽음이 헛된 것은 아닌지 수없이 되뇌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7일부터 이날까지 서울 청계광장에 차려진 추모 분향소에도 시민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해병대 예비역 연대에 속한 20여명은 추모분향소를 찾아 채상병의 영정을 향해 거수경례했다. 정원철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은 “대한민국과 해병대에 충성해 상관의 명령을 따랐을 뿐인데 이리 허망하게 가게 됐으니 얼마나 원통했을까”라며 “대한민국과 해병대가 솔직히 환멸스러울 지경”이라고 적은 편지를 읽으며 흐느꼈다. 채상병의 직속상관이었던 이용민 전 해병대 포7대대장도 이날 분향소를 찾아 헌화했다. 이날 오후 5시까지 분향소에는 2200여명의 시민이 다녀갔다.

(취재 도움: 이수안 교육연수생)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2947 "공짜로 줘도 무서워서 안 타요"…1억짜리 벤츠 '반값'으로 뚝뚝 '굴욕' new 랭크뉴스 2024.09.03
42946 거침없던 안창호, 윤 대통령 인권 침해 물음들엔 ”답변 곤란” new 랭크뉴스 2024.09.03
42945 “답변 못 드려”…심우정에겐 어려운 김건희 명품백 질의 new 랭크뉴스 2024.09.03
42944 헤어진 여자친구 살해한 30대... 투신 직전 경찰에 붙잡혀 new 랭크뉴스 2024.09.03
42943 사격 박진호, 50m 소총 3자세 우승…한국 첫 2관왕 탄생 new 랭크뉴스 2024.09.03
42942 사고 피하려다 다리 아래 추락…2명 사망·3명 부상 new 랭크뉴스 2024.09.03
42941 [단독] “영업 사원이 인공관절 ‘쑥’”?…이대서울병원 ‘무면허 수술’ 의혹 new 랭크뉴스 2024.09.03
42940 여의도성모병원, 추석연휴 응급실 야간 진료 중단 검토 new 랭크뉴스 2024.09.03
42939 가자지구 포성 잠시 멈춘 소아마비 백신…"이틀간 16만회 접종" new 랭크뉴스 2024.09.03
42938 ‘2인 방통위’ 적법한가…이진숙의 운명 카운트다운 new 랭크뉴스 2024.09.03
42937 "일본 입국 때 한국서 미리 심사…제3국 분쟁 양 국민 대피 돕는다" new 랭크뉴스 2024.09.03
42936 “평균 923만9000원”…올해 등록금 가장 비싼 대학은 바로 ‘이곳’ new 랭크뉴스 2024.09.03
42935 임관혁 서울고검장 사의 표명…검찰총장 후보군 추천됐다 탈락 new 랭크뉴스 2024.09.03
42934 우크라이나 "러 탄도미사일 공격으로 41명 사망" new 랭크뉴스 2024.09.03
42933 [르포]1,000만 회 굴리며 끊으려 해도 끄떡없는 포켓 스프링...시몬스가 꺼낸 바나듐의 정체는 new 랭크뉴스 2024.09.03
42932 이스라엘군 "아이 보는데 아버지 죽인 하마스 지휘관 제거" new 랭크뉴스 2024.09.03
42931 [단독]한동훈, 이재명 앞서 10일 중견련 만나... 비공개 면담 추진 new 랭크뉴스 2024.09.03
42930 물가 '수치' 잡았다지만‥장바구니 물가 '글쎄?' new 랭크뉴스 2024.09.03
42929 법 개정에도 ‘우회전 사고’ 여전…“안전장치 강화해야” new 랭크뉴스 2024.09.03
42928 심우정 검찰총장 인사청문회‥"김 여사 방문 수사는 검찰 재량?" new 랭크뉴스 2024.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