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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현지시각)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 지수가 전장 대비 2.77% 주저앉았다. 2022년 12월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었다. 같은 날 주요 기술주 100개를 모아 만든 나스닥100 지수는 2.94% 추락했다. 당시 시장 전문가들은 나스닥이 내려간 자체보다 하락률이 3%에 근접한 사실을 주목했다고 한다. 과거 나스닥이 하락률 3%에 도달하면 시장 조정이 깊어졌던 경험을 기억해서다.

전문가들은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진 후 대중(對中) 규제 등 리스크 요인이 부각하며 위험 선호 심리가 위축한 탓으로 해석한다. 다만 이익 모멘텀의 우위에 여전히 대형 기술주가 있는 만큼 2분기 실적 시즌을 거치면서 다시 시장 분위기가 안정될 것이라고 했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경제 위기 때마다 등장한 나스닥 3% 이상 추락
19일 신한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나스닥 지수는 2023년 이후로 3% 넘게 빠진 적이 없다. 앞서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이 터진 2020년과 그 후폭풍이 이어진 2021년에는 각각 18번, 2번에 걸쳐 3% 이상 하락한 바 있다.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에 따른 금리 상승기였던 2022년에도 나스닥 지수는 3% 이상 추락을 18차례 경험했다.

시계를 더 앞으로 되돌려보면, 닷컴 버블이 무너지며 글로벌 증시가 흔들린 2001년에도 나스닥 지수는 1년 동안 총 34번 3% 넘게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에도 3% 이상 하락이 26번 발생했다. ‘나스닥 3% 이상 하락’이 세계적으로 합의된 경기 침체 기준선은 아니지만, 시장 전문가들이 위기 신호의 하나로 인지하는 이유다.

나스닥 지수는 17일에 이어 18일에도 흔들리며 시장 불안을 키웠다. 낙폭은 0.70%로 전날보다 완화했지만, 두려움을 맛본 시장 참여자들은 기술주에 집중했던 ‘팔자‘ 기조를 다른 업종으로 확산했다. 이날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뉴욕 증시 마감 무렵에 전날 대비 1.45포인트 상승한 15.93을 나타내기도 했다. 지난 5월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AI 반도체 수요 여전히 강해”
2023년을 1만5011.35로 마감했던 나스닥 지수는 올해 상반기 내내 치솟으며 역대 최고가를 수차례 경신했다. 엔비디아가 주도한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나스닥 강세의 배경이었다. 그러나 최근 바이든 정부가 미국 기술이 들어간 제품의 중국 등 특정 국가 반입을 금지하는 해외직접생산규칙(FDPR)을 다른 나라 제품에도 적용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기술주를 둘러싼 우려가 커졌다.

여기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도중 총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시장 공기는 더욱 달라졌다.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와 함께 트럼프 정책에 베팅하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나타났다. 상반기 내내 대형 기술주로 쏠리던 유동성은 다른 업종을 찾아 순환매 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최근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가 강세를 나타낸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러셀2000을 비롯한 소외주들이 실적까지 뒷받침된다는 징후는 아직 발견되지 않는다고 했다. 여전히 이익 모멘텀의 우위에는 기존 주도주인 빅테크·반도체 등이 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호황 국면으로 진입하지 못하거나 2분기 실적 시즌이 또다시 빅테크 중심의 서프라이즈로 끝난다면, 소외주 로테이션은 금세 도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TSMC가 다음 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하는 등 AI 반도체 수요는 여전히 강한 신호를 보이고 있다”며 “빅테크 실적 발표를 계기로 주식시장 분위기가 반전돼 선순환 흐름을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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