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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법원 "범행 수법 잔혹하고, 범행 동기 비난할 만해"


(고양=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설날 술에 취해 모친을 살해하고 그 옆에서 잠을 자던 30대 탈북민에게 1심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합의1부(김희수 부장판사)는 19일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탈북민 A(33)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또 1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하고, 검찰이 청구한 보호관찰 명령은 기각했다.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는 피해가 회복에 이를 수 없어 엄한 처벌을 하지 않을 수 없는데 특히 부모를 살해한 행위는 반인륜, 반사회적 범죄"라면서 "피고인은 다른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과가 있고 누범 기간인데 범행을 저질렀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 "피고인에게 당시 홀몸으로 베트남으로 이주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음에도 피고인은 자신이 외국으로 이주하는 데 모친인 피해자가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해 살해했다"면서 "범행동기가 비난할 만하다"고 했다.

이어 "재범 위험성이 '높음' 수준으로 평가된 점, 미혼이고 형제가 없으며 부모가 모두 사망해 가족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살인 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면서 "다만, 범행을 인정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설 연휴 첫날이던 지난 2월 9일 밤 경기 고양시 아파트 자택에서 50대 어머니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A씨는 범행 전 구치소에서 알게 된 지인으로부터 함께 베트남으로 가자는 제안을 받고, 유일한 가족인 모친을 살해하면 홀가분한 마음으로 베트남으로 갈 수 있다는 생각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범행 당시 만취 상태였던 A씨는 범행을 저지른 뒤 이 지인에게 연락해 자신의 범행을 알리고 범행 현장을 사진으로 찍어 전달했다.

이후 지인이 A씨의 주거지를 방문해 경찰에 신고했고, A씨는 현장에서 붙잡혔다.

2006년 10대 시절 부모와 함께 탈북한 A씨는 아버지가 지병으로 사망한 뒤 어머니와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패륜적이라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었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연합뉴스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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