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경기 의정부경찰서에서 경찰이 관원인 5세 아동을 심정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태권도 관장 A씨를 의정부지검으로 송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신이 운영하는 태권도장에서 관원인 5세 어린이를 학대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트린 30대 관장이 검찰에 넘겨졌다. 아이가 “살려달라”, “꺼내달라”는 외침에도 관장은 20분 이상 방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북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19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를 받는 관장 A씨를 구속 상태에서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지난 12일 오후 자신이 운영하는 경기 양주시 덕계동 소재 태권도장에서 관원인 5세 어린이 B군을 들어 올린 후 돌돌 말아 세워놓은 매트에 거꾸로 넣고 방치해 심정지 상태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B군은 이날 현재까지 의식을 차리지 못하고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당시 교육이 끝난 후 B군을 들어 올려 매트 가운데 틈으로 머리와 상체 부분을 집어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태로 20분 동안 방치했으며 아이의 상태가 어떤지 확인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경찰은 B군이 “살려달라”, “꺼내달라”고 소리쳤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목격자 진술도 확보했다. A씨는 20분 후 B군이 의식 없이 늘어지자 B군을 데리고 병원으로 데리고 갔으며, 이후 도장으로 돌아와 도장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등이 담긴 컴퓨터를 초기화하면서 관련 내용을 삭제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학대와 체벌 등 의도가 전혀 없이) 장난으로 한 일”이라며 고의성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초기화한 컴퓨터 포렌식을 통해 당시 CCTV 화면을 확보, 범행 과정을 모두 확인했다. 경찰은 신체적 학대로 의심할 만한 정황도 포착했으며, 관원 258명의 명단을 확보해 아동학대 여부를 추가 조사 중이다. 현재 B군 사건 이후 A씨에게 학대당했다는 다른 피해는 모두 3건 접수된 상태다.

검찰 송치를 위해 이날 오전 모습을 드러낸 A씨는 울먹이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어 “학대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절대 아니며, 제가 너무 예뻐하는 아이”라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도장 내 폐쇄회로(CC)TV를 지운 이유에 대해서는 해명을 하지 않았다.

한국일보

임명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