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정청래! 문 열어!”

19일 오전 국회 법사위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청문회가 열렸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법사위 회의장 밖에서 항의 농성을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해병 순직 1주기인 19일 오전 9시 50분, ‘꼼수 청문 원천 무효’라고 적힌 피켓을 손에 든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실 문을 세차게 두드렸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에 대한 항의 방문이었다. 면담이 거부당하자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들은 위원장실 앞 바닥에 둘러앉아 “정청래 위원장 나오라”며 규탄대회를 벌였다. 김기현 의원은 “당당하단 사람이 그렇게 숨나. 두더지냐”고 했고, 박대출 의원은 “이게 무슨 해괴한 ‘셀프감금’이냐”고 말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정 위원장과 민주당 법사위원들이 문을 걸어잠그고 우리 법사위원들 출입도 제한하고 있다. 엉터리 막무가내 법사위원장”이라고 비판했다. 권성동 의원은 규탄사에서 “국회 본회의 의결 없는, 사실상의 조사에 해당하는 탄핵 청문회는 불법이고 무효”라며 “민주당은 자신 있으면 탄핵소추안을 정식으로 발의하고 본회의 의결로 법사위에서 조사하게 하라. 그런 자신감이 없으면 탄핵청문을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9시 55분쯤 더불어민주당 법사위원인 서영교 의원이 등장해 위원장실에 진입하려 하자 여당 의원들은 “같이 들어가자”며 항의했다. 서 의원은 “이렇게 하시면 여러분 괜찮나. 나경원 의원도 이렇게 했다가 문제가 됐던 것 아닌가”라고 했다. 2019년 공수처법 선거법 패스트트랙 사태 당시 나경원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의 전신)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항의 농성을 펼치다 국회선진화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던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이에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항의하면서 두 사람 간 설전이 벌어졌다.

▶곽규택=“문 열라고 그래요. 법사위원장이 왜 법사위원들을 안 만나요?”
▶서영교=“아니 우리 회의하는데 왜 여기 와서 나한테 소리를 질러요!”
▶곽규택=“먼저 소리를 질렀잖아요!”
▶서영교=“내가 언제 소리 질렀어요!”
▶곽규택=“원래 목소리 자체가 소리를 지르는 목소리잖아요!”

9시59분 정 위원장과 민주당 법사위원들이 위원장실을 나서서 회의실로 이동하려 하자, 정 위원장을 막아선 국민의힘 의원들과 취재기자들 등이 뒤엉키며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벌어졌다. 일부 기자들과 보좌진은 뒤로 넘어졌고,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국회 방호과 직원의 경호를 받으며 회의실 안으로 빠르게 진입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손 피켓을 높이 들고 “정청래 사퇴하라”고 외친 뒤 회의실 안으로 다 함께 진입을 시도했다.

정 위원장은 의사봉을 두드린 뒤 “(회의가) 개의했다”며 항의하는 타 상임위 소속 의원을 향해 “국회선진화법 위반이다. 형사고발 조치 당하고 싶지 않으면 빨리 자리를 떠나라. 퇴거 명령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회법 해설서를 펼쳐들고 “국회법 제145조, 국회의 질서유지 1항. 의원이 본회의 또는 위원회 위원장에게 위법 또는 국회 규칙을 위반해 회의장 질서를 어지럽혔을 때는 의장이나 위원장은 경고나 제지를 할 수 있다”며 “지금 이 회의 제가 입장하는 것을 물리력으로 방해한 분들에 대해서 경고한다”고 말했다.

19일 오전 국회 법사위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청문회가 열렸다. 정청래 위원장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발언권 요구를 무시하고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일부 혼란이 정리되고 나서 정 위원장이 “오늘은 고(故) 채수근 해병 1주기다. 진상규명을 통해 채상병의 넋을 기린다는 의미를 담아 잠시 묵념한다”고 하자 여야 법사위원들도 모두 일어나 묵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오늘 청문회는 불법 청문회”라고 항의했다. 송석준 의원은 “탄핵 청원 사유를 보면 모두 현재 진행 중인 수사, 재판과 관련된 사건이고 국가기관을 모독하는 내용”이라며 ”불법 청문회를 당장 중단하라“고 말했다. 이에 정 위원장은 “불법 청문회라면 이 자리에 왜 와 계신가. 그렇게 주장하는 분들은 여기 존재 이유가 없다”며 “국회법 제65조 1항 조항에 따라서 청문회를 위원회 의결로서 의결한 바 오늘 청문회는 합법적”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순직해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 관련 증인으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이 출석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 조태용 국정원장과 임 전 사단장에 대한 ‘구명 로비’ 의혹을 받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 등은 불출석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112 [단독] “한 시간 동안 응급실 돌다”…뇌 손상에 의식불명 new 랭크뉴스 2024.09.02
47111 '교회 학대' 숨진 딸, 친모는 "감사"…법정서 가해자들에 한 말 new 랭크뉴스 2024.09.02
47110 "김건희는 '황제조사'·문재인은 '보복수사'"‥"정당한 수사일 뿐" new 랭크뉴스 2024.09.02
47109 정부 응급실 대책 내놓으며 “일부 병원 문제일 뿐”··· 의대교수들 “많은 응급실 정상진료 안돼” new 랭크뉴스 2024.09.02
47108 ‘계엄 준비설’ 공방…“오죽하면 걱정하겠나” vs “사실 아니면 국기 문란” new 랭크뉴스 2024.09.02
47107 오른발·어깨로 '퍼펙트 골드!' 패럴림픽 양궁장 뒤집은 17세 선수 new 랭크뉴스 2024.09.02
47106 고물가로 8분기 연속 가계 여윳돈 감소 new 랭크뉴스 2024.09.02
47105 김문수 “일장기 단 손기정도 잘못된 건가” new 랭크뉴스 2024.09.02
47104 집 돌아온 전기차 화재 주민들…원인 모를 피부 발진 '고통' new 랭크뉴스 2024.09.02
47103 두 팔 없이 센강 헤엄친 '철인' 김황태…트라이애슬론 완주 new 랭크뉴스 2024.09.02
47102 '뉴라이트' 논란 새 교과서... 교사들 "교묘하게 친일 역사관 주입" new 랭크뉴스 2024.09.02
47101 ‘딥페이크’에 속 타는 엄마들 “디지털시대 달라진 성평등 교육 절실” new 랭크뉴스 2024.09.02
47100 노르웨이 8월 신차 94% 전기차…세계 첫 100% 달성 임박 new 랭크뉴스 2024.09.02
47099 [르포] "암 환자인데 그냥 돌아가"…응급실 야간 진료 무기한 중단 첫날 new 랭크뉴스 2024.09.02
47098 김문수 “손기정, 일장기 달았지만 매국노 아닌 애국자”…국적 입장 유지 new 랭크뉴스 2024.09.02
47097 '응급실 일일브리핑' 나선 정부‥의료계 "응급실 문만 열면 다냐" new 랭크뉴스 2024.09.02
47096 한동훈·이재명 공감한 '지구당 부활', 국회 행안위서 '첫발' new 랭크뉴스 2024.09.02
47095 연일 ‘계엄령’ 불 지피는 민주당, 왜? new 랭크뉴스 2024.09.02
47094 스무 살 신유빈이 20년 전 광고 속으로…추억 되살린 바나나맛우유 광고 '대박' new 랭크뉴스 2024.09.02
47093 ‘대통령 첫 불참’ 오명 쓴 국회 개원식 new 랭크뉴스 2024.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