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한우는 고급 육류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먹는 고기 가운데 가장 비싸고 고급이라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지난해 소비자패널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를 보면, 한우는 1+ 등급 등심 100g에 만 원, 1등급 등심에는 9천 원가량을 지불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에 비해 호주산 냉장 등심 100g에는 6천 원 정도, 미국산에는 5천6백 원 지불 의사를 밝혔습니다.


1+ 등급 한우에는 미국산 쇠고기 보다 거의 2배를 내겠다는 지불 의사를 보인 겁니다. 그만큼 맛있고 영양가도 좋다고 인식합니다.

수입 쇠고기와는 차별화된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소(牛)프라이즈' 1++ 등급 한우도 최대 45% 할인

'한우 맛있고 좋은 건 알지만, 비싸서 못 먹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그래서 정부와 농협경제지주, 그리고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가 '소(牛)프라이즈 2024 대한민국 한우 세일' 행사를 연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할인행사에는 최고 등급인 1++ 등급도 포함됐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대표적 구이 부위인 등심의 경우 1++ 등급은 100g에 7,990~9,000원으로 할인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7월 하순 가격과 비교하면 30~45% 저렴한 수준입니다.

1등급 양지는 지난해 이맘때보다 24~58% 저렴하게, 불고기·국거릿감도 33~56% 싸게 판매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정도면 위에서 본 '소비자 지불 의향 금액'에 충분히 가까운 가격입니다.

농식품부도 한우는 가격이 일정 수준 하락하면 소비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수요탄성치'가 높은 품목이라고 강조하며, 소비 촉진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농식품부는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전국 대형마트, 농축협 하나로마트와 주요 온라인몰 등에서 할인행사를 일제히 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일제히'라고 보기에는 시기도 제각기이고 등급이나 부위도 차이가 있습니다.

■ 온라인 몰부터 18일 한우 할인 시작

먼저 할인행사를 시작한 것은 온라인 몰입니다.

농협 라이블리와 농협몰, 지마켓/옥션, 롯데온, 11번가, 네이버 등은 이달 18일부터 28일까지 한우 할인행사를 합니다.

등급은 대부분 2등급 이상 1, 1+, 1++ 등급을 고루 판매합니다.

SSG는 19일부터 25일까지 행사를 진행하는데, 1등급 등심과 불고기·국거리만 할인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농협몰 등 주요 온라인몰에서 ‘소(牛)프라이즈’ 대한민국 한우 세일이 18일부터 시작됐다. (사진=농협몰)

■ 하나로마트는 이번 주말, 대형 마트는 다음 주말 할인

농협 하나로마트는 전국의 지점 616곳에서 이달 19일부터 21일까지 할인 판매합니다.

하나로마트 200여 곳은 할인 행사에 참여하지 않고, 참여하는 곳도 지점별로 할인 품목이 다르다고 밝혔습니다.

지점이 많고 지역조합별로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하나로마트 양재점의 경우 1등급 쇠고기만 할인 판매한다고 밝혔습니다.

'한우 할인한다고 해서 가봤더니, 우리 동네 하나로마트는 안 하더라'는 반응이 많은 이유인가 봅니다.

롯데마트는 전 지점에서 25일부터 28일까지 1등급 한우를 할인 판매합니다.

홈플러스와 이마트는 26일부터 28일까지 할인하는데, 1++ 등급을 구매하려면 홈플러스에 가야 할 듯합니다.

메가마트와 탑마트는 부산에 있는 대형 슈퍼 체인입니다.

GS더프레시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18일부터 28일까지 1++등급과 1+ 등심을 할인하는데, 이 기간에 사전예약을 하면 8월 2~3일에 받는 방식으로 판매합니다.

GS더프레시는 ‘투뿔 1++’ 한우 등심을 1kg에 79,900원, 100g에 7,990원에 예약 판매한다. 38% 할인 판매라고 표시돼 있다. (사진=GS더프레시 관악점)

이번 할인 행사에는 생산자 중심의 영농단체들이 운영하는 일부 정육점도 참여합니다.

농식품부는 이번 할인행사에 대해, 산지 도매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한우 농가를 돕고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낮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한우 수매보다는 가격 할인으로 소비 촉진부터"

사육두수가 늘어 산지 소 값이 하락하자 한우 사육 농가들의 어려움이 큰 상황입니다. 사룟값이 올라 한우 생산비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커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한우 농가들은 암소 2만 마리를 수매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합니다. 지나치게 많은 공급을 줄이면서, 특히 암소 숫자를 줄여 사육두수가 더 느는 걸 막자는 겁니다.

한우 1마리에 143만 원씩 적자라며 ‘한우 반납투쟁’에 나선 한우 사육 농민들. 7월 3일 서울 여의도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암소 2만 마리 수매와 한우법 제정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정부는 수매보다는 소비를 촉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농식품부는 한우를 수매할 경우 많은 예산이 들어갈 뿐 아니라, 당장 산지 가격을 지지할 순 있어도 수매 물량이 다시 시장에 풀릴 때가 되면 가격이 오히려 더 내려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니 한우 농가들이 모아놓은 한우자조금과 농협 자금 등을 이용한 소비자 가격 할인으로 소비를 진작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겁니다.

■ 소비자 가격 하락까지 시차 발생…"한우자조금 등으로 할인 행사"

이와 함께 '산지 소 값은 하락해도 소비자 가격은 여전히 비싸다'는 지적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한우 거세우의 도매가격은 1kg에 16,715원으로 평년 가격보다 21.1% 낮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비해 소비자 가격은 1등급 등심 100g에 8,481원으로 평년보다 14.1%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우를 도축해서 지육과 부분육 상태로 가공하고 다시 정육으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물류비와 인건비, 임대료 등의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산지 도매 가격 하락폭 만큼 소비자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또한, 도매 가격이 하락해도 소비자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가장 체감이 되는 직접적인 가격 할인을 선택했다는 설명입니다.

■ '소(牛)프라이즈'는 한우 농가에 도움이 될까?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정부와 전국한우협회, 그리고 농협경제지주는 '한우 소비 촉진'에 손을 잡았습니다.

모처럼 1++ 등급 한우까지 포함해 가격 할인 행사를 하니 소비자들이 한우를 많이 드셔야 한우 농가를 도울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여름 휴가철 대목을 맞아 한우뿐 아니라 한돈 세일도 시작됐다.

하지만 사육두수는 이미 늘어난 상태인 데다, 고물가 속에 소비자들의 소비 여력도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한우 가격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리고 소비를 촉진한다고 해서 한우 농가의 높아진 생산비가 낮아지지는 않습니다.

정부가 설명하는 대로 '한우의 수요탄성치'가 지금의 한우 사태를 풀 실마리가 되어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그래픽 : 권세라)

[연관 기사]
통계청도 인정했다 “한우 마리당 143만 원 적자” [한우]①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006200
코로나19 때 좋았던 한우 값…사육 늘며 내림세 [한우]②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006776
소고기값, 도소매 거치며 두 배로…“직거래 할 수 없나요?” [한우]③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007975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네이버,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052 김문수 "손기정, 일장기 달았지만 매국노 아냐"…국적 입장 고수 new 랭크뉴스 2024.09.02
47051 인천공항 쓰레기장서 권총 실탄 300발 발견 "경찰 수사" new 랭크뉴스 2024.09.02
47050 지역 대학 병원 응급실 축소 운영‥문 닫는 응급실 늘어나나? new 랭크뉴스 2024.09.02
47049 [단독] 디성센터 상담 1366으로 통합…성범죄 피해자 구제 빨라질까 new 랭크뉴스 2024.09.02
47048 “100만원 겨우 남겨요”…가계 여윳돈 8분기 연속 줄었다 new 랭크뉴스 2024.09.02
47047 응급실 의사 평시의 73%... 대통령 "원활하다" 나흘 만에 정부 "엄중히 인식" new 랭크뉴스 2024.09.02
47046 김문수, ‘사도광산 강제로 끌려갔나’ 질의에 “공부 안 해서 모르겠다” new 랭크뉴스 2024.09.02
47045 ‘연예인 비방’ 억대 수익 올린 30대 유튜버, 재판서 혐의 부인 new 랭크뉴스 2024.09.02
47044 ‘최장 지연’ 국회 개원식…신경전 속 정기국회 험로 예고 new 랭크뉴스 2024.09.02
47043 해리스, 대선까지 광고에 5천억 원 투입한다 new 랭크뉴스 2024.09.02
47042 윤석열의 무지…미래는 ‘식물 대통령’ [뉴스룸에서] new 랭크뉴스 2024.09.02
47041 대통령실, 이재명 대표 ‘계엄설’에 “탄핵 빌드업인가···대표직 걸고 말해라” new 랭크뉴스 2024.09.02
47040 [단독] 우송대서 7000만원 번 안창호 “자료 없다”며 검증 피해 new 랭크뉴스 2024.09.02
47039 휴대폰 게임하며 만원 지하철 몰던 기관사, 결국 고발 조치돼 new 랭크뉴스 2024.09.02
47038 무신사 품 안긴 예일, 아웃렛 매장 연이어 열며 오프라인 확장 가속화 new 랭크뉴스 2024.09.02
47037 집 있는 사람들 어쩌나…카카오뱅크도 유주택자 주담대 중단 new 랭크뉴스 2024.09.02
47036 전통시장 활력소로 만든다더니…방치된 '청년몰' new 랭크뉴스 2024.09.02
47035 "숙박시설 출입구에 스프링클러 유무 게시토록 법 개정"(종합) new 랭크뉴스 2024.09.02
47034 ‘아는 애’ 표적 삼는 딥페이크…“조주빈과 같은 혐의 적용” new 랭크뉴스 2024.09.02
47033 [단독] 롯데, 印서도 철수…“동남아 화력 집중” new 랭크뉴스 2024.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