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9년까지 3기 신도시 등에서 23만6000호를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분양하고, 비아파트를 대상으로 하는 매입임대는 당초 계획보다 1만호 많은 13만호를 내년까지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자 기존 공급대책을 구체화하고 정책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제7차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시세보다 크게 저렴한 수준으로 2029년까지 23만6000호를 (공공)분양하고, 그린벨트 해제 등으로 수도권 신규택지를 올 하반기에 2만호 이상 추가로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인천계양·부천대장·고양창릉·남양주왕숙·하남교산 등 3기 신도시 5개 지구에서 7만7000호, 구리갈매역세권·안산장상 등 330만㎡ 미만의 수도권 중소택지 60여개 지구에서 15만9000호를 향후 5년 동안 분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앞서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총 17만호 규모인 3기 신도시 주택 중 1만호를 연내에 착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토부는 이미 늦어지고 있는 3기 신도시 청약이 더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사전청약 후 일부 단지에서 문화재와 보호종이 발견되면서 본청약이 늦어졌지만 현재는 대부분 보상절차를 마쳤다”면서 “지속적인 사업관리로 주택공급을 차질 없이 하겠다”고 밝혔다. 분양 일정이 가장 빠른 지구는 인천계양 A2·A3 블록으로 오는 9월 예정이다.

정부는 전세사기 발생 가능성이 없고 시세보다 저렴한 공공 매입임대 주택은 계획보다 1만호 늘어난 13만호를 내년까지 공급하기로 했다. 이 중 5만4000호는 올 하반기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부동산 관계장관회의가 열린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고 주택 공급 부족으로 내년과 2026년에 부동산 폭등장이 올 수 있다는 시장 불안이 계속되자 주택 공급책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최 부총리는 “최근 부동산 시장은 지방과 비아파트 주택가격은 하락해 시장 전반이 과열되지는 않았지만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점차 확산하고 있다”면서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다음달 추가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이 서울로 쏠리는 수요를 분산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재개발·재건축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택지개발과 3기 신도시 공급 확대로 수요를 분산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간아파트 고분양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고분양가 문제를 일부(라도) 해결해야 분양·청약시장 대기 수요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유희곤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