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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한 대기업이 직원 성과급을 실수로 과다지급됐다 회수하는 과정에서 수취인 확인 절차가 지켜지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기업의 반환 요청을 받은 금융기관이 계좌주 동의 없이 돈을 뺀 것이다. 금융사고 등 예방을 위해 착오 송금 반환 시 수취인 확인은 필수다.

18일 국민일보 취재 결과 삼성그룹 계열사 직원 A씨는 지난 8일 자신의 새마을금고 계좌로 회사 TAI(목표달성장려금)를 받았다. 그런데 금액이 이상했다. 명세서상 금액과 차이가 나 확인했더니 회사 측 실수로 세전 금액이 입금됐음을 알게 됐다.

문제는 성과급 과다 지급에서 그치지 않았다. 새마을금고에서 TAI를 A씨 동의 없이 그대로 회수한 것이다. A씨뿐 아니라 직원 100여명이 같은 일을 당했다고 한다. 한 직원은 입금된 돈을 바로 다른 은행 통장에 옮겼다가 금전적 손실을 봤다. TAI가 입금된 통장은 이른바 ‘마이너스 통장’이어서 새마을금고의 회수 직후 대출이 실행된 것이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착오에 의한 송금은 반환 절차가 있다. 먼저 송금인이 자금 반환 청구 접수를 해야 한다. 이를 접수한 은행은 돈을 잘못 받은 수취인에게 연락해 안내 및 반환 동의를 구해야 한다. 수취인 확인은 착오 송금 여부 규명에 필요한 절차다. 대부분 돈을 반환하지만, 수취인이 이를 거절하면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

해당 기업이 정식으로 반환 요청을 접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과다 지급 사실을 인지한 후 새마을금고에 입금 취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금고는 수취인 확인 절차 없이 바로 입금을 취소했다. 피해 직원들은 회사 측의 지급 오류도 이해가 안 가지만 새마을금고 대응은 더욱 말이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마음대로 취소(반환)는 절대 안 된다”며 “예를 들어 중고거래로 계좌 이체를 하고 물건을 받았는데, 물건이 안 왔다고 하고 입금 취소하면 어떻게 되겠나. 수취인 동의 없이 돈이 그대로 빠져나간다면 악용하는 사례가 많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직장 금고에서 나름대로 수습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 같다”며 “회사 요청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절차를 건너뛴 건 잘못이 맞다”고 말했다. 해당 기업도 과실을 인정하고 “사후 조치이긴 하지만 뒤늦게 직원들에게 동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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