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18~20일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이영수(왼쪽) 공군참모총장이 18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예람 중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이 중사의 아버지 이주완(가운데)씨와 인사하고 있다.

“3년 전이나 지금이나, 예람이를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뿐입니다. 아직도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되지 않습니다.”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 이예람 중사의 아버지 이주완씨는 18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는 이예람 중사의 빈소가 마련됐다. 그가 사망한 지 3년2개월 만이다.

18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예람 중사의 빈소를 찾은 조문객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가족은 그간 이 중사 사망에 책임이 있는 이들이 합당한 처벌을 받기 전까지는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유가족의 건강 문제로 장례식을 치르기로 했다. 이씨는 “모든 재판이 끝날 때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고 기다리려 했는데, 가족들의 건강 문제 때문에 장례를 치르게 됐다”고 말했다.

공군은 이날부터 20일까지 이 중사의 장례를 그가 마지막으로 복무했던 제15특수임무비행단 작전지원전대의 전대장장으로 진행한다. 이 중사는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18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공군 성폭력 피해자 이예람 중사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연합뉴스

이날 이씨는 흰 수염을 길게 늘어뜨린 채 조문객들을 맞았다. 그는 “예람이가 사망한 뒤 3년 넘게 수염을 기르고 있다”며 “예람이의 사망과 관련한 진실이 모두 밝혀지고 가해자들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을 때까지 수염을 자르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영수(왼쪽) 공군참모총장이 18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예람 중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이 중사의 아버지 이주완(오른쪽)씨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첫 조문객은 이 중사의 지인인 공군 부사관 두 명이었다. 이들은 헌화한 뒤 유가족을 끌어안고 눈물을 터뜨렸다. 이씨는 “이들이 예람이를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했다. 예람이의 웃는, 예쁜 모습을 기억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했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도 빈소를 찾았다. 이 총장은 이 중사의 영정에 경례를 올리고 헌화한 뒤 이씨의 손을 잡고 위로했다. 이씨는 “공군교육사령부에 예람이 추모비를 세우는 등 군이 이 사건을 계속 기억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이 18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예람 중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며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씨는 “사건 초기에 한마음으로 아파하고 분노했던 그 마음을 잊지 말아 달라”고 국민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앞으로 예람이와 같은 피해를 겪는 다른 피해자가 없었으면 한다”며 “(남은 재판 등이) 다음에 이런 일이 또 생기지 않도록 하는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이던 이 중사는 2021년 3월 선임인 장아무개 중사에게 성추행 피해를 겪었다. 이를 부대에 신고했으나 동료와 상관으로부터 회유·압박 등 2차 피해에 시달리다 같은 해 5월 사망했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이 18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예람 중사의 빈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사건과 관련해 군 당국의 수사가 부실했다는 비판이 일자 특별검사팀이 출범했고, 장 중사와 전익수 전 공군 법무실장 등 8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전 전 실장은 이 중사 사건 수사에 부당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장 중사는 강제추행치상 등 혐의로 2022년 9월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올해 2월에는 동료들에게 거짓으로 고소당한 것처럼 허위 사실을 말해 이 중사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징역 1년이 추가로 확정됐다.

이 중사로부터 성추행 피해 사실을 보고받고도 신고하지 못하도록 회유·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노아무개 준위는 2022년 12월 징역 2년이 확정됐다.

전 전 실장에 대해서는 지난해 6월 1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했고,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특검팀은 올해 3월 항소심에서도 징역 2년을 구형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099 일·육아 병행 힘드네...워킹맘의 ‘한숨’ new 랭크뉴스 2024.08.31
46098 “누나 아침 먹었어요?”라며 접근한 그…리딩방 사기였다 new 랭크뉴스 2024.08.31
46097 ‘트와이스 딥페이크’도 퍼져… 소속사 “선처 없다” new 랭크뉴스 2024.08.31
46096 7년새 워킹맘 1.5배 늘었다…“아이 아플 때 퇴사 고민” new 랭크뉴스 2024.08.31
46095 태풍 ‘산산’ 일본 시코쿠 지나 오사카 방향 동진…“사망·실종 7명” new 랭크뉴스 2024.08.31
46094 포카리스웨트가 '입맛 떨어뜨리는 파란색'을 쓴 건 일본 기업이 "뭘 몰라서"였다 new 랭크뉴스 2024.08.31
46093 문재인·김경수·조국 12월 회동?... 전병헌 "文, 자리 마련하시겠다 해" new 랭크뉴스 2024.08.31
46092 한총리, 김포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에 방역 긴급 지시 new 랭크뉴스 2024.08.31
46091 검찰 출석한 조국 “윤석열·김건희 비리 덮으려 전 대통령 가족 수사” new 랭크뉴스 2024.08.31
46090 '文사위 채용 특혜' 의혹 조국 검찰 출석‥"표적수사" new 랭크뉴스 2024.08.31
46089 펄펄 나는 해리스… 바이든 고전 선벨트서도 트럼프 추월 new 랭크뉴스 2024.08.31
46088 조국 "윤석열·김건희 비리 덮으려 문 전 대통령 가족 수사" new 랭크뉴스 2024.08.31
46087 [M피소드] 최고 성적 거두고도 '임금체불'로 회장 사퇴한 사격연맹 new 랭크뉴스 2024.08.31
46086 "김구가 좌파?…진보세력의 국경일 참배, 김구에겐 불명예" new 랭크뉴스 2024.08.31
46085 尹 패럴림픽 선수단 격려... “어려움 극복하고 최고 성취, 힘껏 응원” new 랭크뉴스 2024.08.31
46084 폭염 속 에어컨 설치 중 사망 20대‥경찰 수사 착수 new 랭크뉴스 2024.08.31
46083 AI 모델 학습 데이터에서 아동 성 착취 이미지 2천장 삭제 new 랭크뉴스 2024.08.31
46082 [서초동 야단법석] 이원석의 깊어지는 고심… 다가오는 수심위와 퇴임 new 랭크뉴스 2024.08.31
46081 '물음표' 새겨진 커피 들고 검찰 출석한 조국…"메시지 전달" new 랭크뉴스 2024.08.31
46080 주유소 기름값 5주째 하락…다음주도 내림세 지속 예상 new 랭크뉴스 2024.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