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뉴스투데이]
◀ 앵커 ▶

쿠팡에서 일하다 과로사로 공식 인정된 고 장덕준 씨.

쿠팡 대구센터 CCTV 영상엔 그가 물류센터를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물품을 나르는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유족들은 더 이상의 죽음을 막아달라며, CCTV 영상을 전 국민이 볼 수 있게 해달라고, MBC에 부탁했습니다.

차주혁 노동전문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핸드자키'라 부르는 손수레에 물건을 가득 실으면, 20~30kg을 운반하는 정도 힘이 듭니다.

장덕준 씨는 이렇게 하루 40회, 물품을 직접 손으로 옮기는 일은 100회까지 반복했습니다.

숨지기 전 12주 동안 매주 58시간 넘게 일했고, 마지막 일주일은 62시간 10분을 일했습니다.

야간 고정근무에,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였지만, 식사시간도, 휴게시간도 제대로 쉬지 못했습니다.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이런 조사 결과를 판정서에 공식 기록했습니다.

[박미숙/고 장덕준 어머니]
"(쿠팡 측은) '업무상질병판정서에 대해서 인정을 하지 못하겠다. 이것의 진위를 지금 다시 가리자'고 지금 다툼을 하고 있거든요."

산재 결정을 존중한다며 사과까지 했던 쿠팡.

유족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자 돌변했습니다.

'업무량과 업무 강도를 장 씨 본인이 직접 결정했다', '야간 고정근무도 본인이 선택했다' 결국 과로사에 아무 책임이 없다는 겁니다.

[박미숙/고 장덕준 어머니]
"'야간노동을 네가 좋아서 선택한 거 아니냐'. 그걸 어떻게 내가 선택했다라고 말을 할 수 있습니까. 처음에 얘도 주간을 지원했어요. 그런데 떨어졌어요."

쿠팡에서 일한 지 1년 만에 덕준 씨 체중은 15kg 줄었습니다.

이를 두고 쿠팡 측은 본인이 무리한 다이어트를 했고, 이 때문에 급성 심근경색이 온 거라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여섯 번째 공판에선 "4시간 골프를 쳐도 1만 5천 보는 걷는다"면서 과로는 없었다고 변론했습니다.

쿠팡의 이런 모습을 특별한 방청객이 지켜봤습니다.

로켓배송 일을 하다, 지난 5월 숨진 고 정슬기 씨의 아버지입니다.

[정금석/고 정슬기 아버지]
"사람이 죽어서 생긴 일인데, 가장 저희는 사실 그게 가슴 아프고, 억울하고, 원통하고 그런 거잖아요. 그런데 그런 건 놔두고 말장난하고 있으니 얼마나 답답한 일입니까."

1년 넘게 이어진 밤샘 근무, 뛰어야만 가능한 업무 강도, 급격한 체중 감소, 사망에 이른 병명까지 두 사람의 죽음엔 공통점이 많습니다.

[박미숙/고 장덕준 어머니]
"그때 멈췄어야 되는데. 그때 좀 더 제대로 좀 더 대처를 했더라면 이 애들 아빠, 아니면 아드님이 그냥 지금 현재 그냥 계셨을텐데, 그 마음이 사실은 제일 죄송하고 그래요."

200시간 넘는 CCTV 영상을, 어머니는 지난 7개월간 수십 번 보고 또 봤습니다.

아들이 정말 골프 치듯 일을 했는지, 걸음 수까지 하나하나 직접 셌습니다.

[박미숙/고 장덕준 어머니]
"저희가 지금 겪어왔던 이런 일들, 말도 안 되는 이런 일들을 사람들이, 국민들이 좀 더 알았으면 좋겠어요."

MBC 보도에 쿠팡 측은 "원거리 장면 등을 짜집기(짜깁기) 하여 내용을 사실과 다르게 왜곡한 영상을 이용한 허위보도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혀왔습니다.

MBC 뉴스 차주혁입니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mbc제보

MBC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144 오아시스도 못 피한 ‘되팔이’…컴백 공연 ‘1천만원 암표’ 등장 new 랭크뉴스 2024.08.31
46143 "의사 아닌 '힘든과정' 이기자는 의미"…교육부 "골든타임 강조" new 랭크뉴스 2024.08.31
46142 이번엔 서울 강남서 ‘땅꺼짐’ 신고···경찰 교통 통제 중 new 랭크뉴스 2024.08.31
46141 내일 여·야 대표회담‥'의료 대란'은 빠져 new 랭크뉴스 2024.08.31
46140 국민의힘 “의료 개혁 때문에 국민 생명 위협” new 랭크뉴스 2024.08.31
46139 신입사원, 일용직…폭염은 왜 약자들에게 더 가혹할까 new 랭크뉴스 2024.08.31
46138 '푸른밤' 아닌 '더운밤'...제주도 열대야, 100년 중 최다 new 랭크뉴스 2024.08.31
46137 AI 학습 데이터에서 ‘아동 성착취물’ 2000장 넘게 나왔다 new 랭크뉴스 2024.08.31
46136 개와 원숭이…위스키 이름에 등장한 사연 [ESC] new 랭크뉴스 2024.08.31
46135 조국 “문재인 향한 수사 100분의 1만이라도 윤석열·김건희에 했으면” new 랭크뉴스 2024.08.31
46134 서울 강남구 한 사거리서 땅꺼짐 신고…2개 차로 교통 통제 new 랭크뉴스 2024.08.31
46133 조국 “3년째 문 전 대통령 수사…한심스럽다” new 랭크뉴스 2024.08.31
46132 Z세대와 일하는 임원들에게 필요한 역량[IGM의 경영전략] new 랭크뉴스 2024.08.31
46131 '유튜버'부터 '쿠팡맨'까지..."요즘 투잡은 기본이죠" new 랭크뉴스 2024.08.31
46130 950→880→864→792원···밀리면 죽는다, 대형마트 꽃게 '최저가 전쟁' new 랭크뉴스 2024.08.31
46129 "17세 아들이 사랑니 뽑다 죽었다"…日 치과 어이없는 실수 new 랭크뉴스 2024.08.31
46128 사거리서 택시 두 대 '쾅쾅'…사고 내고 도주한 20대 외국인 검거 new 랭크뉴스 2024.08.31
46127 블루보틀 맥 못추는데, 탑티어 또 온다…카페 공화국 된 서울 [비크닉] new 랭크뉴스 2024.08.31
46126 커피 들고 검찰 정문 들어선 조국, 뒷문 찾은 정동영 왜? new 랭크뉴스 2024.08.31
46125 죽어서야 헤어졌다① ‘안전 이별’을 못한 사람들 [창+] new 랭크뉴스 2024.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