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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경기 시흥시의 한 슈퍼마켓 점주가 살해당한 사건의 유력 용의자 A씨가 17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16년 전 경기 시흥의 한 슈퍼마켓에서 점주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40대가 범행동기에 대해 자고 있던 피해자 몰래 현금을 훔치려다 들켜 살인까지 저질렀다는 취지로 자백했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18일 오전 이 사건 브리핑을 열고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한 A씨로부터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A씨는 2008년 12월 9일 오전 4시께 시흥시 정왕동의 한 슈퍼마켓에 침입해 점주 B(당시 40대) 씨를 흉기로 살해한 뒤 금품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범행 이틀 전인 같은 달 7일 새벽 당시 임시로 거주하던 집 근처 슈퍼마켓에 들렀다가 깊이 잠이 든 B씨가 불러도 잘 일어나지 못하자 금고에 있던 현금을 보고 절도 범행을 결심했다고 한다.

A씨는 사건 당일 흉기를 가방에 넣고, 마스크를 착용한 뒤 B씨가 잠들었을 만한 시간대인 오전 4시쯤 슈퍼마켓에 침입해 현금을 훔치려 했다. 이때 잠에서 깬 B씨가 저항하자 A씨는 가지고 있던 흉기로 B씨를 여러 차례 찔러 살해했다.

경찰은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는지 등 사건 경위 전반에 대해 CCTV 분석 등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범행 후 주거지로 돌아가 혈흔이 묻은 옷을 갈아입고, 자신의 차로 대전과 진주를 거쳐 마산 본가로 가 은둔했다고 진술했다. 또 범행도구인 흉기는 대전의 고속도로에 유기했으며, 옷가지는 진주에서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했다.

이 사건은 장기 미제 상태로 있다가 2017년 제작한 수배 전단을 본 제보자가 지난 2월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나게 됐다.

경찰은 제보가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에 착수해 5개월여 만에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의 CCTV와 A씨의 연도별 사진을 확보, 영상분석 전문업체에 의뢰해 두 사람이 동일인일 가능성이 92% 이상이라는 결과를 회신받았다.

이어 A씨의 금융거래 내용과 통화 내용을 분석해 그의 주 생활 근거지가 경남지역이지만, 과거 사건 발생지인 시흥시와 주변 도시에서도 생활했었다는 사실까지 확인했다.

경찰은 이를 바탕으로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난 14일 오후 7시 53분 경남지역의 집에서 나오던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지난 3차례의 조사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등 혐의를 부인했으나, 검거 사흘 만인 지난 17일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눈물을 흘리며 범행을 인정하고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사죄한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제보를 토대로 당시 수사 기록과 현장 CCTV 영상 분석, 참고인으로부터 중요한 진술을 확보하는 등 심도 있는 수사를 진행해 16년이 지난 미제사건의 범인을 검거했다”며 “유명을 달리한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조금이나 위로가 됐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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