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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시 종가, 거래량 적어 대표성 떨어져
종가 변동성 크면 시장 참여자 손해 볼 수도
24시간 개장시 종가 의미 퇴색돼 사라질듯

오후 3시 30분 종가 1384.90원, 새벽 2시 종가 1385.00원


지난 16일 서울외국환중개 홈페이지에 올라온 원·달러 환율 종가(終價)다. 외국환중개는 애초 오후 3시30분 종가만 표기하다가 최근 새벽 2시 종가를 추가했다. 1일 외환시장 운영시간이 오후 3시30분에서 다음날 새벽 2시로 연장된 후 달라진 것이다.

종가란 시장 마감 시간의 가격을 뜻한다. 사전적 의미대로라면 외환시장 운영시간이 새벽 2시로 연장된 만큼 새벽 2시 환율을 종가로 보는 게 적절할 것이다. 그런데 외국환중개에서는 종가를 왜 오후 3시30분과 새벽 2시로 나눠서 표기한 것일까. 해답은 ‘종가의 대표성’에서 찾을 수 있다.

18일 외환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서울 외환시장의 종가는 기업이 보유한 포트폴리오의 자산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며, 수출입 대금 결제 및 금융거래에도 적용된다. 종가가 환율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거나 변동성이 심하면 종가를 사용하는 기업의 가치가 다르게 평가되거나 기업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

그래픽=손민균

예를 들어 한 기업이 금융기관에 종가를 기준으로 달러를 팔아달라는 주문을 넣었다고 치자. 이 시간대에 거래량이 활발하면 장중 환율과 큰 격차 없이 달러를 팔아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거래량이 활발하지 않다면 매도세가 조금만 거세져도 달러의 가격이 급락하고, 기업은 손해를 보게 된다.

그런데 오후 3시30분 이후에는 거래량이 적어 대표성을 보장하기가 쉽지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환시장 운영시장 연장 첫날인 지난 1일 오후 3시30분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시간당 평균 거래량은 2억3000만달러였다. 1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시간당 평균 거래량 15억6000만달러의 15%가 채 안 된다.

복수의 외환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외환시장 운영규범을 결정하는 외환시장운영협의회는 이런 점을 고려해 종가를 ‘서울 오후 3시30분 기준’과 ‘서울 새벽 2시 기준’ 2개로 정했다. 아직 새벽 2시 종가가 시장의 대표성을 갖지 못하다고 본 것이다. 이 과정에 관련된 설문조사만 수 차례 진행할 정도로 긴 논의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시장 운영시간을 연장한 다른 나라에서도 기존에 사용하던 종가를 그대로 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일례로 중국은 작년 1월 3일부터 외환시장 운영시간을 오후 16시30분에서 익일 오전 3시까지로 연장했는데, 여전히 16시30분 기준가를 일일 마감환율로 이용하고 있다.

24시간 거래되는 통화는 환율을 공표하는 기관별로 다른 종가를 사용한다. 예컨대 블룸버그는 뉴욕 오후 5시 기준 환율을 종가(last price)로 사용한다. 로이터는 런던 오후 4시 환율을 종가(closing rate)로 쓴다.

한은 관계자는 “기존 종가를 새벽 2시 환율로 대체하려면 2시 거래량이 충분해서 대표성이 있어야 하지만 그렇게 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면서 “아마 그 전에 24시간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시장이 계속 열려있으면 시장 참여자들이 실시간 환율을 기준으로 거래를 할 것이므로, 종가의 의미가 퇴색될 것이라는 뜻이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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